2024. 05. 09.

대북(對北) 비밀송금-진실은 모든 것의 기초이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3.02.19. 09:18:31 글쓴이IP: 61.248.225.100

나라가 이렇게 기강이 서질 않고 반짝 졸속 성장에만 솔깃할 뿐 탄탄하고 견고한 밝은 미래를 기약할 수 없도록 뒤틀려 있는 것은 지도자들이 제대로 본을 보이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사회전체의 일반적 시각이다. 특별히 정치권의 부패와 부정, 검은돈의 컨넥션은 더 화제로 삼고 싶지 않을 정도로 일상적이어서 국가발전의 암초가 된다는 지적에 별 이의가 없다. 그런데 다시 ‘통치행위’ 운운하며 2200억이 넘는 돈의 실체를 묻어두자니 이는 부당한 말이다. 특별히 대통령 당선자의 비서실장 내정자라는 사람이 나서서 비밀송금의 실체를 규명하느라 떠들면 전쟁이라도 날 것처럼 국민을 불안케 하고 위협하는 것에는 아연실색할 따름이다. 이에 국민 대부분의 정서는 짜고서 치고 빠지려 한다는 인상을 갖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이미 국민적 관심이 쏠려있는 사안이다. 국민들은 진실을 알고 싶어 한다. 왜 어떤 경로를 통하여 돈이 조성되어지고 또 어떻게 그 돈이 전달되었으며 전달된 돈은 과연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하여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 많은 국민들은 솔직히 김대통령의 방북 직전에 북에 돈이 전달된 것에 대하여 결국 김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에 결정적 계기가 된 남북정상회담은 돈으로 산 것이며 그것은 민족의 통일이라는 거창한 구호와는 별도로 개인욕망의 수단이었지 않은가하는 의구심을 가진다. 이 모든 것의 실체를 다 밝히기는 어려울지 모르나 최소한 절차와 과정에 대한 실정법상의 법적용은 있어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다. 곧 법을 초월한 초법적 임금이나 왕이 다스리는 나라가 아니다. 따라서 대통령의 통치행위가 법을 초월하거나 법을 어겨도 좋다는 것은 아닐 것이다. 만일 그것이 대통령의 통치행위일지라도 통치행위로 판단되고 인정되어지는 과정 역시 대통령 자신의 한 마디에 좌지우지되는 것은 더욱 아닐 것이다.
진실이 기초하지 않은 사회에 무슨 미래가 있으며 어떤 종류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진정한 남북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도 비밀송금의 일체가 규명되어야 하고 투명한 국가의 기초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
국민적 의혹을 덮어놓고서는 일차적으로 새로운 정부에 부담이 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도대체 이 나라는 뒷거래가 너무 많고 불법, 탈법, 위법, 편법 범법이 너무도 백주에 뻔뻔하게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절망하고 좌절하여 삶의 의욕을 잃고 떠나고 싶어 한다. 이점, 노태통령 당선자도 예외일 수 없다. 불과 열흘 전만해도 ‘정치적 고려 없이 원칙적 수사’하더니만 최근 이 중요한 사안에 대하여 더 이상 언급이 없고 소위 아랫것들이 뒤치다꺼리나 하는 모양새가 엿보인다.
이렇게 해서는 나라가 안 된다. 누굴 죽이고 살리고 누가 손해를 보고 덕을 누리고의 문제가 아니다. 진실과 투명은 근본이다. 어둡고 부패한 나라라는 국가 이미지에 점수를 더할 것이 아니라 이제라도 전 국민이 박수를 치고 살맛을 느끼도록 가려진 것들은 밝혀내고 법을 어겼으면 처벌이 되어야 한다. 검찰은 당장 사안의 진실이 무엇인지를 샅샅이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 지금이야 말로 ‘검찰만 살아도 나라가 산다’는 국민적 기대를 버리지 말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