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5. 09.

21세기 베뢰아운동의 모색⑦베뢰아운동의 차별성③ 통전적 성경이해 [주일신문시론]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6.06.08. 00:24:24 글쓴이IP: 61.248.67.41

과연 시무언 김기동목사 이전에 이렇게 성경 전체의 주제를 종래의 기독론에 입각한 구원론신학의 범주를 뛰어넘어 신학의 폭과 높이와 깊이를 확장시킨 시도가 있었던가? 교회사를 전공하지 않은 짧은 지식이어서 약간 근심스럽기는 하지만 최소한 알려진 교회사와 교리사에서는 읽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필자는 베뢰아운동과 시무언 김기동목사에 대한 핍박의 근본은 이에 대하여 알려 하지 않음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교계의 풍토에 대하여도 별로 이의가 없다. 같은 입장의 나라도 이단으로 알려진 운동에 대하여 알려고 애써 방문하거나 당사자들이 저술한 책을 사보고 강의와 설교 테이프를 들어서 그 이해를 바르게 하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너무 어처구니 없고 유치한 이야기들이어서 언급하는 것조차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우리의 논의가 이렇게 유치해져 버렸다! -내가 어린 시절 그리고 신학교를 다닐 때 부산초량동에 침례병원이 있었다. 지금은 장소를 옮겼지만 명색이 신학생이라는 나도 그 침례병원을 지나칠 때마다 크다란 십자가가 외벽에 걸려있던 그 병원을 세미(semi) 이단병원쯤으로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병원을 지나치면 재수 없으니까 관심을 피해가고 싶은 그런 비슷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니 신학생으로 또 목사로 사보고 싶은 책도 많고, 해야 하는 일도 많은데 굳이 이단, 사이비 비슷하게 소문나 있는 집단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값진 시간과 돈을 허비할 리가 없다. 시간이 많이 지나 침례교회의 역사와 관련된 책을 몇 권 읽고서 얼마나 부끄러웠던지 누군가에게라도 내가 잘못했다는 말을 하고 싶었을 정도였다. 그래서 이왕 장로교회에서 자라 장로교 신학을 하고 장로교회의 목사안수를 받아 그 쪽의 분위기를 아는 나로서는 사실 그들의 우리를 향한 비난, 오해, 핍박을 그리 속상해 하지 않는다. 이렇게 사정을 알고 보면 별로 전문적이지 않은 신학지식의 잣대로 자기 교파신학의 신조에 맞지 않는다 하여 모조리 이단, 사이비로 정죄해 버린 얼치기 이단전문가 선구자(?)들의 죄가 얼마나 큰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의 전문성 없는 칼놀림으로 성경대로 살려하는 경건한 하나님의 사람들이 억울한 일을 많이 당했다. 곁들여 선량한 많은 목사님들도 그들의 비전문적인 글을 분별하지 못한 채 인용함으로 덩달아 공범자가 되었다.
베뢰아운동, 혹 시무언 김기동목사의 신앙과 신학의 특징이랄 수 있는 것은 묘한 구조가 있다. 베뢰아운동은 소문대로 지극히 성경적이고 신앙적이고 전통적 교회에 대하여 열심이다.
그러면서도 뭔가 귀 기울여 들어보면 기성품 같지 않은, 여태 듣고 배우고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분명히 있다. 심지어 이점 베뢰아운동 내부에서 조차도 제대로 감지하지 못하는 분들도 적잖아 보인다. 말하자면 동일성과 차별성이다. 무엇은 같고 무엇은 다른지에 대한 이해가 명쾌하지 않다. 그러니까 다행히 베뢰아를 접하게 되어 은혜를 받으면서도 이단핍박에 침묵내지는 동조하고 베뢰아사람으로 살다가도 이탈이 가능했던 게다. 그럼 왜 이 같이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가. 그것은 시무언의 ‘하나님의 의도신학’이 성경전체를 꿰차고 있기 때문이다. 그 속에 별다른 거부감 없이 구원론 중심의 기독교신학이 있다. 그래서 얼른 얼른 쉽게 보면 베뢰아운동은 좀 더 열심히 잘 믿으려는 신앙운동 같거나 방언과 성령의 은사를 강조하는 성령운동 같이도 보인다. 그러나 조금 더 깊이 이해하면 새로운 신학체계를 가진 신학의 문제라는 것을 어렴풋이 발견할 수 있다. 필자는 이렇게 기존의 구원론 신학을 포괄하는 하나님의 의도신학의 특징을 ‘통전적 성경이해’라는 이름으로 표현한다. 여기 ‘하나님의 의도신학’이 통전적(通全的)이다는 통전적 이란 단어가 사전에 있는지 없는지 오늘이야 처음 찾아보았다. 내가 찾아본 사전이 무지 큰 국어사전임에도 ‘통전적’이라는 단어가 보이지 않았다. 그렇다면 뭣 모르고 필자가 새로 만든 셈이다. 애초 필자는 그것을 성경전체를 꿰뚫는다는 의미로 썼다. 그렇다. 베뢰아신학이 강하고 설득력이 있는 것 중 하나는 그것의 통전성이다. 베뢰아가 완전하다. 영원불멸의 신학이다 는 것은 아니다. 누구도 그렇게 주장한 적이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의도신학’은 구원론신학을 결코 부인하지 않으면서 그것을 포함하여 끌어안고 성경전체를 더 깊이 이해한다.
이러한 베뢰아의 통전성은 시무언의 저서들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그는 소위 기존신학의 거의 전영역에 걸쳐 기록적인 양의 책을 써내었다. 이론신학, 실천신학, 성서신학 할 것 없이 심지어 교회개척론과 사모님들에 대한 당부까지....... 이는 그가 대단히 큰 재능의 사람이기도 하지만 그 보다도 성경을 한눈으로 보고,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점 필자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베뢰아사람들이 목회현장에서 뼈속 깊이 실감하고 경험하는 바다. 베뢰아사람들은 목사님들은 물론 웬만한 평신도지도자들 마저도 성경을 꿰뚫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성경을 알고 설교를 하고, 성경을 알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이야기를 하든 사통팔방으로 열려 있어 길을 잃지 않고 제자리로 찾아온다. 성경의 통전적 세계에 대한 이해로 길을 잃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현실세계의 무엇이든 적절한 비유를 찾아 적용을 하니 설교도 흥미롭고 무리가 없다. 통전적이지 않으면 마치 학교시험을 준비하면서 내용도 모르고 억지로 외우다보니 정작 고사장에서는 기억이 엉겨 앞뒤가 잘 연결되지 않아 고전하는 것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