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박수 받는 원로들 <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2.13. 21:41:05 글쓴이IP: 58.239.117.169

이 세상 사람들은 그리스도인들 안에 있는 믿음의 비밀을 볼 수 없다. 기독교 신앙의 본질은 기실인즉 윤리나 도덕같이 밖으로 드러난 것과는 크게 상관없다. 그보다도 월등히 중요한 일이 있다. 이는 곧 하나님께서 구원의 주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자들은 누구든지 멸망치 않고 구원을 얻고 더하여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신다는 것이다. 이를 인간의 선행이나 수고로 하지 아니하고 전적으로 하나님의 일방적 사랑으로 주어졌다 하여 하나님의 은혜라고도 하고 하나님의 선물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의 눈에는 그리스도인들 안에 있는 이 대단한 믿음이 보이지 않고 그들은 이 같은 그리스도인들의 추상적이고 일방적인 확신에 대하여 대단히 냉소적이다. 그들은 그리스도인들의 겉모양만 본다.
예수께서도 이를 간파하셔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하시고 ‘너희는 세상의 빛이라’고도 하셨다. “빛과 소금!” 웬만한 세상사람들도 아는 유명한 성경표현이다. 계속하여 주님은 주를 따르는 자들이 이 세상의 소금과 같고 빛과 같이 희생하고, 밝히며 살아가므로 세상 사람들이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하셨다.
최근 여러 채널을 통해 한국교회가 자신을 돌아보는 모습들이 부쩍 눈에 띈다. 비판적으로 보면야 자랑스럽도록 자발적이고 능동적인 것도 아니다. 초고속으로 성장 질주하던 교회가 주춤하기를 몇 년, 급기야 성장이 정지되고 마이너스 성장의 경고등이 켜지더니 타종교에 비하여 호감도가 떨어진다는 진단과 연구 보고서들이 연이어 나왔다. 정신이 제대로 된 사람이라면 뒤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지경에 몰리게 된 것이다. 그러나 쉽게 반응하기에는 이미 덩치가 너무 켜져 버린 탓이었을까 한국교회는 좀체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던 교회가 근자들어 분명 변화의 조짐들을 보이기 시작한다. 가까이는 분당 샘물교회의 아프가니스탄 봉사자들의 피랍사건이 전 국민적 화제요 관심이 되면서 교회가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사회에 대하여 눈을 뜨게 된 측면이 없지 않다. 교회가 교회에 대하여 배타적이기만한 세상에 대하여 오만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가 도리어 세상에 큰 빚을 지게 되었던 것이다. 교회가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천만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였다면 영 세상으로부터 소외되고 복음전파의 문이 크게 훼손될 뻔 하였는데 이도 하나님의 은혜인가 싶다.
이런 교회의 자기반성은 때 마침 서해안 태안반도에서 발생한 기름유출 사고를 기해 더 체계화되고 조직화되고 자리를 잡아가는 듯하다. 세계 최대의 교회 지도자인 연로한 목사님과 보조를 같이하는 한국교회 초대형 교회 지도자들이 방제복을 입고 기름띠 제거에 나선 모습은 내면의 사정을 차치하고라도 참 좋은 모양이었다. 또 최근에는 교계의 원로 되는 이가 당회장 직을 조기 사임하고 후임자에게 교회의 치리, 행정권을 넘겼다는 상큼한 보도가 나왔다. 교회의 진정성을 모르고 교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세상이 교회의 영광과 권세에 훼손을 가하려는 시도는 끊이지 않을 것이나 그렇다고 교회가 스스로의 진정성만을 고집할 것은 아니다. 이는 서로에 대한 불신과 배척만을 더할 뿐이다. 도리어 세상이 공감할 수 있는 도덕률과 양식을 앞서가는 교회의 모습이 필요하다. 이런 자세야말로 세상의 배척과 질타를 무력화하고 복음의 길을 크게 넓혀 줄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계속 한국교회 큰 지도자들의 다양하고도 좋은 모습들이 더 나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