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5.

「베뢰아 찬양」II <시론>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7.12.10. 00:00:17 글쓴이IP: 58.239.117.169

필자는 「베뢰아 찬양」이라는 말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베뢰아운동이 2,000년 동안 제대로 규명되지 않은 중요한 기독교 진리에 대하여 새로운 이해의 지평을 열어놓았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베뢰아 찬양」이 가능하고 더 나아가 「베뢰아 찬양」을 모색해 볼 필요가 충분하다. 베뢰아운동, 그리고 그것의 기초가 되는 「하나님의의도 신학」의 특징을 여러 가지로 정의 할 수 있는바 그것이 어떤 식이든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신본주의이다. 신본주의야말로 구원론 중심의 기독교 보편교리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기독교 신앙과 신학의 체계를 새롭게 세워가는 근간이다. 같은 맥락에서 오늘의 찬양이 과연 신본주의적인가를 물어 볼 수 있다. 그리고 신본주의적이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보여야 하고 어떻게 개진되어야 할지도 논의되어야 한다.
쉽게 눈에 띄는 것이 있다. 먼저는 부정적인 것이다. 굳이 신본주의가 아니어도 예배는 오직 하나님만 영광을 받으시는 시간이다. 그것이 예배다. 그래서 전통주의 교회는 예배 중 경솔히 박수를 치지 않는다. 적어도 전통주의를 자처하는 한 한국을 제외하고는 거의 치지 않는다. 그런데 언제부터 인지 한국교회 예배시간에 박수가 남발하고 있다. 애당초는 ‘하나님께 영광을!’ 했을 것 같다. 그러나 어느새 그 기준이 흐려져 웬만하면 박수를 쳐댄다. 예배신학의 빈곤일 뿐 아니라 크게 잘못하는 것이다. 아주 방자한 모습이다. 예배의 근본을 이탈한 행위이다. 세상의 풍조와 하나님께 드려지는 예배가 혼합된 전형적인 경우이다. 특별히 예배 중의 찬양이 끝난 뒤의 박수는 어떤 변명에도 적절하지 않다. 애써 사회자가 ‘찬양을 준비하느라 수고한 성가대에’ ‘찬양자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감사의 표시로 박수를!’ 할 수 있겠으나 모두 궁색한 일이다. 하나님께서 찬양을 받으시고 사람이 그로 쓰임을 받았으면 참 다행한 일일 뿐이다. 이런 경우는 성가대든 특별찬양이든 회중이 ‘아멘!’하여 화답하면 참 좋을 듯하다. 찬양이 끝났다. 회중들 사이에 ‘아메엔!’ 하는 소리가 크게 울려 나오면 그 얼마나 멋있는가!
그에 못지않게 또 다른 시급한 현안은 역동적 찬양의 회복이다.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성품을 다하는 것은 찬양도 예외가 아니다. 그렇게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이 정석이다. 그런데 어느새 한국교회를 포함 세계 많은 교회들에서 찬양이 가리키는 화살의 방향이 꺽여졌다. 하나님을 향해야 할 것이 찬양하는 사람 자기에게 아님 듣는 청중들에게로 굴절되어 버렸다. 마치 인도자 모세가 계명을 받기 위해 출타한 사이 기다리다 지친 아론과 백성들이 금송아지를 만들고는 ‘자기들의 신’이라 음란히 춤추고 노래하던 것과 진배없다. 시무언은 여기 ‘음란’을 정의하기를 ‘자기를 즐겁게 하는 행위’라 했다. 놀라운 해석이자 베뢰아적 신본주의 정신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곡이 있고 하나님을 높이는 노랫말이 있다고 다 찬양이겠는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부터 일기 시작한 찬양의 대중화, 세속화 바람은 대중가요를 방불케 하는 리듬과 박자와 비트에 이어 워십댄스(예배 춤)로 까지 이어진다. 이전 세대가 어떠하였는지를 기억하지 못하는 세대들은 얼마나 이탈 하였는지를 눈치 채지 못한다. 경계에 경계를 더하지 않을 수 없도록 찬양이 위기에 몰려있는 정황들은 어디서든 찾을 수 있다. 여기서 베뢰아 찬양의 의미와 근거가 다시 확인된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오늘의 찬양문화를 난타함으로 쉽게 끝나지 않는다. 찬양이 음란할 수 있다는 개연성은 베뢰아사람들에게 찬양의 정신과 자세를 정립하게 하는 자극과 계기도 되지만 그와 동시에 적절한 대안이 없는 현실은 찬양의 위축, 질식 같은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음악은 인간의 인격적 특성 중 감성에 속하는 부분이다. 지적이고 의지적인 면이 전무하다는 말이 아니라 상당부분 에토스적이기보다 파도스 적이다. 이성적이고 명상적인 것만이 신적인 것이 아니라 감성적인 것도 여전히 신적일 수 있다. 곧 찬양이 감성으로 치우쳐 음란할 수 있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비파와 수금과 소고와 장구 치며 하나님을 찬양했듯이 현대문명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악기들과 그로부터 발산되는 감성적 요소 일체를 ‘음란’으로 몰아붙이면 교회찬양은 있을 곳이 없게 된다는 말이다. 찬양 현장의 어느 누구도 이 무거운 짐을 감당하기 어려운 것도 심각한 문제이다. 지난 회 전술한 바와 같이 음악의 역사성을 고려하면서도 찬양 원래의 모습을 잃지 않을 수 있는 찬양신학의 확립이 시급하다.
베뢰아교회가 살기 위해서는 찬양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말이 전부는 아니어도 상당부분 일 리가 있다. 오늘의 찬양이 로마교회의 무거운 미사의식 같고 찬양이 노인네들의 흘러간 노래 같아서는 시대사람들의 심성을 파고들기 난망한 일이다. ‘충만하면서도 음란하지 않는 찬양’ 이것이 문제이다. 쉬쉬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라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많이 해야 할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