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새해, 사랑받는 교회여야 <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1.03. 00:01:47 글쓴이IP: 58.239.117.169

17대 대통령 선거 이후 사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다. 1년이 넘도록 계속된 대선(大選) 소용돌이가 일반인은 물론 전문가들의 예상마저 깨고 이명박씨의 일방적 승리로 끝나면서 우리사회가 예전에 없이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는 느낌이다. 5년 임기 내내 어지간히 국민의 속을 끓게 하던 대통령과 그 무리들에 대한 기대, 분노, 실망 이런 것들을 다 접고 일찌감치 새 대통령당선자를 중심으로 세력이며 분위기가 재편되어가고 있다고나 할까.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년 동안 계속 하여 한 번도 지지율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후보에 대하여 얼마나 많은 구설수가 나뒹굴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승을 거두었으니 역설적으로 새로운 국정최고 지도자에게서 희망을 찾으려는 분위기는 그만큼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
그런데 이 묘한 세정(世情)의 와중에서 새삼 교회가 세인들의 화제에 오르내린다. 먼저는 아주 조심스러운 눈치이다. 썩 반가운 것 같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마땅히 미워할 구실도 찾기 어려운 그래서 어정쩡한 모습으로 조심스레 교회를 곁눈질한다. 사연은 단순하다. 대통령 당선자가 독실한 기독교회의 장로이고 더하여 막중한 책임이 주어진 정권 인수위원장도 그도 같은 교회의 권사다. 와! 대단하다는 것이 세간의 솔직한 반응일 것이다. 외에도 심심찮게 꽤 저명한 각계각층의 인사들이 기독교도이다 는 것이 새삼스레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본지가 내 거는 새해 첫 화두는 단연 ‘교회’이다. 새해가 밝았다. 무엇이든 마음을 가다듬고 의욕적으로 계획을 세워보는 시간이다.
교회도 마찬가지다. 제발 섣불리 서둘러 성장을 얘기하고 발전을 얘기하지 말자. 이론은 언제나 그럴듯하다. 교회가 외적으로 성장하면 최소한 성장하는 것만큼은 내적성숙도 동반되는 것이 아니냐, 그만큼 더 가능성이 있고 그만큼 훌륭한 삶도 많을 것이 아니냐는 것인 바 이는 말장난에 불과하다. 교회에서 대통령이 나왔다고 그리고 상당수 각료들과 국회의원들이 또 큰 부자가 기독교인이라고 교회가 정당화되고 교회가 교회다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 나라 대통령이 유명 기독교인이었던 것은 이전에도 몇 번 있었다. 그때 교회가 세상으로부터 칭송을 듣고 알차게 성장하고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은근히 욕을 더 얻어먹었다. 하나님은 사람을 외모로 보시지 않는다. 하물며 교회이겠는가. 이런 외적으로 드러난 것과는 무관하게 교회는 교회다움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회의 영적회복이 우선이다. 교회의 힘은 규모에서도 정치력에서도 세상을 즐겁게 하고 세상을 계몽시키는데도 있지 않다. 교회가 진정으로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교회가 가지고 있는 원래의 기능을 회복하는 것이다. 그것이 없다면 더 이상 교회가 아닌 그것이 정상화되어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고, 하늘에 소망을 두고, 할 수만 있으면 세속에 물들지 않은 진정한 영혼의 부요가 그것이다. 이야말로 세상을 향해 교회가 할 수 있는 가장 우선적이고 본질적인 봉사요 의무이다.
더욱 교회는 교회 본래의 모습, 영적회복이 되어야 한다는 말이 교회의 독선과 아집을 정당화 시키지 못 한다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심지어는 ‘오직 예수’조차도 교회의 세련되지 못함과 일탈을 합리화 시키지 못한다. 사도행전의 교회가 이를 잘 보여준다. 날 때부터 앉은뱅이 된 자를 예수 이름으로 일으키는 가 하며는 찬양 중 옥문이 저절로 열려 풀려나고, 기도하고 말씀을 듣는 중 성령이 임하는 능력사역 중에도 세상으로부터 칭송이 나왔고 교회에 대한 경외감이 식지 않았다.
그럼 과연 교회의 어떤 모습이 세상으로부터 칭찬을 듣게 하였을까. 그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오늘 우리의 모습을 반추해보면 된다. 주님께서 친히 답을 주셨다. 교회가 세상을 섬겨야 한다. 구원의 복음, 영생의 진리, 하나님의 크신 권능이 함께 하는 것만큼이나 겸손해야 한다. 더 따뜻해야 한다. 세상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때 세상은 진정으로 교회에 박수를 보내고 교회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게 될 것이다. 사도행전의 거듭된 성장은 이 모든 것의 자연스러운 결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