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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삼봉리 베뢰아아카데미하우스에서 총회교육국이 주관하는 2008년 직분자 세미나가 있었다. 동시에 다른 한 쪽에서는 목회자들을 대상으로 베뢰아아카데미 사범반 영상 세미나가 열렸다. 총회로서는 자주 이용하는 삼봉리 베뢰아아카데미하우스 이다. 그동안 적잖이 시간이 흘렀으나 관리 책임을 맡은 목사님이 신경을 많이 써서 아직도 시설 노후가 별로 눈에 띄지 않도록 잘 유지관리 되는 것이 꽤 인상적이고, 그 사이는 욕실이 딸려있는 방이 몇 없어 불편했던 것을 개선하여 각방에 욕실을 마련하는 등 시설에 진전이 있는 것도 눈에 띄었다.
그러나 하루를 지내고 보니 아주 현실적으로 불편한 것이 한 가지 발견(?)되었다. 느껴졌다고나 할까 아무튼 분명히 불편하지 않은 것만은 아닌 경우에 따라서는 꽤 불편할 수 있는 것이 지적되었다. 화장실에 그 어느 회사의 광고에서인가 룰룰루! 하는 것! 비데가 없었다. 비데는 이제 고속도로 휴게실 화장실에서도 만날 수 있도록 생활의 일부로 보편화되어있다!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 이야기도 아니다. 화장실이 집 바깥에 있었던 때가 있었다. 당연히 화장실은 될 수 있으면 멀리 바깥에 있는 것이어야 했다. 그러던 것이 아파트라는 다가구 주거시설이 보급되면서 그 내음새 나는 것이 집안에 들어왔다. 심지어 이제는 방마다 화장실, 세면장이 딸린 집들도 흔하다. 여기서 ‘전(前)에 우리 세대는 어쩌구저쩌구’ 하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 편리하고 쉬운 것은 그 사이 빠르게 몸에 배여 버렸다. 주부들과 일거수일투족을 같이 하는 화기(火器)도 마찬가지이다. 연탄난로, 석유곤로, LPG가스통 시대를 지나 도시가스가 보편화되었다. 비데도 그 같은 변화의 한 가지에 불과한 것이다. ‘무슨 비데 식이나’ 하지만 이미 비데 생활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은 어디라도 가려면 비데를 지고라도 가야할 판으로 비데가 없이는 곤란하다. 개수, 보존도 쉬운 일이 아니지만 변화는 더 빠르게 촉진되고 있는 것이다.
새해를 맞아 변화와 혁신 그리고 발전을 이야기하기 위해 죄송하게도 화장실 이야기를 꺼냈다.
세상이 무섭고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피드는 이 시대의 트렌드 마크가 되었다. 새로운 것을 확보하기가 무섭게 다시 새로운 것에 도전을 받고 이전 것은 옛 것이 되어 버린다. 도리 없는 세태의 한 모습이다. 여기서 신앙의 세계는 묘한 갈등이 드러난다. 신앙은 그다지 변화와 발전에 익숙한 세계가 아니다. 신앙은 시대의 변화와 상관없이 지켜야 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때로 시대의 변화를 거부한다. 완강히 이전 것을 고수하려 한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그것은 다시 변화에 직면한다. 변화와 발전은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요구와 같이 보인다.
2008년 베뢰아교회연합은 이렇게 지켜야 할 것과 변화하고 발전해야 할 것 사이에 머물러있다. 먼저 베뢰아교회연합은 세속의 급류 속에서 계속하여 ‘성경으로 돌아가자’고 외쳐야 한다. 500년 전 중세교회의 일탈로부터 개혁을 시도했던 개혁자들도 ‘성경으로 돌아가자’ ‘오직 성경만이다’고 우리만 못지않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그리고 그것은 꽤 성공을 거두는 듯 했다. 많은 곳에서 중세 암흑시대적 폐해들이 제거 되었다. 성전의 미사는 예배로 바뀌었고 어디에도 근거가 없는 이교적 예전이 폐지되었다. 형식과 예식보다 선포되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예배의 중심이 옮겨졌다. 무엇보다도 이신득의(以信得義)의 중요한 기독교 교리가 확립되었다.
그러나 그리고 500년, 한국교회 만도 아니다. 전 세계교회가 이들 교회의 본질에서부터 많이 이탈하였다. 그 중심에 ‘세속’이라는 함정이 있다. 성경 속에 담긴 하나님의 뜻, 하나님의 의도, 하나님의 계획보다도 사람의 기분을 맞추고 사람의 감성을 자극하는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졌다. 기독교회라는 간판 외에는 사람을 즐겁게 하는 일에 동원된 세속의 갖가지 수단들과 별로 달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베뢰아교회연합은 이 시대에 여전히 ‘환언운동(還言運動)’을 부르짖어야 한다.
그러나 환언운동이 우리에게 주어진 지선(至善)이라 하여 그것이 모든 것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아니다. 그것만 붙들고 있다고 사명이 끝난 것도 아니다. 베뢰아교회연합은 주어진 사명 때문에라도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전하는 말씀에 따르는 증거와 믿음의 표적을 위해 더 정직해야 하고 더 몸부림쳐야 한다. 교회마다 목숨을 걸고 외연을 넓히기 위해 성장해야 한다. 더하여 이 시대를 끌 수 있는 내면의 성숙이 절대적이다. 믿음을 달리하는 세상으로부터도 칭찬을 듣고 기꺼이 경외심이 일어나기까지 하나님의 자녀와 거룩한 집단의 성숙한 모습이 보여 져야 한다. 더 많이 겸손해야 하고, 더 많이 회생하고, 양보하고, 사랑해야 한다. 2008년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을 위해 지켜야 할 것을 지키면서 성장을 위해 더 변화하고 발전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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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新年辭)
예수 부활하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