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5.

신년사(新年辭) -날마다 새로운 시작이어야-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7.12.26. 13:07:30 글쓴이IP: 121.145.1.244

성경은 해 아래 새것이 없나니 하나도 없다 한다. 둘러 진치고 있는 것 가운데 새로운 것이 어디 있는가? 무엇이 새롭다, 무엇이 새롭다 하나 그 모두가 이전 시대에 있었던 것들이다.
날이 가고 달이 가는 것을 빙자하여 달력이 바뀌니 잠시 눈속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제 같은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고 했을 뿐이다.
그러면 왜 조물주는 시와 날과 해와 달과 년을 조성하셨을까? 왜 일을 이렇게 번거롭게 하셨을까? 아마도 별로 새로움이 없는 세상에서 새로움을 입히시려는 배려가 아닐까 싶다. 그렇다. 본질적으로는 이 세상에 ‘새롭다’ 할 만한 것이 없다는 말이 옳다. 그러나 날이 다르고 달이 다르고 해가 다름 같이 다른 것이 서로 달라 날마다 새로운 것이 또한 진실이기도 하다.
다시 묵은해가 지나고 새해가 눈앞에 다가섰다. 한 해 동안 사용하던 달력도 제 명을 다한 듯 초라하게 갈아주기를 기다리고 있다. 역설적으로 새로움이 없는 세상에서 천하 만물이 새로움을 가장하면서까지 새로워지려고 용틀임을 한다. 새로워야 한다. 새로워야 새롭게 살 수 있다. 새롭게 사는 것이 새로운 것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새로울 수 있을까?
먼저 마음이 새로워야 한다. 계획이 새롭고 자세가 새로워야 한다. 뒤돌아보아 거짓되고 부족하고 마음 같지 않았던 것들을 찾아 드러내고 청산해야 한다. 이를 회개라고도 하고 변화라고도 한다. 문제는 새로워지지 않으면 있는 그대로 라는 것이다. 현상유지를 원하는 사람은 애써 자신을 바꾸려 하지 않는다. 새로움을 시도하지 않는다. 이들은 도리어 거부하고 역행한다. 그러나 오늘보다 내일이 낫기를 바라는 사람은 결코 오늘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하여 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먼저 마음을 새롭게 한다.
둘째, 도전해야 한다. 기회는 요행스럽게 올 수 있으나 성취마저 요행히 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도전자의 것이다. 꿈이 있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뜻이 있다고 성취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 오르지 않는 산을 결코 정복될 수 없다. 그것은 끊임없이 도전하고 또 도전하는 자의 것이다. 그만이 산 아래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
끝으로 날마다 새로워야 한다. 바울은 나는 날마다 죽노라 했다. 미안하지만 날마다 죽기 위해서는 날마다 살아야 한다. 살고 죽고가 반복되는 것이다. 이것이 진정한 삶이다. 있는 그대로의 인생이다. 그것은 날마다 반복되는 삶과 죽음이다. 새로운 삶이요 새로운 죽음의 연속이다. 매일같이 죽음과 삶을 반복한다.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것이 하나도 없으나 새롭게 살아야 한다. 새롭게 사는 자만이 새로운 삶을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