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0.

그리스도인들 주권행사 어떻게? <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7.12.10. 23:59:24 글쓴이IP: 58.239.117.169

제17대 대통령선거가 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았다. 한 나라의 국정 최고책임자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지 아니했을 때가 있었겠는가마는 굶주림에서 벗어나려 했던 산업화 그리고 인간답게 살려고 했던 민주화 투쟁에 이어 등장한 386세대의 급격한 이념의 좌경화 이후 다시 돌아온 대통령선거를 두고 나라의 향방이 어떠해야 할까를 두고 국민들은 긴장하고 있다.
이는 기독교회 구성원들로서도 예외가 아니다. 주지하는바 기독교는 여타의 종교들과 함께 가장 강력한 동일집단이다. 일전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그중에서도 기독교회가 더 정치적 관심이 높고 영향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미국의 경우 대통령선거에 미치는 기독교의 영향력은 이스라엘의 입장을 대변하는 유대인공동체나 농업 혹 여타의 어떤 이익단체 보다도 더 강력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이는 공공연한 사실로 부시 대통령의 연임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집단이 보수적 기독교단체이며 이런 현상은 내년으로 다가온 차기 대통령선거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경우 미 중.남부의 장년으로 백인 보수 기독교인들이 중심이 된 소위 바이블 벨트(Bible Belt) 는 성경적 가치관에 입각하여 낙태, 동성애, 포르노, 도박 등의 사회적 현안에 대하여 뚜렷하게 보수적 입장을 주장하고 이를 지지하는 후보를 공개적이고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기독교도인 우리로는 꽤 호감이 가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미국의 경우이다. 미국은 성경에 손을 얹고 대통령취임을 하는 명실상부한 기독교 국가이다.
우리나라는 경우가 많이 다르다. 기독교회가 공감할 수 있는 정책과 입장을 지지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 대한민국은 세계가 표본으로 삼을 정도로 다종교간의 평화가 유지되는 국가이다. 다종교국으로 종교간의 분쟁이 이렇게 없을 수 없는 나라가 없을 정도이다. 그런 의미 대선이든 총선이든 후보자들의 종교적 문제는 일종의 아킬레스건이다. 누구도 깊이 건드릴 수 없다. 이 묘한 평화를 깨뜨리는 것은 너무도 무모한 짓이 된다.
유력한 대선후보 중 교회의 현역장로가 있다. 별일 없으면 그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참이다. 이는 짧은 한국교회의 역사에서 처음도 아니다. 이승만이 그랬고 김영삼도 그랬다. 심정적으로는 같은 신앙을 가진 사람에 믿음이 가고, 이왕지사 밀어서 손해 볼 것 없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신앙은 국민주권을 행사할 때 고려할 수 있는 여러 조건 중 사소한 하나에 불과하다. 한 나라의 대통령, 국정최고 책임자요 행정부의 수반을 뽑는 선거이다. 부도덕해도 좋다는 말이 아니다. 도덕성 검증에 시간을 다 허비하고 말아버린 대선정국이나 후보자의 도덕성이 유일무이한 잣대가 아니다. 그렇다면 기독교도로 자처 하던 미국의 전임 대통령 빌 크린턴은 영 아니다. 그럼 무엇인가? 나라를 부강하게 이끌수 있는 능력, 지도력, 어떤 방향으로 가겠다는 철학과 정책과 추진력이 그 자리에 앉을 사람에게 진정으로 필요하고도 시급한 자질이다. 정글의 법칙이 난무하는 세계 속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을 뿐 아니라 국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능력과 지도력, 국민을 통합할 수 없는 추진력과 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할 수만 있으면 국민의 마음을 읽고 아픈 것을 쓰다듬어 줄 수 있는 것도 필요하다. 소외된 곳에 대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소위 분배의 문제이다. 이점 선택의 여지가 없다. 우리사회가 성장과 함께 분배에 관심을 가져야 할 단계에 이르렀음이 중요한 이유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도덕적 자질이 있으면 더욱 나라가 편안하고 자긍심을 녹일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대통령 능력있고 따뜻하고 훌륭한 사람이다.” 하는 말이 그것이다.
여기에 더하여 그리스도인들은 과연 누가 하나님의 편에 설수 있는 사람일까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헤아려 보아야 한다. 같은 신앙의 사람이면 더 좋을 것이나 이는 아주 작은 참고사항으로 그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