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체인지 - 변화 <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1.08. 00:14:34 글쓴이IP: 58.239.117.169

미국도 2008년 대선(大選)이 기다리고 있다. 새해 대선의 해가 돌아오자 전통을 따라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열렸다. 작은 주이기는 하나 첫 경선지라는 점에서 그리고 이 첫 경선에서 3위 안에 들지 못하였던 이가 최종 대통령이 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경선의 결과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민주당에서는 줄곧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전(前) 미대통령 클린턴의 부인이자 뉴욕 주 상원의원인 힐러리 클린턴이 과연 1등을 할 것이냐 와 공화당에서는 여러 주자들 중 누가 앞으로 치고 나올 것이냐가 관심사였다.
지난 주 드러난 뜻밖의 결과가 미 정가를 강타했다. 미국 역사상 다섯 번째이자 현역으로는 유일의 흑인인 일리노이 주의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큰 표 차로 1위를 하고 공화당에서도 목사출신의 허커비 후보가 2, 3위와 큰 격차를 보이며 선두에 올랐다. 물론 처음의 판세가 언제까지 계속될 지 또 다른 주자들이 어떻게 추격전을 벌일지는 아무도 뭐라고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이 첫 번의 결과를 두고 미국의 정치 평론가들은 일치된 견해를 보인다. 미국의 유권자들은 변화를 갈망하고 식상한 정치환경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흑인 밀집지역이 아닌 90%이상의 백인 밀집지역에서 흑인 대통령후보와 흑인 영부인을 둘 수 있다는 강력한 의사가 표시되었다는 것이다. 특별히 젊은 세대들이 대거 선거에 참여하였다. 이어서 앞서의 당원 대회와는 달리 전개되는 뉴햄프셔 주의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에서도 적어도 민주당의 오바마에게는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을 예측하고 있다.
그 오바마의 연설단상 앞에 “체인지”(Change)라는 글이 적혀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변화’이다. 동사라면 ‘변화하자’이다.
한국도 그랬다. 국민들은 유치하고 포플리즘이 가득했던 좌파적 분위기를 벗어나 뭔가 국가와 지도자의 체통이 서고 희망이 있고 발전 가능해 보이는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그렇게 네거티브 공세에 시달렸고 언론의 집요한 보도에 세뇌된 국민들이 실제로 지지율 1위의 후보를 부도덕하고 깨끗하지 못한 비양심적 인물로 의심하면서도 그를 지지했다. 상대후보의 약점에 따른 반사이익만을 기대하고, 말만 풍성할 뿐 미래에 대하여 자신의 목소리로 확실하고도 분명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꾼들에게서 등을 돌렸던 것이다. 우리정치도 변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였다.
새해 벽두이다. 옛말에도 숱이 검정 나무란다 고 흉봤다. 정치권 이야기 할 것 없다. 세상 흉볼 것도 없다. 교회야말로 변해야 한다. 한국교회를 지배하고 있는, 지난 수십 년 동안 한국교회를 잘 먹이고 잘 입혀 주었던 구조에서 한국교회도 변해야 한다. 변해야 할 때가 왔다. 내용 없는 죽은 형식주의, 고답적 분위기의 권위주의, 교회내부만을 지향하는 이기주의 등이 모든 변화의 대상이다. 실력보다 나은 혜택과 안일함도 마찬가지 이다.
신약성경의 교회나 교인들은 오늘 한국교회 같지 않은 것이 중요한 증거이다. 그곳의 교회는 상당한 권위가 있었다. 지도자들의 언행에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영광과 권세가 있었다. 말뿐이 아니라 능력이 함께 했다. 전하는 말씀에 따르는 증거가 있었고 이는 사도들만이 아니라 일반의 믿는 자들에게도 믿음의 표적이 현저했다. 저들은 그 와중에도 공생공사(共生公私)하도록 주위를 돌아보며 가난한 자들과 과부들에 대한 구제를 잊지 않았다. 이 같은 증거기록들이 없으면 큰일 날 뻔 했다. 그래서 교회 밖의 사람들은 교회를 함부로 대하지 못하고 교회의 지도자들을 막 대할 수 없었다. 두려워하였으며 경외하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 심지어 칭송도 마다 않았다. 하나님의 영광과 거룩함이 있는 교회, 믿음의 말이 아니라 증거가 있는 교회, 칭찬 듣는 교회, 가고 싶은 교회로 변해야 한다. 여기에 21세기 교회의 미래가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