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19.

이동훈 목사의 베뢰아 묵상- 베뢰아운동....「베뢰아 실천」<시론>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1.03. 00:02:39 글쓴이IP: 58.239.117.169

필자가 기회 있을 때마다 언급하였지만 필자는「베뢰아 실천」이라는 명명(命名)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예의「베뢰아실천」이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계속해 씌어질 것 같지도 않다. 어른께서 거명하셨으니 잠시 회자(膾炙)했지만 어느 새 조용하다. 왠지 처음 것 같지 않고 억지스럽고 부자연스럽다. 원래는 「베뢰아운동」이었다.
베뢰아운동과 베뢰아 실천 그 사이 이것은 베뢰아운동의 고민이요 위기요, 시련이자 현실이다. 베뢰아운동의 창시자인 시무언 김기동 목사님께서 주의 복음 들고 이 운동의 확산을 위해 5대양 6대주를 다니시는 중 ‘우리는 운동(運動)하지 않고 실천(實踐)한다’는 어느 지역 지도자들의 말씀에 감동 받아 우리도 구호 같고 이념 같은 베뢰아「운동」 하지 말고 베뢰아「실천」하자 하셔서 「베뢰아실천」이라는 말이 나왔다. 글쎄다. 운동이 나을까 실천이 나을까?
해석하기에 따라서는「운동」이야말로 「실천」보다 더 강한 실천이 아닐까. 의미도 억양도 더 강력하고 힘이 있지 않은가. 오죽하면 그렇게 익숙한「운동」을 버리고 「실천」을 내세우게 되었을까? 성경에도 이와 유사한 경우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히브리서 이다. 히브리서는 11장을 중심으로 환난 중의 믿음이 강조된 성경이다. 믿음을 강조하는 것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히브리서의 실상은 그보다도 환난 중에 믿음을 지키기 어려웠던, 지키지 못하던 현장이라는 역사가 있었던 것이다. 실천이라는 말 속에는 실천하고 있지 못한 우리의 자화상이 그대로 녹아있는 것이다.
베뢰아운동은 21세기 이 시대 우리의 사명이요, 주님의 기대이다 는 것이 우리의 확신이다. 우리 중 많은 이들은 마음 같지 않은 환경과 여건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며 베뢰아운동에 대한 사명을 불태운다. 그런데 왠지 이왕의 사명자들도 이전만 못 하고, 많은 이들은 이미 열정을 잃어 버렸다. 성령의 큰 소용돌이를 경험했으나 정신을 차리고 나서는 여전히 밥 먹고 똥 싸고 출근하고 등등 일상으로 돌아가 버리다 보니 다음 동작을 잃어버린 모습이다. 마치 종래의 고답적이고 답답하고 별 진전 없는 성경해석에서 새롭고 신선한 성경해석과 강력한 말씀과 도전에 중독이 된 듯 여전히 새로운 메시지만을 기다린다. 처음부터 끝까지 시무언의 입술만을 주목하고 그의 넘치는 영감과 실력으로부터 나오는 말씀만을 기대한다. 또 무슨 기상천외한 말씀을 하실까 벌써 열광할 자세가 딱 되어있다. 그러기를 되풀이하고 또 되풀이 한다. 이는 베뢰아운동의 심각한 딜레마이다.
물론 신선한 영혼의 양식이 공급되어야 한다. 날마다 새로운 꼴을 얻어먹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이다. 그러나 어쩜 그렇게 신선한 양식에 길들여지고 있는 사이 새롭고 진귀한 말씀에 탄복하고 즐거워하는 사이 이왕 익히 알고 있는 말씀에 대하여 얼마나 행함이 있었을까 싶다. 아는 것만큼이라도 실천했을까?
‘아버지께서 나의 말 할 것과 이를 것을 친히 명령하여 주셨으니 나는 그의 명령이 영생인줄 아노라’(요12:49b, 50a)는 말씀같이 그 사이 얼마나 여태까지 받았던 말씀이 내 영혼을 때리고 감동하여 이 육신을, 시간을 재물과 내 가진 모든 것을 움직였을까? 그럼 구체적으로 삶속에서 명령이 되지 않고 나를 움직이지 못한 그 말씀의 의미는 무엇일까? 그야말로 죽은 감동이요, 죽은 믿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필자는 베뢰아에 영원히 빚을 졌다. 베뢰아를 제하고서 오늘 나의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다. 물론 베뢰아 이전에도 최초의 복음에 빚졌고, 나를 교회를 인도하였던 이에게 빚졌고, 나를 키워준 교회에 영원히 빚졌다. 내가 성장했던 교단의 아름다운 전통과 긍지에 영원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내가 베뢰아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전의 모든 것은 미완(未完)으로 머물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 의미 나는 영원히 베뢰아에 사로 잡혔고 베뢰아에 빚졌다. 베뢰아를 떠나서는 어떤 것도 설명할 수 없고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이렇게 큰 감동은 필자만의 경험도 아니다. 주변의 수를 다 셀 수 없는 사람이 비슷한 은혜를 입었고 강력한 힘에 이끌렸다. 이렇게 베뢰아는 강력하고 설득력이 있다. 그것은 지나치도록 강력하다. 세다! 그 센 것이야말로 베뢰아의 특징이자 장점이고 강점이다. 그래서 일까? 웬만한 것은 별로 감동을 주지 못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고 또 지나면서 이는 이제 더 이상 강점이지 못하고 함정이 되어버렸다. 위기이다. 마치 강력한 항생제의 남용으로 웬만한 약은 약발이 먹혀들지 않음 같다. 베뢰아 장기 근속자(?)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공통점이다. 이는 아니다! 그동안 「운동」이 먹혀들지 않았던 중요한 숨은 원인이다. 조금 오버하여 말하면 웬만한 종(?)에게서는 아무 감동도 받지 못한다. 작은 메시지, 별 볼일 없이 평범한 말씀에 대하여도 감동 받고 그렇게 살지 못함을 인하여 애통해 하며 또 다시 몸부림치는 실천이 필요한데 그러지 못해도 고민하지 않는 상태에까지 이르렀다면 이는 중병이다. 이미 내성(耐性)이 붙은 함정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 이것이 진짜 고민이다. 베뢰아실천 별 것 아니다. 베뢰아운동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운동이야 말로 먼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