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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시 한 해의 마지막 달이 돌아왔다. 2005년 새로운 한해를 시작한 지가 엊그제 같은데 따뜻한 봄이 가고 여름이 가더니 가을이 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첫눈 소식이 들려온다. 참으로 세월이 빠르게 지나간다. 시간은 제 속도를 자랑하듯 속히 지나가니 이를 붙들래야 붙들 재간이 없다. 하여 빠르게 지나는 세월을 원망 말고 게으르지 않고 열심으로 주님을 섬겨야했으나 하고자 하는 열심과는 상관없이 그보다 더 많은 때에 스스로에게조차 실망스러운 날들이 많이 지나갔다. 돌이켜보면 금년에도 세상에는 고통과 슬픔과 소요와 갈등과 반목 우려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세월은 인간의 바램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지난 여름 미국 멕시코만과 뉴올리언즈 지역을 강타하였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만 해도 그렇다. 실종자를 포함 거의 만명을 넘어서는 인명 손실에 세계가 마음을 졸이며 안타까와 하더니 다시 인도와 파키스탄 접경지인 카슈미르령을 강타한 지진으로 역시 수많은 인명 피해가 났다. 그 지역에는 예상한 바와 같이 한파가 닥쳐 지금도 엄청 고생을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국내적으로도 분주하고 소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21개국 정상이 모이는 APEC이 부산에서 개최되어 온 나라가 손님맞이에 정신이 없었고 한쪽에서는 쌀 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들의 격렬한 반대시위로 목숨을 잃는 농민이 발생하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으며 정치, 사회, 경제 교육 어느 영역에서든 하루도 조용한 날이 없었다. 그 와중에서 이제는 더 이상 세간의 관심조차 끌지도 못하는 사건으로 매일같이 매주, 매년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별의별 사연을 안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이어지고 있다. 2004년 작년 한해에도 250명가량의 청소년들이 자살을 했다하니 금년에도 그보다 덜하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한국최대재벌 기업의 막내딸이 외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보도마저 나와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도 하고 함께 돈과 권력의 무상함을 느끼게도 한다. 어렵고 힘들어도 참고 처절하도록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며는 어디에서도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해 끝내 자기 목숨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교차하면서 다시 2005년도 마지막 12월 문턱에 까지 온 것이다. 그렇다. 지위와 신분에 상관없이 살아온 삶의 결과에 상관없이 고달픈 삶에 적응하고 헤쳐 나오느라 수고들 뺐다. 대부분 승리와 환호는 짧았고 미련과 후회와 눈물과 번민의 시간이 많았다. 그러나 오히려 그러기에 참으로 수고를 많이 했다. 그런 의미 마지막 한달을 남겨놓은 이 시간은 다들 할 수만 있으면 모두들 수고하였노라고 자축과 위로가 필요한 시간이다.
교회적으로도 크게 다를 바 없다. 음부의 권세가 여전한 세상에서 믿음을 지키고 헌신된 삶을 살기 위해 모두들 수고를 많이 하였다. 누구든 자랑할 만큼 만족하게 살아온 이가 혹 있을까? 모두들 칭찬의 면류관, 의의 면류관을 얻기 위해 수고를 많이 하였다. 지구촌 곳곳에서는 아직도 신앙의 자유를 얻지 못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폭행과 불이익을 당해가며 신앙을 지키는 믿음의 사람들이 현존하고 있고 그리고 그만 못하기는 하지만 일상의 교회생활을 통하여도 오직 주님의 위로와 칭찬과 상을 바라며 여기까지 달려온 신앙의 용사들이 허다하다. 그들의 수고와 헌신으로 교회를 지켜왔고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 금년도 한 달 남았다. 지쳐 쓰러지도록 힘이 들지만 고지가 저긴데 여기서 멈출 수 없다. 최후까지 달려야 한다. 바울이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하고 달려온 길을 회고함같이 우리도 그날에 우리에게 주실 의의 면류관을 바라며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것이 참 신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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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12월[주일신문(사설)]
인간의 모습을 하신 하나님[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