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죽을 일이 따로 있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5.10.02. 19:50:30 글쓴이IP: 61.103.154.206

모순스럽게도 우리는 우리 자신을 잘 알지 못한다.
정작 나의 성격이 어떠한지, 나는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주는 사람인지 아닌지,
나라는 사람이 용감한지 않은지 알듯 말듯 하지만 그게 그리 자신이 없다.
심지어 우리는 자신의 얼굴이 어떠한지 알지 못한다.
한 번도 직접 본적이 없다.
겨우 거울이라는 간접적이 수단으로라야 볼 수 있다.
그래서 남이 날더러 어떠하다고 하면 그제야 남의 눈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통해서 자신이 어떠함을 알게 된다.
이는 우리 민족, 우리나라 사람들이라는 집단의 성격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우리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잘 모른다.
예로 흔히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고 폐쇄적이나, 부지런하고 역동적이다는 말을 한다.
우리는 과연 우리가 역동적인지 아닌지 잘 모르나 얼른 2002년 월드컵 때의 응원전
을 떠올리면서 우리 안에 그 같은 역동성이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
그런데 문제의 이 역동성 때문일까?
이런 역동성이 엉뚱하게 튀어서인지 우리네 사람들은 곧잘 목숨을 건다.
별일 아닌 것도 그야말로 역동적으로, 죽기 살기로 한다.
직장에서 일을 해도 죽기 살기로 하고, 게임을 해도 죽기 살기로, 미움도 사랑도
죽기 살기로 한다.
글쎄 목숨이 몇개나 되는지 하는 일마다 죽기 살기가 다반사이다.
그러나 분명히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목숨은 하나이다.
이게 여럿이어서 이것도 저것도 목숨을 걸 수 있으면 좋겠지만 그럴 수 없는
일이다.
지난 여름 유별나게 익사사고가 많았다.
여러 번, 사랑하는 아이가, 조카가, 동생이, 친구가 물에 빠지고 이를 구하려다
둘 다 죽은 기가 찬 사연들이었다
그러나 생각해 보라. 이런 엉터리가 어디 있는가?
혼자 살아남아도 천추에 한이 되겠지만 그렇다고 살리지도 못하고 같이 죽어서
어떡하겠다는 것인가?
오늘도 비슷한 소식을 접하고 생각에 잠긴다.
우리나라 자살률이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일본이 자살을 많이 하는 줄 알았는데 왜 우리나라가 이 모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
죽을 일이 그렇게 없었던가 싶다.
오, 주여 종으로 의로운 즉음을 맞도록 인도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