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5. 09.

교회의 지지도(주일신문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5.09.28. 17:24:12 글쓴이IP: 61.248.225.86

미국의 백악관에 비상이 걸렸다. 911테러 직후 수직상승하던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대이라크전의 매끄럽지 못하고 지리한 결과 그리고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늦장 대응 등으로 대통령 국정 수행지지도가 41%까지 떨어졌지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부시 대통령이 20년 동안 끊었던 술을 다시 마시기 시작했다는 이야기까지 보도되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미국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 급락에 따르는 외신을 대하며 대한민국 국민들은 묘한 생각을 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그도 그럴 것이 자기들 대통령의 국정 수행지지도는 그렇게 걱정하는 미국 대통령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 21%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41% 가지고도 난리법석을 떠는데 21%라면 사실 이것은 거의 국정관리능력의 실종을 의미하는 수치이다. 참고로 노대통령이 대통령에 취임하였을 당시 지지도를 보면 여론 조사기관에 따라 60% 이상 많게는 70% 가까이 국민들이 새대통령을 지지하였다. 그러던 것이 취임 100일을 지나면서 40%대까지 떨어지더니 5년 임기의 절반을 넘기면서는 20%선까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역대 어느 대통령에게서도 볼 수 없는 기현상이다. 이를 두고 집권당 의장은 집권여당과 대통령의 지지도를 ‘쓰나미 상태이다’라고 까지 표현했다. 그러나 사실 지지도가 전부는 아니다. 때로 국정의 최고 책임자는 민족과 역사 앞에서 국가 원수로서의 철학을 가지고 무거운 책임과 사명을 느끼며 국민의 지지가 없는 사안까지도 국민을 설득해야 할 일들이 없지 않다. 그러나 그럼에도 지지도가 중요한 것은 이것이 국가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는 힘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의 지지를 받는 만큼 저항이 없을 것이고 때문에 국민의 힘을 집결시킬 수 있어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세상 지도자들이 저들의 지지도에 연연하는 것을 지켜보며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지는 것이 자꾸 교회는 어떨까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전체 국민의 한국교회 지지도는 얼마나 될까? 교회에 대한 호(好), 불호(不好)를 묻는 질문에 과연 어떤 대답이 나올까? 그리고 타종교들과 비교한 상대적 지지도는 또 어떻게 나올까? 더 나아가 교회에 적을 둔 교인들의 교회에 대한 지지도는 또 어떻게 나올까? 옛말에 ‘절에는 가도 자식 중 시키지 않는다’는 말이 있듯 혹 기독교회에 나가기는 해도 자식 목사 시키고 싶지 않도록 교회는 지지도를 상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이 모두 흥미로 농담 삼아 던져본 질문이 아니다. 등골이 오싹하도록 무서운 질문들이다. 실은 우리 주위에 교회의 지지도를 확인해 볼 수 있고 그 형편이 어떨까를 헤아려 볼 수 있는 흔적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교회의 선한 역할이 인정을 받고 기독교계의 유명 인사들이 각계각층에 포진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교회는 자꾸 천덕꾸러기로 전락해 버린 것 같은 분위기는 왜 일까? 실은 이런 분위기가 벌써 오래 되었다. 일제하 그때 기독교인들이 전체 국민의 1%도 안 될 때 교회는 민족의 설움과 한을 달래주는 피난처였다.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젊은이들의 아지트였다. 당시 교회는 어둠 속에서도 밝은 미래를 볼 수 있는 창이었다. 일제의 압제로 민족의 공교육이 무너진 자리에 신지식과 기술과 새세상의 지식이 전파되는 지식의 요람이었으며 나라 해방의 꿈을 키우는 애국지사들의 사랑방이었다. 그러나 불과 100년이 지나지 않아 당시 교회가 갖고 있던 기능들을 다 빼앗겨 버린 오늘의 교회는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을 대안을 찾는 데 실패하였고 오히려 그 실패의 빈자리에 교회 주변의 비리가 끊이지 않은 채 교회는 저희들만의 세상으로 문을 닫아 버린 듯하다.
미국의 부시가 그리고 이 나라 대통령은 지지도의 만회를 위해 절취부심이라도 하는 사이 교회는 교회지지도의 회복을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고민하고 있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