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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년, 천수백년 세월 철옹성 같던 중세교회도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함이었던지 많이 흔들리고 있었다. 유럽 각지에는 이태리에서 시작한 르네상스의 영향으로 교회의 권위와 압제로부터 해방하려는 의지가 서서히 무르익어 가고 있었다. 후기 중세의 스콜라주의가 그러했듯이 르네상스 운동 역시 중세적 주지주의에 반한 단순한 그리스 로마시대로의 복귀가 아니라 그 저변에는 개인의 양심과 의지를 강조하는 자유주의적 분위기가 농후했다. 이렇듯 중세적 권위와 보편주의가 붕괴되는 자리에 자유와 실재주의가 중세적 권위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그만큼 개인의 권리와 자유 개별국가들의 권리와 주장이 높아졌다. 더하여 스페인, 프랑스, 독일, 영국을 위시한 민족주의 왕정국가의 탄생은 교권이 지배하던 교회획일주의의 붕괴를 촉진시키고 있었다.
그해 10월 31일. 당시 로마교회의 소장 신학자요 신부였던 M.루터가 면죄부의 부당함에 대한 95개 조항을 비텐베르크 대학의 교회 문에 게시함으로 종교개혁이 촉발되었다. 종교개혁은 이렇게 역사적으로 루터에 의해 시작되었으나 그 이전에도 개혁의 선구자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 인물로는 민중 사이에서 성서적 신앙을 인도한 프랑스의 왈도, 롤러드파(派)를 일으킨 영국의 위클리프, 위클리프의 사상을 이어 독립운동을 일으킨 보히미아의 후스, 이태리 피렌체에서 윤리적 쇄신을 시도하다 순교한 사보나놀라가 그들이다. 이들의 활동은 종교개혁의 직접적 배경은 아니었으나 이후 루터와 칼뱅의 종교개혁이 가능할 수 있는 절대 유리한 환경을 선도해주었다. 심지어 르네상스적 인문주의는 예술적이고 귀족적이어서 진정한 역사 변혁의 힘을 갖지 못하였다는 것이 후기 역사가들의 평가이다. 그러나 누구도 이들이 종교개혁에 미친 직, 간접의 사회적 영향마저 부인하지는 않는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결코 자신만의 「나홀로」 혁신운동이 아니었다.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수많은 성직자들은 물론 중세적 시대의 변화를 요구하는 제후들과 지식인, 예술가들을 포함하여 나중에는 민중과 농민들마저도 이 거대한 혁명의 진정한 조력자가 되었다. 지금도 독일의 브름스시 한 곳에 마련된 작은 루터 기념공원에 조성된 루터기념 동상이 그것을 잘 보여준다. 루터만 홀로 서있는 것이 아니라 위대한 개혁자 루터의 발아래 그리고 그의 주위에 그를 받쳐주고 그와 함께하였던 동역자들이 있다. 입장과 위치는 달랐지만 함께 땀흘려 하나님의 뜻을 이루고 시대를 변화시키려는 의지가 한 곳에 결집되어있었다. 그것이 마침내 지난 주후 2,000년 동안 가장 위대한 사건중의 하나를 이룩해 놓았던 것이다.
베뢰아운동은 명실상부 21세기에 탄생한 제2의 종교개혁운동이다. 50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교회는 16세기 초 못지않게 16세기의 절박했던 성경회복의 갈망만큼이나 성경이탈의 역사를 방불하고 있다. 성경을 이탈한 기독교회는 교회의 진정한 모습을 상실했다. 그리하여 베뢰아운동은 아이러니하게도 ‘성경으로 돌아가자’던 당시의 구호같이 ‘환언(還言)’운동을 주창한다. 이는 이루어야 할 하나님의 일이다. 반드시 성취되어야 할 시대적 사명이다. 그러나 이 역시 어느 한 위대한 인물로서만 될 일은 아니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시대와 역사와 환경을 아우를 수 있는 여건이 절실히 요구된다. 각자가 똑같은 역할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맡은 역할이 다를 수 있다. 누구는 더 귀한 일을 하고 누구는 보다 천한 일을 하기도 한다. 어떤 이는 보다 더 적극적일 수 있고 또 다른이는 한가로이 따라올 수도 있다. 그러나 누구도 배척하거나 등을 돌려서는 될 일이 안 된다. 진리가 증거되고 하나님의 뜻이 세상에 드러나기 위해서 모두는 한결같이 소중한 개혁의 동역자들이다. 각자가 이 같은 사명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런 분위기를 조성하고 가꾸어 가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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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의 교훈(주일신문사설)
인간의 모습을 하신 하나님[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