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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깜짝 놀랄 일이다. 무엇 그리 놀랄 일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독단체들이- 아무래도 그 면면을 소개하는 것이 더 나을듯하다. 언론개혁 기독교연대, 기독교 사회선교 연대회의, 전국목회자 정의 평화실천협의회 - 종로5가 기독교회관에서 X파일 진상공개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언론과 정치권이 이번 사건을 놓고 불법도청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테이프 내용이 담고 있는 재벌 언론 정치권 검찰의 부적절한 행태가 드러나는 것을 막기 위한 왜곡’으로 비난하며 삼성을 비롯한 기업과 검찰, 언론 등 모든 권력이 사건의 잘못을 청산하고 질서를 바로 잡을 것을 강조했다. 또한 ‘불법도청문제의 해결과는 별개로 “X파일"이 권력교체기마다 반복되어 온 정치권력, 자본, 거대언론 사이의 유착실상을 담은 것인 만큼 국민의 알권리 보호차원에서 안기부와 방송사가 보유하고 있는 최초 "X파일"은 공개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초 이번 사건이 불거진 뒤로 얼버무려 버리려 했던 주미대사가 사의를 표명하고 뒤이어 “X파일”을 도청한 관련인물들이 몇몇 등장하고 동시에 사회가 “도청”과 “X파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놓고 ‘이렇게 해야 한다’ ‘저렇게 해야 한다’는 논의가 무수히 쏟아져 나왔다. 이에는 대통령도 주역 중 한사람으로 등장하고 계속해서 여야 국회가 관련법안을 발의하고 -국회니까- 이를 처리하는 검찰도 어떤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런 저런 유, 무명의 기관들을 비롯하여 인터넷상의 입방아와 여론조사까지를 포함하면 전 국민이 이 기상천외한 사건과 유관한 듯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사실 “X파일”이니 남의 것을 엿듣는 “도청”이니 하는 것이 갖는 폭발력과 사회적 파장 등을 감안하면 단체든 개인이든 어떤 견해를 가질 수 있고 이를 공표할 자유가 있는 것도 인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런 화급한 상황에도 누구든 자기 견해를 밝힐 때는 그것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물어 보아야 하는 것이 발표되어지는 말과 글의 기본의 기본이라 할 것이다.
그런 의미 위 세 기독교 관련단체의 공동 기자회견은 심히 유감이다. 유감일 뿐 아니라 철없고 무책임하고 경박하기 까지 하다. 그러나 이는 입이 열개라도 기독교회를 빙자한 위 기관들이 갖고 있는 일방적 입장에 불과하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국민에게는 알권리가 있고 이를 최초 세상에 알려지게 한 내용 역시 구린내로 등천한다. 심지어 나라 전체를 흔들만한 내용도 가능하다고 하니 이와 무관한 절대다수 국민의 궁금증은 겉잡을 수 없을 지경이다. 혹자는 “X파일”의 가능한 추한모습에 정의감이 불탈 수 있고 드디어 맑은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명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 이전에 “도청”이 있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도청이 무엇인가? 남의 비밀한 것을 몰래 들었다는 것이다. 이는 사람을 지으신 하나님도 양보하신 “자유”의 문제, “인간권리”의 문제 이다. 신앙과 자유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뗄 수 없는 것이다. 이는 정,언,재의 부정유착이라는 부정과 부패와는 차원이 다르다. 좀 더 심층적으로 보면 인간이 있는 자리에는 불행하게도 부정이 있고 부패가 있었다. 언제나 범죄가 있었다. 이것이 타락한 인간의 진실이다. “X파일”이 궁금한가? 그것은 궁금할 것도 없다. 그것은 언제나 있어왔던 타락한 인간의 모습에 지나지 않는다. 물론 이는 그럴 수밖에 없는 인간을 어떡하겠느냐 는 말은 결코 아니다. 할 수만 있으면 인간의 본성대로 죄짓지 못하도록 법적 제도적으로 대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고 이는 정치권의 책임이요 사회지도층의 역할이다. 그러나 “도청”은 이 모든 것의 논의를 무효화 한다. 도청은 인간의 자유를 말살한다. 자유가 보장되지 못하는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일 수조차 없다. 그래서 최소한, 어느 성인군자가 뭐라고 해도 기독교회는 “X파일”보다 “도청”이 먼저다. “도청”을 비호하는 것이 아니라 도청만큼은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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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이 먼저다.(주일신문시론)
인간의 모습을 하신 하나님[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