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틀이야 ‘교회의 임무’ ‘교회의 역할’ ‘교회다운 교회’ ‘교회란 무엇인가?’ 등등 뭐라고 해도 좋다. 기본적으로 교회가 무엇을 하는 곳이며 오늘의 한국교회는 과연 교회다운 ‘교회냐는 것이다. 이건 정말 너무 기초적이고 근본적인 질문이다. 너무 새삼스러워 싱겁기까지 하다. 그러나 오늘의 한국교회를 둘러보면 제삼 제사 도대체 교회가 무엇인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세상에 어찌 주님의 교회가 이렇게 되어 버렸는가?
창세기 1장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실 때에 둘째 날을 제외하고는 ‘보시기에 좋았더라’ 는 말씀을 되풀이 하신다. 하나님께서 염두에 두고 하시고자 하셨던 일들이 당신의 뜻같이 그렇게 조성되어지니 그것이 보시기에 좋았던 것이다. 이를 일컬어 코즈머스(Cosmos:우주)라 한다. 코즈머스 곧 흔히 코스모스(Cosmos)는 창조주의 지혜와 능력으로 질서와 조화가 완벽하게 구현된 천지만물이다. 모든 것이 지으신 조물주의 뜻에 합당하게 그가 보시기에 좋도록 각각 제자리에 있다. 이렇게 우주는 각각의 피조세계가 자기 자리,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그 자체이다. 그래야 코즈머스 곧 조화와 질서가 이루어진다.
그럼 교회는 자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교회는 코스모스(조화로운) 한가? 오늘의 세계교회와 함께 한국교회는 새삼 교회의 정체성, 교회의 역할, 교회의 책무가 무엇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도록 혼란스럽다. 그야말로 2,000년 기독교 역사에도 불구하고 120년 한국교회의 역사, 교회가 이렇게 많고 기독교회의 지도자들이 길거리에 차일 정도로 흔하고 전국곳곳에 신학교가 즐비하고 도시의 야경에는 다 셀 수 없는 십자가로 덮여있음에도 새삼 교회가 무엇인지를 물어야겠다니 훼괴한 말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며칠 전 화제가 되었던 일이다. 어느 정체불명의 교단도 아니요 분명 한국교회 양대 연합기구의 한 기구에 속해있는 멀쩡한 교단의 목사요, 그 교단신학교의 교수요 총장까지 역임한 이가 어느 자리에서 맥주잔을 뒤집어썼다고 대문짝만한 사진과 함께 기사가 떴다. 명색이 지역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당시의 분위기에 불만을 참지 못하고 그런 불쌍사나운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사건의 진상을 알아보고 처리하는 것은 정치적이요 법적인 문제이니 그리 알아서 할 것이다. 문제는 그 사진의 장본인이 교회의 지도자요 목사라는 또 다른 사실이다. 교회를 세우신 주님이 뭐라고 하시겠는가? 과연 잘 했다 하시겠는가? 그는 잘못된 자리에 있었던 것이다. 쓰지 말아야 할 감투가 그를 거기까지 인도하였던 것이 아닌가 싶다.
교회가 나서지 않는 것이 없다. 어느 정권 때나 초월하기 어려운 민족의 과제인 남북문제에 교회는 단골손님이고 노동, 환경, 정치, 선거 어디 빠지는 자리가 없다. 최근에는 진보적 입장을 띤 교계의 인사들이 민주화시대의 전력을 배경으로 곧잘 정부의 주요 기관에 추천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목사도 개인적으로야 얼마든지 공직에 진출할 수도 있고 또 다른 일을 할 수도 있다. 이를 원천적으로 말린다든지, 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러나 그 개인적으로라는 것마저도 결국 주님의 교회를 등에 업고 이루었던 것임을 감안할 때 그는 어느 때고 자연인으로만 있지 않다는 사실이다. 교회는 교회여야 한다. 물론 교회가 교회여야 한다는 명제 또한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교회에 주신 교회만이 할 수 있고 교회만이 해야 하는 일에 충실하지 않는 그 교회는 이미 교회이기 어렵다. 교회로서의 역할을 다 감당치 못한 잘못된 교회일 것이다. 교회는 많은 사람의 대속물로 오신 주께서 피로 값주고 세우신 주님의 몸이다.
|
|
교회(주일신문사설)
인간의 모습을 하신 하나님[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