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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의 역사란 그리 유구하지 않다. 불교와 유교를 창건한 석가모니와 공자가 B.C 6C 인물들이니 예수님의 출현은 이들보다도 거의 600년이나 늦다. 물론 기독교의 배경이 되었던 유대교나 또 예수의 영원전 태초설들을 가지고 따지면 이야기가 좀 곤란해진다. 지금은 그런 논쟁의 시간이 아니다. 예수님의 행적과 그의 가르침을 추정하기에 그리 많지 않은 시간이다 는 말이다. 따라서 너무 장구한 세월이 지나 도저히 그 형편의 어떠함을 헤아릴 수도 없는 그런 시간이 아니라 그야말로 예수님 당시의 유적이 그대로 많이 남아 있는 그런 짧은 역사이다. 지금도 성지(聖地)를 가면 예수님이 걸으셨다는 길이 있고 예수님이 밟으셨을 것이라는 계단이 있고 그 시대에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주들이 있는가 하며는 그가 활동했던 무대들은 수도 없이 그 이름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다. 다시 말하면 기독교 역사라고 하는 것이 글도 없고 이렇다 할 문서도 없는 황당한 설화나 민담, 전설에 기초할 수밖에 없도록 수만, 수백만, 수천만 년 전의 것이 아니다. 인류의 긴 역사에 비추어 보면 2,000년이란 엊그제 같이 짧고 투명하고 분명한 역사이다. 더욱 종교개혁이후 개신교회의 역사는 불과 500년도 되지 않는다. 그나마 개신교회다운 개신교회의 역사라고 해보아야 그게 얼마나 되겠는가? 그리 대단하지 않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개신교회와 개신교회의 신학과 교리와 장정, 관습들이 벌써 너무도 화석화 되어 있다. 마치 수천만 년의 전통 속에서 영원불멸의 권위를 가진 것 같은 진리로 이미 절대화 되어있다. 결코 그렇지 않다. 다시 말하지만 개신교회의 역사는 매우 짧고 그 신학의 역사란 일천하기 짝이 없다. 그럼에도 그것들은 비난하는 2,000년 역사적 전통과 배경을 지닌 로마교회 못지않게 고착되어 있다.
자고로 모든 발명과 발견에는 ‘최초’라고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는 보통 자연과학적 발견이나 발명에서 많이 쓰이지만 인문학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무엇이든 세계 최초가 있을 수 있고 그 세계 최초는 언제나 다음의 세계최초를 배제하지 않고 때가 되면 자리를 내어주는 것이 순리이다. 만일 무슨 이유에서든 그 자리를 내어 놓지 않는다고 상상해 보라. 그게 얼마나 우스꽝스러운 일인가. 그것은 지지고 볶고 할 것도 없다. 자연히 도태되어 버리고 말 것이다.
베뢰아운동은 교회생활에 대단히 열심이 있고 열정에 있어 누구와도 뒤지지 않지만 단순한 신앙운동, 부흥운동, 성장운동, 경건운동이 아니다. 베뢰아운동의 근간에는 ‘하나님의 의도신학’이라는 신학적 배경이 있다. 그것은 성경의 새로운 발견이다. 2,000년 기독교역사상 여태 몰랐던 것이, 밝혀지지 않았던 것이, 그간의 그 유명한 신학자 누구에게서도 주장되지 않았던 이론이 나온 것이다. 그렇다고 그것이 진짜 새로운 것은 아니다. 시무언 김기동목사가 종교적으로 탁월하여 여태 없었던 것을 새로 만들어 낸 것이 아니다. 여느 발명과 발견이라는 것이 다 그렇듯 베뢰아의 하나님의 의도신학도 성경에 고스란히 그대로 있던 것이다. 눈을 뜨고 다시 보면 얼마든지 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이다. 내가 베뢰아사람이 되고 난 이후 내게는 언제나 미스터리 아닌 미스터리가 두 가지 있다. 이 미스터리는 종종 나를 깊은 생각 속으로 몰고 간다.
첫째는 이렇다. 왜, 지난 역사 중에 이렇게 쉽고 분명하고 명백한 것이 지나간 세대의 그 명사들에게는 보이지 않았을까? 다른 이들은 어떤지 몰라도 내게는 거의 미스터리 수준의 의문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아무리 깊이 생각해도 얼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더 깊이 더 많이 생각해본다고 정답이 나올 것 같지도 않다. 겨우 찾은 해결의 한 가지 단서가 ‘최초의 발명, 발견’이다. 지금도 창세 이래 있었던 것이 어느 누구의, 어떤 계기에 의하여 발견되고 발명되어 세계에 공개되고 있다. 그들이 신이어서 자기들의 능력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듯이 만든 새로운 이론도 발명품도 아니다. 그것은 이왕에 있던 것들이었으나 그들에 의해 최초 발견되고 발명된 것이다. 시무언이 전하는 복음의 내용도 그렇다. 그의 이론 그의 가르침 그의 논리는 어찌 되었든 여태 베일에 가려 있다. 그것이 20C 후반 대한민국의 아주 작은 충청도 시골마을 한 청년의 회심을 통해 불과 수십 년 사이 세계로 전해졌다. 지나간 모든 최초의 발명과 발견이 그렇게 신기하고 대단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듯이 성경에 고스란히 담겨있었으나 무려 2,000년 동안 가려져 있던 것이 어떤 계기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여태 그것이 어떻게 가려져 있었을까? 그것이 내게 여전히 미스터리이다.
그리고 둘째는, 그 미스터리하게 드러난 미스터리아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또한 내게 미스터리이다. 앞서도 언급하였던바 그것은 시무언의 창작물이 아니다. 그대로 성경에 있던 것이다. 성경에 있던 것을 어느 날 발견하고 그것을 세상에 최초 내어 놓았으면 받아들이면 될 텐데 무슨 영문인지 받아들이지 않는다. 어렵지도 않은 것을 알아듣지를 못하는 것 같기도 하다. 제일 심증이 많이 가는 분석이다. 오늘도 개인적으로 그런 일이 있었다. 전도사 시절 지도했던 아이가 목사가 되어 찾아왔다. 대화중에 몇 마디 진리를 소개했다. 그렇지 않아도 ‘쉽지만 이해하기 쉽지는 않을 것이다’는 알듯 반듯한 말을 했던 차다. 제자인 젊은 이 친구가 ‘알겠다’ 고 머리를 끄덕이며 동의를 하나 실상은 내가 보니 전혀 못 알아들었다. 이도 참 신기한 일이다. 어떻게 그것을 못 알아듣는가? 이 또한 내게 미스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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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2,000년의 미스터리(주일신문시론)
인간의 모습을 하신 하나님[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