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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뢰아‘운동’, 베뢰아‘실천’에 대하여는 일전에도 일갈(一喝)하였던 바다. 솔직히 나는 베뢰아운동을 베뢰아실천으로 바꾸는 것마저도 짜증이 나고, 배신감 내지 허탈감 같은 것을 느낀다. 이는 장담하건데 나만의 독선이나 아집 비타협이 결코 아닐 것이다. 나와 생각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적잖을 듯하다.
‘베뢰아가 무엇이다’에 대한 정의가 분명 필요한 대목이지만 그렇게 하면 사안이 너무 복잡해져서 어렵고, 그것에 대하여는 어느 정도 이해되어 있다는 것을 전제로 ‘베뢰아운동’에 생의 전부를 건 사람들로서는 글자 한자 바꾸는 것조차도 쉬 용납이 되지 않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솔직히 이럴 때는 조금 비합리적이고 비이성적이기까지 한 것도 사실이다. 좋게 말하면 베뢰아에 대한 일종의 사명감이나 순수함, 열정일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맹목적이고, 교조적이고 독선적이기까지 하다.
곧잘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는 말을 듣는다. 베뢰아운동의 창시자인 시무언 본인도 어디서 들으셨는지 이를 인용하며 ‘언제 베뢰아가 다라고 했는가?’ 라고 하시며 사실상의 섭섭함을 토로하신 적이 있다. 그렇다. 언제 베뢰아 사람 누구가 베뢰아를 두고 ‘베뢰아가 다이다’라고 했는가? 혹 베뢰아에 대한 애정과 충성된 마음을 비슷하게야 표현했을지 모르겠지만 만일 그렇게 얘기 했다면 진짜 자중(?)을 시켜야 했을 일이다. 그러나 그 비슷한 표현 아님 진짜 ‘베뢰아가 다이다’ 는 말 속에는 베뢰아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담겨있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들은 베뢰아를 통해 하나님을 알고 성경을 배웠고 신앙을 배웠다. 베뢰아를 통해 주님을 사랑하게 되었고 베뢰아를 통해 헌신을 작정했고 베뢰아를 위해 살기로 베뢰아와 결혼했다. 베뢰아를 위해 포기한 것이 너무 많다. 그러니 적어도 베뢰아가 다라고 무식하게 우기지는 않아도 저들에게는 ‘베뢰아가 다’인 셈이다. 그 베뢰아에 명운을 건 사람에게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했으니 여간 섭섭한 일이 아니고 분통터질 일이다. 이건 싸움을 하려고 작정을 한 것이다.
그럼 그 진의는 무엇일까?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라는 말에는 먼저 문자 그대로 명시적으로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는 뜻이 있어 보인다. 베뢰아를 열어 보았더니 그 베뢰아라고 하는 것이 다가 아니다 는 것을 알았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물론 그 말 속에는 먼저 ‘베뢰아가 다이다’는 생각을 해 봤던지 아님 그만한 감동을 받았던지 하는 흔적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하고 돌아서서 그때부터 베뢰아 저격수가 되었다면 그는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는 확신으로 변이(變異)가 된 것이다. 그 변이에는 ‘베뢰아는 결코 성경의 다가 아니고, 신앙의 다가 아니고, 진리의 다가 아니다’는 뜻이 담겨있음이다.
둘째는 역설이라는 것이 있지 않은가.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라고 중얼거렸을 땐 베뢰아로부터 얼마나 강한 도전을 받고 충격을 받고 큰 것을 얻었으면 그 같이 엄청난 생각을 했겠느냐고 헤아려 볼 수 있다. 그만큼 베뢰아가 대단하다는 말이다. 실상 이도 저도 모르는 제 삼자(三者)가 들었다면 ‘베뢰아가 도대체 얼마나 대단하면「베뢰아가 다가 아니다」는 말을 할수 있을까’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그럼 정작 참 베뢰아사람은 이 둘 사이에 무엇을 취해야 할까? 이 부정과 긍정사이의 해법은 무엇일까? 베뢰아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는 베뢰아운동에 삶의 의미를 걸고 베뢰아와 영욕을 같이하고 운명을 같이 한 사람들로서는 이 둘 사이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옳을까? 죽도록 ‘베뢰아’란 멍에를 쓰고 가야 하는 사람들의 선택은 무엇이어야 할까?
별로 어려운 것 같지는 않다. 무작정 무턱대고 전투에 나서는 것은 아무래도 21세기적 전략은 아닐 듯하다. 그렇게 하면 용감할지는 몰라도 그리하여 일부의 환호와 지지는 얻을지 못해도 의식이 열려있는 다수 대중으로 부터는 외면당하기 일쑤이다. 현금 우리나라 정치 현실에서, 당장 대통령과 그 주변 사람들이 저들의 강변에도 불구하고 도대체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이유가 그것이지 않는가. 혼자 잘났다고 하면 알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차라리 이럴 때는 고의로라도 겸손할 필요가 있다. 자기 발전을 위해서도 유익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도 훨씬 낫다. 진짜 ‘다가 아니다’고 마음 먹는 것이다. 속이듯 위선적으로 하지 말고 내가 시무언으로부터 들어 배우고 깨닫고 안 것이, 이 엄청난 것이 결코 ‘다가 아니다’라고 겸손히 자기 암시라도 거는 것이다.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라고 울부짖듯 하는 그들의 내면에 있는 좌절 그리고 비난이 아니라 바로 그들의 ‘기대’를 읽고 무궁무진한 하나님의 진리를 사랑하고 진리를 위하여 헌신하며 사는 사람답게 정말 ‘베뢰아가 다가 아니다’, 그 ‘베뢰아사람인 나는 더욱 다가 아니다’, ‘난 너무 부족하고 아직도 너무 아니고 정말 아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여기서부터 다시 베뢰아를 시작하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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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뢰아가 다가 아니다.」[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