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17.

네 자녀를 위하여 울라 [주일신문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7.02.14. 15:19:27 글쓴이IP: 210.111.13.154

대학 졸업이 시작되었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랜 학교생활을 끝내고 사회로 나서게 되었다. 지역마다 약간 일정이 다르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중고등학교들도 동면을 깨고 개학을 했다. 2월 한 달 사실상의 잠복기를 거쳐 3월 개학을 앞두고 있는 요즈음 이다. 마침 날씨도 입춘이 지났으나 만큼 별 차지 않고 완연한 봄의 문턱을 느낀다. 21세기 내일의 우리교회를 이끌 차세대들이 유치원 입학생들로부터 사회로 진입하는 사회초년생들에게 이르기까지 변화와 발전을 모색하는 시즌이다.
예수님께서 둘씩 짝을 지어 마을마다 전도대를 파송하시면서 하셨던 말씀이 새롭다. ‘너희를 세상에 보냄이 양을 이리떼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하셨다. 십자가를 지고 형장을 향해 가시는 예수님을 따르는 여인들이 우는 것을 보시고는 ‘예루살렘 여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하셨다. 심지어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으신 주님께서 교회를 세우실 때조차 ‘내가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미치지 못하리라’하시며 음부의 권세를 염두에 두셨다. 이 세상은 잠시도 하나님의 자녀들을 그냥 편안히 지내도록 내버려 두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어느 지역, 어느 교회 할 것 없이 교회학교가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이전 같은 열기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수가 없고 숫자도 격감된 상태다.
중대형 교회는 그나마 낫지만 속사정은 마찬가지다. 교회전체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심각해 보이지 않을 뿐이지 눈여겨보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교회학교가 이렇게 황폐화되어서야 내일교회가 어떻게 온전하게 설 수 있을까 걱정이다.
세상이 이들을 그냥 놓아두지 않는다. ‘이 세상과 세상에 있는 것들을 본받지 말라’는 말씀은 오늘 우리세대를 위하여 예비된 말씀 같다. 발달되고 잘 보급된 정보통신 매체들이 엄청난 양의 정보로 사람을 완전히 사로잡았다. 영적으로 안전지대는커녕 중립지대조차 확보할 수 없다. 어린 초등학생들조차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세상은 저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필요하고 충분하도록 화려하고 웅장하고 변화무쌍하다. 온천지에 마음을 요동케하고 눈을 즐겁게 하고 말초감각을 자극하는 것들이다. 신령한 것에 마음을 쏟을 겨를이 없고 공간도 남아 있지 않다. 비하여 교회교육은 아주 어설프고 허술하다. 고루하기 짝이 없다. 설교자들의 설교와 교훈들이 자극은커녕 이 새로운 세대들을 지치게까지 한다. 교회가 피교육자들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이 시대를 따르지 못하고 답답한 교회의 미래를 걱정할 정도라면 지나친 염려일까? 그러나 교회교육-실은 교회전체가- 이 얼마나 심각한 처지에 놓였는가는 한 예에서도 볼 수 있다. 최근 유명 연예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사회적으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더하여 소위 ‘베르테르 효과’ 라 하여 당장에 모방자살이라고 추정되는 사건이 곳곳에서 발생했다. 그런데 그 예의 연예인들이 하나같이 그리스도인임을 자처하고 신문, TV에 보도된 장례절차에는 고인의 영정 앞에 놓인 붉은 십자가가 눈에 띤다. 물론 이미 고인이 된 세 사람을 도매금으로 그들의 신앙이 어떠하다고 언급하기는 어렵지만 적은 숫자에도 교회교육이 세상을 이끌고 계몽하였던 한국교회 초기와는 상황이 달라도 너무 달라졌다. 좀 더 단순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하자! 영적으로 이해가 되는 세대는 세상을 초월할 수 있는 성령충만한 사람으로 이끌어주자. 완전히 새사람으로 태어나면 세상을 이길 수 있다. 그리고 몽학선생 아래 있는 세대는 교회교육을 더 강화하고 이들을 위하여 부모세대와 교육자들이 더 울어야 겠다. 정말 시급하다. 이러다가는 불과 몇 세대 지나지 않아 한국교회가 텅텅 비고 암흑기를 맞이할 것 같다. 교회가 심각하게 미래세대를 돌아보아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