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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문제를 깨닫지도 느끼지도 못하는 중병(重病)이라면 할 수 없는 일이겠으나 그나마 문제의식을 가진다면 어렵고 힘들수록, 위기에 내몰릴수록 근본으로 되돌아가는 것은 문제해결의, 위기극복의 한 방법이다. 어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방법 중의 하나가 아니라 가장 전통적이고 교과서적인 해결책이다. 가장 호소력이 있고 설득력이 있는 방법이다.
교회가 세상에서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종교인의 한사람이 아니어도 쉽게 포착할 수 있도록 교회의 지지도가 로마카토릭 교회에 대하여, 불교에 대하여 심지어 한창 기세를 올리는 신흥종교에도 채 못 미치지 못하도록 열세이다. 그럴듯한 자리에서 기독교인이라고, 기독교회의 지도자요, 장로요, 권사, 집사라고 하는 것이 멋쩍을 정도가 되었다는 말을 교인들에게서도 쉽게 들을 수 있기까지 전락했다. 거기에는 타종교인들이 자기들의 역할을 훌륭하게 주도적으로 잘 감당하고 있는 것 외에도 -이도 역시 배울 일이다. 이전에는 타종교 전통종교가 기독교회가 하는 것을 많이 베꼈다. 교회의 주일학교, 구역모임 수련회 등을 저들은 벤치마케팅 하여 훌륭히 자기들의 것으로 만들었다. 이제 와서 그것은 우리 것인데 하고 지적재산권을 주장해보았자 소득도 없거니와 괜히 모양만 추하게 된다. 이제는 교회가 배워야 할 때 같다! -교회가 자기 역할을 잘 못하는 것에 대하여 반사이익도 많이 있어 보인다.
주님께서 베드로의 신앙고백을 들으시고, 내 교회를 세우시겠다고 하신 그 교회이다. 음부의 권세가 미치지 못하는 교회, 거룩한 이적이 충만하고 믿음의 증거가 충만한 교회, 믿는자들에게 따르는 표적이 있는 교회이다. 교회 바깥에 있는 사람들마저도 쉽게 정죄할 수 없고 비난 할 수 없도록 세상의 경외심과 칭찬을 들었던 교회였다. 한국교회가 민족의 운명에 큰 역할을 했던 일제 때 당시 교인이 채 50만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교회는 3․ 1운동의 최일선에 있었고, 좌절하고 낙망하였던 청년, 지성인들이 교회의 문을 두드렸다. 교회는 희망이었고, 민중의 중심에 있었다. 피난처였다. 한마디로 당시의 교회는 세상을 향해 주는 것이 있었고 세상은 교회로부터 얻을 것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교회가 세계교회의 귀감이 되고 한국교회의 성장이 세계교회 선교의 모델이 되는 사이, 세계 10대 메가처치(만명이상 교회)의 절반이상, 세계20대 교회의 절반 하는 사이, 교회가 몇 부씩 봐야하는 넘치는 교인을 수용하기 어려워 경쟁적으로 어마어마한 예배당을 짓는 사이 교회의 매력이 급락하고 있다. 교회성장이 정체상태다고 걱정하더니 이제 어느 교단 할 것 없이 교인들이 많이 줄었다.
물론 여기 ‘매력’을 어떻게 이해하느냐는 대단히 중요하다. 교회가 세상 어떤 기구나 단체보다도 재미있고 목사의 설교가 여느 코미디언보다도 더 재미있다고 매력일까? 과연 세상이 교회로부터 그것을 구할까? 적어도 우리사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론 주도층들이라 할 수 있는 군들이 교회로부터 그렇게 유치한 것을 요구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고 세계2차대전의 인간의 인간에 대한 대량학살이라는 광기를 보았던 바르트(K.Barth)처럼 교회와 세상과의 어떤 유비도 부인한다고 해결될 일은 아닐 성 싶다. 무엇보다 오늘 교회는 “우리는 옳다”는 넘치는 확신으로부터 발산되는 아집과 독선은 있으나 세상에서 찾을 수 없는 거룩한 증거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위선적으로 보이고 아니꼬워 보이고 심하면 도적 같이 보인다. 교회가 말로는 거룩한 일에 쓰일 것처럼 둘러대나 결국은 세상 사람들 보다 더 하면 더 하도록 돈을 밝히고 명예에 눈이 먼 것은 참으로 유감스러운 아킬레스건이다. 가장 교회다움이 무엇일까를 얻기 위하여 깊이 고민해야 할 위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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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교회[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