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제국주의 식민통치하 신사참배(神社參拜) 문제와 한국교회
이동훈목사(부산성락교회)
순서
들어가는 말
1.신사(神社)에 대한 일반적 이해
1)신사란
2)조선시대의 신사
①신사의 건축
②신사의 본질과 참배요구의 목적-초기의 상황
2.신사참배(神社參拜)의 강요
1)강요의 배경-신사참배문제의 시작
2)학교에 대한 강요
3)교회에 대한 강요
①초반의 압력-미나미 조선총독취임
②중일전쟁발발
③불법가결
④교회의 훼절(毁節)-굴절후의 교회
3.신사(神社)불참배(不參拜)운동의 전개
1)선교사들의 즉각적 대응
2)평양신학교의 저항
3)집단적 조직적 저항
4)합법적 경로를 통한 저항
5)폭력적 저항
6)독자적 저항
4.해방후 교회의 재건
1)독(獨老會)의 조직
2)분열하는 교회들
①감리교회의 분열
②장로교회의 분열
5.일제말기의 탄압과 한국교회
1)한국교회의 굴절과 피해
2)기독교회저항의 역사적 반성과 의의
맺는 말
들어가는 말
마침 금년은 1907년 평양대부흥운동 100주년을 맞이하여 한국교회가 연초부터 선조들의 순수와 열심 그리고 당시 하나님의 역사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지고 그것의 재현에 몰두하고 있는 바다. 이렇게 과거는 과거로만 묻혀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의 고비고비에서 되살아나 지난 시절의 잘잘못을 따지고 그것의 역사적 의미를 확인하면서 현재를 살고 또 미래의 지평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글을 통해서는 ‘일제식민통치하 「신사참배」를 중심으로 하는 일제의 기독교회 박해와 당시 교회의 대응’을 살펴보므로 그것의 21세기적 의미를 찾아보려한다.
해방과 함께 신사참배의 문제가 한국교회의 뜨거운 감자가 된 이후 오늘날까지「한국교회사」를 통해 그리고 관심있는 학자들의 연구를 통해 상당부분 그 진상이 밝혀진 바 있으나 21세기 성경닮기운동을 표방하는 「환언(還言)운동」의 시각에서 이 간과할 수 없는 역사적 사건을 재조명해보는 것은 주어진 시대에 참된 신앙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지혜를 얻고 더 나아가 베뢰아운동의 세계화를 위해서도 중요한 팁을 얻고자 함이다.
신사참배는 1910년대 20년대의 문제와 그것이 본격적으로 한국교회를 압박했던 1930년대 중반이후의 양상이 많이 다른 만큼 이글에서는 우리가 흔히「신사참배문제」라고 하는1930년대 중반부터 해방직후까지를 중심으로 살펴보려한다. 이하 인증(引證)된 사료(史料)의 전부는 귀한 교회사학자(敎會史學者)들의 노고에 의하여 이왕 세상에 소개된 것들이다. 졸고는 그들의 노고에 힘입은 이 중요한 사료들을 근거하여 21세기 새로운 신앙운동의 큰 흐름에서 굴곡의 역사를 재해석하고 미래를 기획하려했다.
일제 36년간 한국교회는 크고 작은 무수한 박해를 당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것이 1911년의 105인 사건과 1919년의 3․1운동 그리고 1936~45년 사이 민족정신 말살기(抹殺期)에 있었던 신사참배강요 사건이다. 105인 사건이 기독교회를 자기들의 입맛에 길들이기 위하여 조작한 교회지도자들에 대한 박해였다면, 3․1운동으로 인한 박해는 교회 전체에 대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들은 모두 민족운동 또는 독립운동과 관련된 사건이어서 순수한 종교박해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 일본 위정자들도 기독교에 대한 박해가 아니고 독립운동에 대한 억제라고 극구 변명하였다. 그러나 일제 말기 신사참배강요 사건은 신앙의 자유를 빼앗고 신앙양심을 유린한 본격적 종교박해였으며, 교회전체가 당한 대환란이었으며, 전 민족이 당한 수난이었다.
1.신사(神社)에 대한 일반적 이해
1)신사란
신사는 일본 고유의 종교인 신도(神道)에서 출발한다. 일본어로 신(神)은「가미」(神,上)로서 「위에 있는 것」을 의미한다. 신도(神道)라는 용어는 처음 중국의 책 역(易)에서 전해진 것으로 그것은 고대 중국의 도교(道敎)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고대 일본에서는 일본 고대의 사상과 신앙을 외래의 종교인 유교․ 불교로부터 구별하기 위해 신도(神道)라 칭했다. 신도라는 문자의 표기는 일본서기(日本書紀)에서 시작되었다. 신도도 다른 종교처럼 여러 교파가 형성되어 있다. 제사(祭祀)를 중심하는 신사(神社)신도, 설교를 중심하는 학파(學派)신도, 외래사상 이전으로 돌아가자는 복고(復古)신도, 교조의 종교를 선포하는 교파(敎派)신도 등 4종류로 구별한다.
신사가 건축되기 전에는 수(水) 목(木)이나 들(野) 또는 돌(石)에서 신(神)을 제사하였지만 신사가 설립되면서 신사와 국가가 깊은 관계를 맺고 신도를 발전시켰다. 신도는 원시 자연종교의 모든 요소를 갖고 있으며 그 의식자체가 종교임을 여실히 증명해 준다. 특히 개인적인 안위와 행복을 기원하는 기도 순서가 있고 국가의 번영을 비는 기도도 있다. 또 신을 찬미하는 노래도 있고 신으로부터 축복 받은 것을 감사하는 기원제도 있다. 천황의 조선(祖先)을 조신(祖神)으로 섬기고, 조신에 대한 열렬한 신앙으로 발전하면서 모든 조상을 신으로 섬긴다. 특별히 국가에 유공한 인물들, 국가에 목숨을 바친 군인들을 신으로 모시고 있는 신사가 바로 야스쿠니신사라고 하며, 이 신사를 국가가 관장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고 있어 타종교 지도자들이 반대운동을 펴고 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 아시아 국가들이 야스쿠니신사와 관련하여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태평양전쟁 주모자인 도조 히데키 전총리를 비롯한 A급 전범 14명의 위패를 여기다 안치해두고 일본 정치지도자들이 전쟁에 대한 반성없이 이들을 국가적 영웅으로 섬기고 있다는 점이다. 외에도 특별히 한국인에게 야스쿠니신사는 한일합방을 위해 숨진 관료와 군인들의 영(靈)을 이 신사에 설치해 놓고 모든 일본인들이 이들을 영웅시하며 더 나아가 일제하 강제징병으로 끌려가 전사한 조선인들이 이 신사에 합사되어있으므로 이의 분리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 계속 한일관계의 뇌관이 되어있는 실정이다.
신사는 비단 나라의 영웅들뿐만 아니라 마을에서도 그 마을을 위해서 죽은 사람들을 마을 신사에 모시고 그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여기고 경배한다. 고야마는 그의 저서《祖先과 祖神》에서 “우리들의 조선과 조신에 대한 열렬한 신앙을 그대로 황실존숭(皇室尊崇)위에 옮겼다. 씨족조신(氏族祖神)의 존숭은 바로 황실존숭에 귀일되었다. 그리하여 천황은 현인신(現人神)이 되었다”고 하였다. 이 같이 신사는 바로 일본천황(天皇)을 신(神)으로 섬기고 있으며, 일본 최초의 국조신(國祖神)은「아마데라스 오미가미」이며, 이 신을 모시는 신사가 바로 이세신궁이다. 신사에서는「여호와 하나님」과「아마데라스 오미가미」를 동질의 신으로 취급한다. 그리하여 일제는 신사참배를 국민의례(國民儀禮)라고 주장하면서 일본국민은 누구나 일본 고유의 종교인 신사에 제례(祭禮)함으로 국조신(國祖神)에 대한 숭경과 신앙의 대상으로 여김을 나타내고 있다. 지금도 한국에 성행하고 있는 천리교는 종파신사에서 발생된 교파의 하나이다.
2)조선(朝鮮)에서의 신사(神社)
①신사(神社)의 건축(建築)
일제는 한일합방 직후 1912년 한국에 신사건축을 계획했다. 당시 조선총독부는 이를 위해 매년 예산을 축적하여 1918년 서울 남산에 조선신사(朝鮮神社)를 착수하여 1925년 완공을 보았다. 이를 그해 6월에 「조선신궁(朝鮮神宮)」이라 명명하고「아마데라스 오미가미」와「메이지덴노」를 섬기는 조선신사의 총본산으로 삼았다. 이보다 훨씬 앞서 부산에 용두산신사가 세워졌다. 이 신사는 임진왜란 당시인 1678년에 「금도비라신(金刀比羅神)」을 제신(祭神)으로 하는 신사로 항해안전을 기원하는 것이었다. 1894년 거류지(居留地)신사로 바꿔 부르다가, 다시 1899년에 용두산신사로 개명했다. 메이지 이후 부산에 건너온 거류민이 급증하자 거류지에 소사(小社) 또는 요배소(遙拜所)를 세우고 일본의 신들을 경배하게 했던 것이다. 한일합방이 되면서 경성․ 대구․ 평양 등 11개처를 비롯하여 전국적으로 면단위까지 신사가 확산되었다.(「기독교백과사전」기독교문사, “신사참배”)
②신사의 본질과 참배요구의 목적 -초기의 상황-
신사참배문제는 그때나 지금이나 교회지도자들 사이에 다소 의견의 차이가 있다. 그것은 신사참배에 대한 일본 당국의 언명(言明)을 눈감고 그대로 신종하자는 의견과 신사의 본질과 참배의 목적을 명백히 규명한 뒤 태도를 결정하자는 신중론이 그것이다. 일제는 언제나 신사참배는 종교의식(宗敎儀式)이 아니고, 국가의식(國家儀式) 또는 국민의례(國民儀禮)라고 변명하여 왔기 때문에 국민의례라면 국민된 자로서 불가피한 일이 아니겠으며 국민의례가 신앙양심에 구애될 것 없지 않겠느냐는 것이 신사참배를 하고라도 학교나 교회를 유지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일부 교회지도자들의 논리였다. 그러나 대다수 지도자들과 신자들은 신사의 본질을 규명해보면 신사는 신도라는 일본 고유 종교에 근거하여있고 또한 신사참배는 기독교가 엄금하는 제사의식의 일종임이 확실하므로 신앙양심상 허용되지 않는다 하여 극력 반대했다. 오늘에 있어서도 일부 신학자들은 우리나라의 조상숭경의 관습은 윤리상으로나 습관상으로나 기독교 교리에 위반될 것 없는 하나의 미풍양속이므로 조상숭경을 위한 차례나 제사를 배격할 필요는 없고 다만 그 미신적 요소만 제거하면 기독교인으로서도 얼마든지 그 미풍을 지켜나갈 수 있다고 보면서 일제시대의 신사참배 역시 단순히 일본 국조(國祖)에 대한 숭경문제로만 해석하여 일본 국민의 굴레를 쓴 한국사람으로서는 불가피한 일이 아니었겠느냐는 안이한 해석을 하기도 한다.
전 숭실전문학교 교장 윤산온(尹山溫:G.S.McCune)박사의 신사에 관한 논고를 통해 신사의 본질과 참배의 목적을 살펴보자. 앞서 신사의 정의에서 살펴본 바같이〈 “우리들의 조선(祖先)은 조신(祖神)에 대한 열렬한 신앙을 그대로 황실존숭(皇室尊崇)위에 옮겼다. 씨족조신(氏族祖神)의 존숭은 바로 황실존숭(皇室尊崇)에 귀일(歸一)되었다. 이리하여 천황은 현신인(現人神)이 되었다. 이 국민적 감격, 국민적 신앙이 있어서 비로소 세계에 절관하는 만세일계제제(萬歲一系帝制)를 확립할 수 있었다. 이 신념이야말로 금일의 국운흥륭(國運興隆)의 기초를 열었다. 누구가 선인(先人)의 위업을 추앙(推仰)치 않고 누구가 조신(祖神)의 위덕(威德)을 찬양치 않으랴. 이것을 종교라고 칭할 수 있다면 이야말로 참으로 세계에 비류(比類)없는 위대한 종교가 되지 않으면 아니 된다”라고 말하여 신사의 종교성을 명백히 하고, 다시 “국민으로서 수입종교를 신앙한다는 이유로 국체신도(國體神道)를 신봉하지 않는 자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반국민적이다. 다시 생각건대 다른 종교도 신도(神道)도 결국은 동일부류의 절대진리를 신앙하는 점에서 동일점에 귀일되는 것으로 믿는다. 그런 것을 타종교를 신앙하기 때문에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것은 이 진리에 철(徹)하지 못한 협량(狹量)의 태도라고 보지 아니할 수 없다”라고 하여 기독교와 신도가 본질적으로 동일 진리임을 역설하였다. 따라서 일본 문부성이나 내무성이 언명하는 신사참배의 국민의례론은 필경 일본국민 된 자는 누구나 일본의 고유종교인 신사에 제례를 행하여 국조신에 대한 숭경의 염을 표시해야 된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렇게 하여 황국신민(皇國臣民)이 된다는 것이다.
다음 한국인의 신사참배문제에 관하여는 “신사는 본래 일본 민족특유의 정신문화이고 일본 민족과 함께 발달해 온 것은 물론이다. 그러나 신사는 또한 일본 민족만이 독점해야 될 것도 아니다. 적어도 동아(東亞民族) 공통의 것이고 차등 민족 공동으로 봉제(奉齋)하든 하등 불편한 점이 없다. 왜냐하면 동아(東亞)의 제민족은 본래 동근동종(同根同種)이고, 제사종교를 같이하고, 동일의 신기(神祇)를 만들고, 동일신화(同一神話)를 말하는 깊은 인연을 가지고 있으므로 동아 제 민족에 의한 신사의 봉제는 그들 각 지방에 있어 지방신(地方神)들의 부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내선(內鮮)의 고대에 있어서는 본래부터 적지 않게 신기(神祇)를 같이 했고 제사종교를 같이 했다. 그런데 중도에 이들 고한(古韓)의 신들은 성현주의(聖賢主義)의 그늘에 감추어 졌다. 이야말로 조선에 있어 신들의 사망(死亡)이다. 그런데 지금에 내선동포(內鮮同胞)에 의하여 반도(半島)의 땅에 신기(神祇)를 봉제하게 된 것은 실로 조선에 있어 옛 신들의 부활이라고 보지 아니 할 수 없다”라고 말하여 신사에서 봉제하는 천조대신을 위시한 여러 신들은 고대 한민족의 섬기던 신들과 동일 신임을 주장했다. 일본 국민이 가장 영광으로 여기는 바는 국가 유공자가 되어 사후에 전 국민으로부터 호국신으로 숭경을 받는 일이다.
그러나 신사의 제례(祭禮)와 한국의 제사(祭祀)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있다. 한국에서는 망인(亡人)의 혼백(魂魄)을 제사의 대상으로 하지만 일본 신사는 이미 신화된 신들에게 제사한다. 그러므로 신사참배는 한국의 제사와 같은 조상에 대한 숭경보다도 신에 대한 숭경이요, 기원이다. 신사참배를 한국 고대 신들의 부활이라고 말하는 소이도 여기에 있다.〉
조선신궁 궁사 아지(阿知)는 그 서문에서 “신사를 통하여 내선일체(內鮮一體)와 태고(太古)의 환원을 성취하는 것”이라고 말하여 신사를 통하여 조선식민정치의 기본책인 동화정치(同化政治)의 실현을 성취할 것을 밝혔고, 저자 역시 조선신궁의 창립 목적은 “반도대중(半島大衆)의 정신생활의 중추를 명징(明徵)하고 그 소향할 바를 명시하는 것”이라고 말하여 한민족의 민족정신의 기체가 신사참배의 주목적임을 명시하였다. 이렇게 신사참배의 목적이 일본 신들에 대한 봉제와 민족정신 말살에 있음이 명백하므로 유일신 여호와 하나님을 신봉하는 기독교인들로서는 신사에 참배할 수 없었고 민족정신을 고수하려는 애국지사들로서도 결코 거기에 허리를 굽힐 수 없었다.(「한국교회와 신사참배 문제」: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pp21-22)
2. 신사참배의 강요
1)강요의 배경-신사참배문제의 시작
신사참배 강요의 배경은 일본 제국헌법이 반포되던 188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때 발표된 헌법의 “황조황종급황자의신우(皇朝皇宗及皇子의 神祐)를 기도 한다”란 “이 국가의 제사의 대권자인 현인신(現人神)인 천황은 신성(神聖)으로 누구든지 침해할 수 없다”는 전제 아래 교파신도․ 불교․ 기독교의 모든 종교인, 신불기 세 종교는 초종교(超宗敎)로 국가제사인 국가신도에 충실하고 단지 종속(從屬)에 의해서만 ‘신교(信敎)의 자유’를 유지할 수 있다고 발표하였다. 다시 1890년에는 「교육칙어」를 발표하면서 “국가신도의 교의는 국체(國體)의 본의(本義)를 교전화(敎典化)한 것이다. 교육의 연원은 황조(皇朝) 황종(皇宗)을 숭배하는데 있다”고 하였다.
한국에서의 신사참배는 1925년 조선신궁(朝鮮神宮)이 완공되면서부터 문제가 되었다. 이때 경성기독교연합회에서는 조선총독부 앞으로 개진서를 제출하여 신사는 종교적 신앙의 대상이 됨으로 기독교학교의 교직원과 학생들의 강제적 참배는 종교상의 물의를 일으킴으로, 이 일은 유감스러운 처사라고 밝혔다. 이 일로 신사에 대한 참배는 강압적으로 하지 말고 각자 자유에 맡기도록 하였다.
같은 해 9월에는 일부 전문학교의 한국학생들이 반대시위를 벌였고, 10월에는 선교사들이 일본 수호신을 경배하는 것은 기독교 정신에 위배된 처사라고 주장하였다, 특히 연희전문학교의 기독학생들은 신사참배를 불참하기로 결의하였다. 〈신사참배를 강제적으로 시행하기는 1931년 만주사변을 일으키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일로 한국에 식민지정책이 강경해지면서 동시에 본격적으로 신사참배가 강요되었다〉.(「기독교대백과사전」:기독교문사 “신사참배”)
2)학교에 대한 강요
실질적인 강요는 학교에서부터 시작되었다. 1932(소화7)년 9월 추계 황령제일(皇靈祭日)에 평양 서기산에서「만주사변 전몰장병 위령제」가 거행되고 각 학교생도는 참배를 요구받았으나, 기독교계 학교는 참가를 거부하여 문제가 되었다. 결국 이날은 제의 후의 국민의례만 나가기로 타협하고 참가하였다. 그 후 당국은 전국 학교에 국민의례(國民儀禮)로서 신사참배(神社參拜)를 엄수하도록 통고하였다. 그러나 1932년 9월 제21회 장로회총회는 끝까지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당국과 교섭할 것을 결의, 마펫(S.A.Moffett), 차재명(車載明) 등을 위원으로 세웠지만 진전이 없었다. 그러던 중에 1933년 전북노회장, 1934년 황해노회장으로부터 참배 가부(可否)에 대하여, 더욱이 평안남도 순천 자산교회 목사의 지방 관청으로부터의 신사 건축비 징수문제에 대한 대응에 대한 문의를 비롯해 각지에서 신사참배 문제에 대하여 문의, 확인이 잇달았다. 그리하여 1934년 10월, 교섭위원을 세워 총독부 사회과장을 방문하여 총독에게 청원서 제출을 신청하였으나, 총독은 ‘기독교를 깊이 이해하기 때문에 지금은 제출하지 않는 편이 좋을 것이다’는 이유로 철회되었다. 그러나 그 후에도 지방 관청의 신사참배 독촉은 심해져 장로교 총회장 이인식(李仁植)이 12월 6일 교섭위원을 통하여 각 학교생도의 신사불참배 허용 청원서를 제출하였는데, 이번에는 “비록 교회경영이라 하더라도 교육령에 의한 학교이기 때문에 총독부의 교육정책에 따라야 하며, 반드시 참배거부를 희망하는 자는 명부를 제출하여 청원하시오”라는 종교과장의 엄한 회답으로 그 명부에 의한 개인탄압을 두려워하여 부득이 철회하였다. 후에 이는 교회가 역사의 정황을 바로 보지 못하고 안일하게 대처하므로 밀리기 시작하였다는 평가의 근거가 된다. 이리하여 신사참배 요청은 점차 강요의 도를 더하여 중대문제로 되어갔다. 더욱 일본에서는 1934년 6월 문부대신이 신사참배를 요구하여 사상국을 설치하고, 이듬해 5월에는 도시샤 가미다나 사건이 일어나 기독교에 대한 압박이 강화되고 있었다.
1935(소화10)년 11월 14일, 평안남도 지사는 도내 공사립 중등학교장 회의를 소집하고, 개회 벽두에 평양신사 참배를 명하였다. 이에 숭실중학교장 매큔(G.S.McCune)과 숭의여자중학교장 스눅(V.L.Snook), 안식교 순안 의명중학 교장 리(H.M.Lee)등이 거부하자, 선교사들은 12월 20일까지 회답의 유예를 달라고 요청하였다. 당시〈동아일보〉가 이를 자세히 보도했다. 이하는 당시의 요약된 기사들이다. “참배 거부 문제로 평안남도 태도 강경, 4명의 교장에게 그후 태도 회답 요구”(11월24일자), “위원회에서 유예미결”(26일자)로서 선교사위원회의 상황을 전하고, 당국은 각지에서 신사참배 문제에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통첩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또 “도 당국의 태도 강경, 미션교 재학생은 현재 10만명, 오노 학무과장이 국가의식에 참배는 당연, 폐교도 부득이 하다”(12월1일자). “12월 4일의 천황 제2황태자 명명 축하식에 참배를 통첩”(2일자), “신사참배는 할 수 없더라도 교내에서 식전을 거행하라고 명령”(4일자), 결국 “교내에서 식전을 갖고 제등행렬에는 종전대로 참가하였다”(6일자).
이 참배 불참가로 더욱 경직화된 도당국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개최하기로 한 평양노회의 집회 금지를 통고하였다. 그러자 매큔 등 선교사 대표가 총독부 학무국을 방문하여 교리상 신사참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고려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이에 대해 국장 와다나베는 ‘신사참배는 교육상 불가결하며, 기존 방침대로 실행하겠다고 일축하였다’고 동아일보는 보도하면서 (10일자) “신사참배 문제와 미션회의 태도”라는 제하에 윤산온(尹山溫:매큔) 박사 회견기를 크게 게재하고 있다. 윤 박사는 ‘조선 선교 개시 후 50년이 되었는데 이번과 같은 고민은 처음’이며, ‘위원회에서 잘 토의하여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해결하고 싶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고 있다(11일자). 이런 정황에서 13일 북미장로교선교회 집행위원회는 신사참배 거부를 결정하였고, 이튿날 이 뜻을 지사에게 서면으로 회답하였다. 총독부는 학무, 내무, 경무의 합동 국,과장회의를 열고 와다나베 학무국장의 담화로서 ‘신사참배는 교육상의 문제로 종교문제가 아니며, 더욱이 같은 기독교에서도 감리교나 천주교는 모두 신사참배 하였는데, 장로교와 안식교의 일부만이 오해하여 학교생도를 참배시키지 않는 것은 유감이다. 교회에서 잘 이해하고 참배하여 주었으면 하지만 강제할 의도는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하고 있다(15일자). 천주교는 일본에 대하여 로마교황청으로부터 1932년 5월 26일자로, ‘신사는 국가 의식으로 충성과 애국심을 표명하기 때문에 참배하라’는 통첩을 내었는데, 조선에도 1936년 5월 25일자로 같은 내용의 통첩을 내어 문제가 없이 참배하였다. 감리교도 처음부터 ‘신사는 종교가 아니요 국민의 의무이기 때문에 참배하여도 좋다’고 통고하여 별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천주교․ 감리교가 중앙집권제라고는 하나 개인적인 참배거부자는 적지 않았다. 역으로 장로교는 폐교에 직면하면서 의지가 약화된 자도 일부 생겨나 1935년 12월 4일 경신중학교와 정신여자중학교는 선교부실행위원회의 양해를 얻어 시험적으로 명치신궁에 참배하였으며, 연희전문학교장 언더우드와 캐나다 선교사들은 ‘학교 운영상 교회와는 다르기 때문에 당국의 지시를 지켜야 한다’는 견해를 가졌다. 초기부터 교회의 입장이 타협 쪽으로 흐르거나 의견이 일치를 보지 못하고 분열하는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이 또한 교호가 일치된 강경한 모습을 보일 수 없는 이유가 되었다.
그러나 남장로교의 해외선교부 총무 폴턴(Dr. Darby Fulton)은 아버지가 간사이 신학교 교장으로 고베에서 태어나서 성장하고 일본에서 선교를 오래하여 일본의 사회정세, 특히 신사문제에 정통한 사람이었다. 1937년 2월 조선에 와서 전주에서 개최된 남장로교회 총회에서 ‘신사참배는 종교행위 임에 틀림없으며, 강요가 불가피하다면 동 교파계 학교는 모두 폐교한다’는 안을 가결시켜 이른바 풀턴성명을 발표하고, 총독부의 정책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것도 사양치 않는 강경한 태도로 나왔다. 이에 대하여 미나미가 총독이 되면서 불참배 학교에 대하여는 한층 더 강경하게 가차없이 폐교를 명하였다.
〈동아일보〉는 1936년 8월 이래의 정간 해제 후인 1937년 7월경부터 거의 매일 미션계 학교의 문제를 취급했다. 다음은 1938년 6월 29일자 사설 “선교회 교육인퇴”의 일부이다.
〈세인(世人) 주시의 표적이 되어 온 미슌회의 교육 인퇴 문제 … 작 27일의 북장로교 선교회 총회는 우리의 기대에 반하야 드디어 교육 총인퇴를 가결, 정신(貞信)의 폐교와 연전(延傳),세전(世傳)의 2전문학교, 경신․정신․신성․보성․계성․신명의 6중등교에 대한 일체의 보조금 정지는 물론 미슌계의 교육인 까지도 총 인퇴할 것을 선언하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소화13(1938)년 2월까지의 사이에 북장로파가 경영하는 8중등학교 및 남장로파 경영학교 10개교(중등1,초등9)를 각각 폐교하기로 결의”하여 숭실전문학교도 폐교하였다. 더욱이 총독부는 신사 불참배 등 여러 가지 구실을 붙여서 사립을 공립으로, 교장이나 교무주임을 일본인으로 교체시켜 주도권을 장악해갔다. 1933년 9월 모곡학교 교장 남궁억(南宮檍)을 체포하고, 학교를 공립으로 하였다. 또 1942년 9월에 연희전문학교 교장 윤치호(尹致昊)를 사임시키고, 후임으로 일본인을 임명하였다. 배화여자고등보통학교는 교무주임을, 오산학교는 교장을 강제적으로 일본인으로 교체시켰고, 루씨여자고등보통학교는 일본인의 손에 들어가 항도고등학교로 개칭되었다. 정신여학교는 일본인이 교장이 되고, 보성여학교는 신천여자상업학교로 되어 친일파에 넘어갔다. 이렇게 총독부는 신사참배를 도구로 기독교계 학교를 전면적으로 굴복시켰다. 유교․불교․기타 일부 신흥종교 등은 기독교회에 대한 대항세력으로서 오히려 보호․육성되었다. 그들은 전면적으로 순종하였기 때문에 문제가 없었으며 남은 것은 기독교회, 특히 완고한 장로교회뿐이어서 총독부는 표적을 하나로 좁혀 공격을 하게 되었다. 최근 한일관계에서 볼 수 있는 어려움의 하나는-예를 들어 종군위안부 문제 같은- 일본정부가 일제 때의 잔학행위를 심정적으로는 인정하면서도 공식적으로 혹은 정부차원에서 이뤄진 일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이다. 물론 그 잘못된 역사이해가 관련문서의 공개로 사실이 아님이 드러나기도 하지만 저들이 세계의 질타에도 계속 같은 변명을 하는 것에는 이유가 없지 않다. 역사의 형태는 실제 현장에는 어떤 인물이 일을 주관 했느냐에 따라 강온 전략이 많이 달랐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래서 역사의 정황을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당시 인물연구가 필수적이다.
3) 교회에 대한 강요
①초반의 압력 -미나미 조선총독취임
1936년 8월 우가키 총독의 후임으로 육군대장 미나미가 취임하였다. 미나미는 1929년 8월부터 1930년 12월까지 조선군 사령관을 지냈다. 그는 이듬해 4월부터 12월까지 우가키의 후임으로 육상(陸相)으로 있을 때 ‘만주사면’을 일으키고 1934년 12월부터 1936년 2월까지 관동군 사령관 겸 만주국 주차특명전권대사로서 절대적 권력을 떨쳤다. 그러나 2․26사건 후의 군인 숙청으로 관동군 사령관에서 해임, 예비역으로 편입되어 칩거한 지 반년 만에 조선총독의 명을 받아 8월 26일에 부산에 상륙, 이튿날 다음과 같은 「취임에 즈음한 유고논고(論告)」를 발표했다.
〈현재 세계의 정세는 점차 험악해지고, 제국의 형편도 용이하지 않아, 안으로 크게 국민정신의 도야, 경제실질의 강화를…아울러 일만일체(日滿一體)의 원대한 계획을 이루고, 양국 공동번영의 실질을 배양하는 것은 필수적으로 중요한 시무(時務)로서, 즉 인적 물적 두 요소에 걸쳐서 내선일여(內鮮一如), 조선과 만주가 서로 의존하는 경지를 통찰하고…이 이상(理想)에 이르는 길은 다시 크게 황도국가의 본연을 의식하고…이로써 물심양면의 만전을 기하는 데 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그가 최초로 한 일은 그날 내려진 동아일보의 무기정간 처분이었다. 이것은 소위 일장기말소사건에 의한 것으로 이듬해 6월에야 해제되었다. 이 처분은 “내선일여”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보고, 민족말살을 전면적으로 강행하게 될 앞날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는 취임 후 9월 24일의 최초 도지사회의에서 역대 총독 가운데 처음으로 신사숭경(神社崇敬)에 대하여 구체적인 훈시를 하였다.
〈우리 특수한 국체에 대한 인식을 북돋우고 건강한 국민정신을 도야하여 생활신조의 기본으로 삼도록 하는 것은 내외의 시국의 중대성에 비추어 최선의 급선무이며…원래 신사숭경(神社崇敬)은 일본 정신의 중추를 이루는 것이어서 강토 내의 민중의 신사를 중심으로 하여 일본 정신의 자각에 합치하는 것은, 즉 사상․ 민속의 순화와 국운의 융성한 번영을 이루는 소이로서…신사의 번영과 신위의 현양에 대하여 한층 노력할 것을 간절히 바란다.-후략-〉
「불온 책동의 미연 방지책」은 12일 「사상범 보호관찰령」시행으로 나타났고,「특수사상 악화지대 정화공작」이 시행되었다. 이듬해 1937년 2월 사상보호단체 「대화숙(大和熟」을 설치, 사상범이었던 자를 강제로 가입 감시하였다. 4월 제2차 도지사회의에서 “국체명징, 선만일여, 교학진작(敎學振作), 농공병진, 서정쇄신”의 5대 정강을 발표 하였다.
“일부의 사상의 안정을 결하고 사회의 공기를 악용”하는 것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기독교회요, 그 영향 아래 있는 것이 학교였다. 학교는 궁지에 몰리고 있었다. 남은 학교를 어디부터 칠 것인가를 놓고 미나미는 초대 총독 데라우치의 방법을 그대로 답습하였다. 민족의식이 강한 기독교 지도자들을 그 관련 단체 탄압에 의하여 모두 연좌, 굴복시키고, 교회를 위축시켜서 따르게 하는 방법이었다.(「한국기독교와신사참배문제」, p70)
②중일전쟁(中日戰爭) 발발
그리고 7월 7일「노구교사건」에 의하여 일본은 중일전쟁에 돌입하였다.
〈조선에서는 일찍이 병합 이래 보지 못한 대규모의 동원, 군수 기재의 징발 및 일본 내지 대부대의 조선 통과 북중국 수송 등에 의하여, 일반 조선 민중은 사변이 의외로 중대하다는 것을 감지함과 동시에 신문 등에서 전하는 일본에 불리한 국제적 동향에 자극되고 혹은 확대된 전국(戰局)의 수습을 의구(疑懼)하여 일본의 패전을 연상시키는 것 같은 언동을 하고…막연히 정치적 경제적 불안을 느끼거나 그것이 여러 가지 유언비어로 되어 전하여 지고 사태가 확대됨에 따라 이런 종류의 불안은 점점 농후하게 되어가는 경향이 있었다.〉(「조선총독부관방문서과」,《시정30년사》pp482-483)
미나미 총독은 7월 17일 급히 개최한 임시 도지사회의에서 “시국의 중대성을 철저히 주지할 것, 일본의 지도적 지위를 내선일체(內鮮一體)인 반도 민중에게 확인시킬 것, 중국의 올바른 인해”라는 세 항목에 대하여 “바른 인식과 강한 신념을 널리 펴 사상․ 정신상에서의 진정한 내선일체의 실(實)이 이러한 국가 비상시기에 명쾌하게 나타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하고, 「조선중앙정보위원회」라는 정보 및 계발․ 선전기관을 설치하였다. 8월에 제2차 임시 도지사회의를 개최하고, “전번의 세 항목의 강화 철저, 시국의 장기화를 각오하고 진지하게 제 시설을 수행, 제 산업의 급속한 대규모의 개발, 발전에 노력할 것”을 요청하고 전면적인 대륙 병참기지화 체제에 돌입하여 황민화(皇民化)(민족말살)정책이 강행되었다. 이때부터 1면1신사(一面一神社)정책이 강력히 추진되어 6일을 애국일로 정하고 국기게양(國旗揭揚), 국가봉창(國歌奉唱), 동방요배(東方遙拜), 신사차배(神社參拜)를 더욱 힘써 행하게 하였으며 10월에 황국신민서사(皇國臣民誓詞)를 제창(提唱)하도록 강요하고, 12월에는「어진영」을 전학교에 배포하여 배례(拜禮)를 강요하였다.
또 1938년 2월에는 「육군특별지원병제」를 확정하였고, 3월에 「조선교육령」을 개정하여 학교의 명칭, 교육내용을 일본인 학교와 동일하게 하고 조선어의 사용을 금지하였다. 그리고 5월에는「국가총동원법」이 조선에 적용되고, 7월에는「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이 조직되었다. 1939년에는「창씨개명」을 실시하고, 또「국민징용령」에 의하여 강제연행을 시작하였다. “내선일체는…형체도 마음도 피도 살도 모두가 일체로 되지 않으면 안 된다.…내선은 융합이 아니요 악수가 아니라 몸과 마음 모두 진실로 일체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내선일체의 최후는 내선 무차별 평등에 도달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미나미가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이 조선민족을 완전히 일본인화 하고, 병력 노동력으로서 총동원하는 정책을 강행하였다. 그런데 전조선 50만에 이르는 예수교도에 있어서는 시국에 대하여 자못 냉담한 태도를 가지고, 신사에 있어서 국가행사에 참가하는 것은 기독교의 계명에 위반된다 하여 이를 응하지 않으며, 혹은 예수를 만왕의 왕이라 설명하여 불경죄로 물어 처단하는 일이…곳곳에 발생하였다. 소화 12년 말경이 되어 마침내 기독교 교역자(조선인)20여 명이 동방요배와 아울러 국기에 대한 경례에 응하지 않았기 때문에 각각 처분된 사건이 발행하기에 이르고 이후 본년(소화13〈1938〉년)4월까지 기독교 교도 또는 교역자로서 신사참배 등 시국과 관련하여 처벌한 자는, 불경죄 4건 17명, 보안법 위반 5건 5명, 구류3건 3명, 행정검속 5건 7명, 계17건 32명에 달하며, 그 외 신사참배로 인한 학교 아동의 퇴학자 2건 4명, 정학자 3건 27명 근신 1건 2명을 내었다.(〈경무국 보안과〉임호일,「사변하의 기독교」:〈조선〉,1938년 11월 초)
천주교는 전술한 바와 같이 교회의 통첩이 나왔고, 감리교는 1938년 9월 3일 다음과 같은 통고문을 총리사 양주삼(梁柱三) 명의로 냈다.
〈신사참배는 국민이 당연히 봉행(奉行)할 국가의식이요, 종교가 아니라고 한 것을 인식하셨을 줄 압니다. 그런고로 어떤 종교를 신봉하든지 신사참배가 교리에 위반이나 신앙에 구애됨이 없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이성상,〈감리교와 신학대학사〉,1975, p213)
10월의 감리교 총회에서는 미나미 총독이 임석하여 “대일본 국민인 자는 그 신앙하는 종교의 여하를 불문하고 모두 천황을 존숭하고 조상의 신을 공경하며 국가에 충성을 다해야 하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는 바로서 신교의 자유는 대일본국민인 범위에서만이 용인되는 것이다. 따라서 황국신민 된 근본정신에 배치되는 종교는 일본의 국내에서는 절대 그 존립을 허락할 수 없다.”라고 훈시하였다.(「조선총독부관방문서과」〈유고훈시, 연술총람〉, p707)
완강히 신사참배 거부를 계속하던 장로교회에 대하여는 1938년 2월 다음과 같은 방침으로 감시, 탄압을 더하였다.
(1) 교역자 좌담회를 개최케 하여 일반 신도들을 계몽시킨다.
(2) 지도 및 시설
①교회에 국기 게양탑을 건설케 한다.
②국기에 대한 경례, 동방요배, 국가봉창, 황국신민의 서사 제창 등의 실시, 전승 축하회, 출전 황군의 환송영 등의 국가적 행사에 적극 참가시킨다.
③학교생도의 신사참배는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일반 교도에게는 먼저 신사에 대한 관념을 시정, 이해시켜 강제로 함이 없이 실효를 거두도록 지도한다.
④서력 연호는 역사적 사실을 증명하는 경우 외에는 사용하지 않도록 습관들이게 한다.
(3)외국인 선교사에 대하여 이상의 실시에 대하여 지각시킨다.
(4)찬미가, 기도문, 설교 등에서 내용이 불온한 것을 검열, 일감 등에 의하여 엄중히 취제한다.
(5)당국의 지도에 따르지 않는 신도에게는 법적 조치를 취한다.
(6)국체에 적합한 예수교의 신건설운동에 대하여는 내용을 검토하여 적극적으로 원조한다.
(「조선총독부관방문서과」,〈최근조선치안상황〉, p390-391)
이러한 방침에 따른 교회와 노회에 대한 엄중한 감시와 탄압과 집요한 공격에 의해 장로교회도 점차 붕괴되기 시작하였다. 최초 순천노회를 시작으로 2월 9일 전국에서 가장 교세가 강성하던 평북노회가 굴복해 신사는 국가의식이라 하여 신사참배를 결의하였다.(「한국기독교와 신사참배문제」, p73)
같은 달 총독부는 다시 이승만계의 「흥업구락부사건」(적극신앙단사건, 청구구락부사건)으로 전 독립협회 회장․ 신민회 회장이요 105인 사건의 중심인물이었던 윤치호, 전 독립협회 간부요 YMCA 총무인 신흥우․ 구자옥 등 YMCA와 교회 관계자 54명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검거하였다. 윤치호 등은 석방의 대가로 기독교를 통하여 내선일체의 실적을 거둘 것을 서약하고 조선YMCA 의 일본YMCA 에의 합체, 감리교회의 일본메소디스트교회에의 합동 결의를 추진하였다.
그리하여 1938년 27회 총회를 앞두고 전년 안창호계의 흥사단사건에 연루된 사람들과 합하여 백명에 가까운 지도자들은 총독부의 꼭두각시가 되어 교회를 압박하는 자들이 되었다. 또 전 신민회 간부로 안악사건에 연루되는 등 강경한 신사참배 반대자였지만, 체포된 후 일변하여 친일목사가 된 이승길(李承吉), 김일선(金一善) 등도 가세하여 9월 장로교회 총회 총대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참배에 찬성하도록 설득에 힘썼다.
이와 같이 총독부는 장로회 총회에서 참배 결의를 하도록 하는 한편 탄압을 강화하고 또 교회의 유력한 지도자들을 회유하여 「내선 기독교 일체운동」을 추진하는 등 주도 면밀한 준비를 진행시켰다.
③불법가결
1938년에 평양에서 장로교총회가 개최되기 2주일 전 경찰국장은 선교사들을 불러서 총회에서 신사참배문제를 가결하도록 하고, 절대로 이를 간섭하지 말라 하였다. 또 신사참배에 대하여 비난하는 발언을 한다든지 반대투표를 하면 이는 천황을 모욕하는 행위로 다루겠다고 위협하였다. 총회대표들은 총회에 참석하기 전에 모두 그 지방의 경찰서에 소환을 당하여 총회가 개최되는 첫날에 반드시 신사참배문제를 가결할 것을 다짐받고 왔다. 이에 대표들은 총회에 출석할 수 없다고 핑계하려 했으나 경찰에서는 반드시 총회에 출석하여 신사참배에 찬성하는 투표를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잡아서 감옥으로 보내겠다고 위협하였다. 사실 많은 대표들이 감옥으로 가고, 일부는 평양 경찰서장실로 호출되었으며, 평양으로 가는 대표들은 두명의 미행을 받아야했다. 총회가 개최되던 전 날 모든 선교사 대표들은 ‘선교사들은 외국인으로 자격이 없기 때문에 절대로 아무 말도 하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다. 드디어 1938년 9월 9일 평양 서문밖예배당에서 제27회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가 개최되었다. 대표들은 모두 경찰의 지시에 따라 기계처럼 움직였다. 마침내 회장이 신사참배문제를 제안하였다. 선교사단에서는 미리 협의하기를 방위량 목사가 선교사를 대표하여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발언을 하도록 하였다. 그래서 방위량 목사가 신사참배를 반대하는 말을 하려고 일어서자 경관은 소리를 지르며 앞으로 뛰어나가 방위량 목사의 발언을 제지하였다. 한동안 소란 후 방위량 목사가 회장에게 다시 발언권을 청하였으나 회장이 허락을 하지 않으므로 방 목사는 말하기를 “그렇다면 나는 하나님의 율법과 교회의 헌법에 반대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반대했다고 의사록에 기록하시오”라고 하였다. 다른 선교사들도 방위량 목사와 같은 요구를 하였다. 2일째 속회시에는 수백 명의 사복경찰관이 포위하였고, 강단 전면에는 경관이 배치되었으며, 좌우 후방에는 무장경관이 에워싸고 있었다. 주기철․ 이기선․ 김선두 등 강경히 반대한 지도자들은 모두 사전에 구금되어 한 사람도 출석하지 못했다. 오전 10시, 전날 평양 경찰서에서 협의한 대로 평양․ 평서․ 안주 3노회 대표 박응준에 의하여 신사참배 결의와 성명서 발표의 긴급제안이 나와 반대 의견은 무시되고 반대자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가결시켰다. 총회는 다음과 같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총회 폐회 후 부회장이 임원을 대표하고 각 노회장이 총대를 대표하여 평양신사에 참배하였다.
〈성명서(聲明書)
아등(我等)은 신사는 종교가 아니오 기독교의 교리에 위반하지 않는 본의(本意)를 이해하고 신사참배가 애국적 국가 의식임을 자각함, 또 이에 신사참배를 솔선 여행(勵行)하고 추(追)히 국민정신총동원에 참가하여 비상시국하에서 총후(銃後) 황국신민으로써 적성(赤誠)을 다하기로 기(期) 함.
우(右) 성명함
소화 13(1938)년 9월 10일
조선예수교장로회총회장 홍택기(洪澤麒)〉
이것은 불법적이었다. 그러나 이후 경찰의 압제를 무릅쓰고 담대히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고문을 당하고, 여러 달 동안 감옥생활을 한 이들도 수백 명이 있었다.(「한국교회사」,곽안전, pp190-193)
1940년과 1941년 전쟁준비를 끝낸 일본 군대는 기세를 올렸다. 전에 한국에서 문화정치를 해보려고 힘썼고, 또한 일본이 너무 군벌주의로 흐르는 것을 반대하던 사이도가 일본 총리대신이었으나 일본의 젊은 군인들에 의해 피살당하였다. 드디어 진주만을 포격함으로써 미.일전쟁이 발발하였고 모든 선교사는 한국에서 추방을 당하여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어 선교사업은 거의 중단되고 선교사들과 접촉이 많았던 교인들은 요시찰 인물이 되어 늘 경찰의 간섭을 받아야 했다. 태평양 전쟁이 치열하여감에 따라 한국교회에 대한 경찰의 압제는 날로 심하여졌다. 200여개의 교회가 폐쇄 당하였으며, 2000여명의 그리스도인이 옥에 갇혔고, 50여명의 교역자들이 순교를 당했다.
조선기독교회 전체가 일본기독교단에 예속된 후로는 통리라는 직명을 두어 이 교단을 그들의 노선대로 이끌어가게 하고 이러한 처사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은 투옥하거나 강단에서 몰아내고 일제의 요구에 순응하는 사람들만 교회를 다스려 나가게 하였다. 그리하여 교회를 떠나는 교인이 많아 교인수가 거의 반으로 줄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때 받은 박해가 후시대 한국교회를 더욱 정결케하고 담대케 하여 진정한 교회 발전의 원동력이 되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④교회의 훼절(毁節) -굴절 후의 교회
총회의 불법가결 다음달 17일「시국대응기독교장로회대회」를 개최하고, 미나미 총독이 참석하여 감리교 총회에서 했던 내용과 똑같은 훈화를 하면서 천황존숭(天皇尊崇), 경신숭조(敬神崇祖), 국가(國家)에 대한 충성(忠誠)을 요구하고 황국신민의 근본정신에 반하는 종교는 절대로 존립을 허가할 수 없다고 경고하였다. 참가자 약 3천명은 황국신민의 서사를 제창하고 ‘우미유가바’를 연주한 후, 일장기를 선두로 시내를 행진하여 조선신궁에 참배하고 남대문소학교에서 신도대회를 개최, 황거요배(皇居遙拜), 국가합창(國歌合唱), 무운장구(武運長久) 기도 후 오카모토 소장(少將)이 시국강연을 하고 나서 산회하였다. 한 번 굴복한 뒤의 교회나 개인은 끊임없이 붕괴되어 갔다. 같은 해 12월 12일 전국 각 교파 대표로서 홍택기, 김길창(金吉昌), 양주삼, 김종우(金鍾宇), 이명직(李明稙) 등이 이세(伊勢) 신궁, 가시하라 신궁 등에 참배하기 위해 일본으로 갔다. 탄압은 점입가경(漸入佳境)이었다.
교회에 대한 탄압은 탄압에 더하여 한 도시 한 교회만 남기고 외의 교회는 다 폐쇄시켜버렸다. 신사참배 외에도 ‘가미다나 설치, 국민의례, 궁성요배, 국방헌금, 애국헌금, 항공기헌금, 교회 종이나 철제 문짝 공출, 위문대 강요, 근로 봉사’ 등 저들의 요구는 끝이 없었다. 1942년 3월에는 각 교파의 말살을 꾀하여「조선혁신교단」(후에 조선감리교단)을 만들어 통합시키고 성경을 탄압하여 모세오경과 요한계시록을 말살시켰으며 나아가 4복음서 이외의 신구약성서 전부를 금지하고, 찬송가도 제한하였다. 주일 아침예배를 제외한 거의 모든 집회를 금지시키고 교회당 안은 황국민서사, 황도실천, 전도, 보국 등의 게시물로 메우게 하였다. 1943년 성결교회, 안식교회, 침례교회가 해산되었고, 1945년「일본 기독교조선교단」에 전교파가 통합되었으며, 목사들은 신관(神官)에게 인솔되어 한강에서 미소기(신도의 재계의식)을 받았다. 교회는 더 이상 기독교회일 수 없을 정도로 훼절되어갔다.
신궁참배의 강경한 반대로 체포되어 고문당한 끝에 전향한 괴산의 남기종(南基宗)과 박규호(朴圭浩)는 “황국신민으로서의 핵심을 관철하는”것을 목적으로 하여「기독교황도선양연맹」을 결성하였으며, 같이 전향한 유형기(柳瀅基)등은「시국대응 전선(全鮮) 사상보국연맹」이나「황도문화관」의 원임이 되어 활동할 것을 강요받았다. YMCA창설자의 한 사람으로 「예루살렘 국제선교협의회」에서 일본 대표에 대하여 한걸음도 양보하지 않았던 김활란(金活蘭)도「조선임전보국단」,「조선언론 보국회」의 지도원 및 임원이 될 것을 강요받았다. 기타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전시동원을 위해 동원되었다.「수양동우회사건」으로 검거된 후 전향한 정영도(鄭永道)는 “중일전쟁 성전(聖戰)선언문”을 미국의 친구․ 주지사․ 상하 양원 의원 등에게 4,776통이나 자비로 우송하였다. 3․1독립선언서 서명자 33인 가운데 한 사람인 박희도(朴熙道)는 1939년 1월「동양지광」(東洋之光)을 창간하여, 그 권두언에서 “반도 2천만 동포의 심흉(心胸)에 일본 정신을 철(徹)하고 황도정신을 앙양하며, 폐하의 적자(赤字)로서 황국 일본의 공민으로서 예외 없이 국체의 존엄을 체득하여, 황국 일본의 대사명을 준봉(遵奉)하고 황도의 선포, 국위의 선양에 정진하며, 이로써 동양의 평화는 물론 소위 팔굉일우(八紘一宇)의 일대 이상을 펴서…내지인의 뇌리로부터 두 개의 대립된 민족의 존재를 연상시키는 듯한 관념을 불식하고…현재의 내지인 조선인이라는 칭호를 단순한 지방적 칭호로서만 존재하는 데까지 도달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내용을 편집 방침으로 삼았다. 그리고 고문에 윤치호, 이사에 장덕수, 신흥우 등 저명한 기독교 지도자를 두었으며, “영미타도 좌담회”를 개최하고 징병제도가 실시되자 “동방을 향하여 엎드려 감격에 목메어 울었다.” (「징병제실시에 대하여」,〈동양지광〉,1942,6월호 p2)
흥업구락부사건에 연좌되었던 전 YMCA 총무 신흥우는 “주 예수는 나라를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다. 우리나라는 일본제국이요 종교인, 조선인이기 전에 우선 일본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천황폐하의 충성스러운 적자로서만이 일본을 사랑하는 것이요 그것이 조선인 기독교도에게 주어진 신의 명령이라는 것을 나는 감히 확신한다.”라고 했으며, 채필근(蔡弼近)도 “국민정신총동원이 필요한 이때에 종교인도 국가에 충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것을 이단이라고 말하는 자야말로 오히려 이단이다”라고 폭언을 하였다. 「흥업구락부사건」에 연좌되었던 윤치호는「국민정신 총동원조선연맹」에서 발기인이었으며, 후에 상무이사가 되고「국민총력연맹」이사,「임전대책협의회」위원,「흥아보국단준비위」위원장,「조선임전보국단」위원장, 후에 고문,「대화동맹(大和同盟)」위원장,「조선언론보국회」고문 등 전시체제 아래서 잇달아 결성된 많은 단체에 관계하여 임원으로, 강사로 큰 활약을 하였다.
「국민정신총동원조선연맹」의 후신인「국민총력조선연맹」에서는 3․1독립선언서 서명자 33인 가운데 한 사람인 정춘수(鄭春洙), 「수양동우회사건」에 관련되었던 정인과(鄭仁果) 등이 활동하였고 황도학회, 임전대책협의회, 임전보국단, 언론보국회 등에도 많은 기독교 지도자가 임원으로 활동하였다. 그것이 외부 압력에 의한 것이었든 자발적인 것이었든 지도자들의 잇따른 굴종은 신도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고 더욱이 굴종한 자들은 굴종하지 않은 자들을 매도하는 유다가 되어 더러운 불신이 교회를 더욱 어둡게 하였다. 그러나 강대한 파시즘의 폭력 앞에 맥없이 스러져 간 교회와 개인도 있었지만, 결단코 복종하지 않은 사람들도 있었다.
3. 신사불참배(神社不參拜)운동의 전개
1)선교사들의 즉각적 대응
조선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신사참배가 결의되자 선교사들은 따로 모임을 갖고 총회에 항의하여 9월12일 경안노회 소속 선교사 크로더스(J.Y.Crothers;권찬영(權粲永))목사 외 25명의 연서(連書)로 “총회의 결의는 하나님의 계율과 조선예수교장로회 헌법에 위배될 뿐만 아니라 우리들에게 발언을 허하지 않고 강제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일본 헌법에 부여한 신교 자유의 정신에도 어긋난다.”라는 요지의 항의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완강한 경찰의 제지로 이 항의서마저 총회에 전달하지 못하고 무위로 끝났다. 이 일로 인하여 선교부와 노회 사이에 의견 충돌이 생겼으며, 노회에 소속되어서 같이 협력하던 선교부는 노회와 끊고 독자적으로 선교사업을 진행해 갔다. 이후에도 평양의 해밀턴(F.E.Hamilton), 말스버리, 만주 홍경의 헌트 등의 선교사들은 물심양면으로 힘써 원조하였다. 특히 헌트는 참배반대 문서를 대량으로 인쇄 배포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그러나 신사참배에 대한 의견이 꼭 일치하였던 것은 아니다. 감리교 선교사들은 미온적인 태도를 표명하였고 미국 북장로회 선교부 소속 선교사 중에서도 블레어(W.N.Blair)ㆍ로버츠(S.L.Roberts)ㆍ솔타우(I.S.Soltau)ㆍ홀드크로프트(J.G.Holdcroft)ㆍ로드(H.A.Rhodes)는 강경파에 속했으나, 연희전문학교장인 언더우드(H.H.Underwood) 선교사는 신사참배를 결의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일제에 찬사까지 보냈다. 또한 미국 남장로회 선교사들도 광주에 모여 신사참배를 반대하고, 각 지역 미슌회는 소속 노회를 탈퇴하여 독자적으로 전도사업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한편 캐나다선교부는 신사참배 결의에 동조하고 그들이 활동하고 있던 모든 사업(학교ㆍ병원 포함)을 발전시켰다. 그러나 1941년 12월 4일 제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모든 선교사들은 강제출국을 당하였다.
2.)평양신학교의 저항
신사참배에 대한 저항이 조직적이고 집단적으로 본격화된 것은 교회와 노회에 대한 강요가 강화되었던 1938년 초부터이다. 참배반대에 대한 협박과 회유에 견디지 못하여, 마침내 그해 2월 9일 평북노회가 참배 결의를 하였다. 이에 격분한 평북노회 소속 신학교 학생들이 노회장 김일선(金一善)이 심은 나무를 베어 버리고, 이를 계기로 신학생들이 결속하여 각자 소속된 노회에서 참배반대 운동을 전개하였다. 이로 많은 학생들과 이를 교사(敎唆)했다는 혐의로 박형룡(朴亨龍) 교수 등이 경찰서에 연행되었다. 이는 최초의 집단적 저항으로, 이들은 일단 석방되었으나 다시 검거되었고, 학교는 항상 형사들이 교실 안에까지 들어와 감시하는 사태가 되어 마침내 9월 20일 무기휴교하게 되었다.
3)집단적 조직적 저항
평양신학교사건을 계기로 하여 교회, 노회, 각종 단체에 대한 협박과 회유 등 탄압이 점차 강화됨에 따라 교회와 개인의 인적 지역적 연대도 강화되어 조직적 집단적 저항운동도 확대 되었다. 그 핵심 인물이 평안남도의 주기철(朱基鐵), 평안북도의 이기선(李基宣), 경상남도의 한상동(韓尙東), 만주 흥경에 주재하던 헌트(B.F.Hunt:한국명 한부선) 선교사였으며, 남북을 바삐 다니며 정보 연락과 조직화를 꾀한 사람은 평안남도의 이주원(李朱元)이었다.
평양신학교 반대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던 것은 교내 부흥회에서 있었던 주기철의 “일사각오(一死覺悟)”라는 설교였고, 이로 그는 참배반대를 교사하였다고 하여 검거되었다. 그의 설교는 1940년 9월에 제4차의 검거․투옥을 당하여 1944년 4월 옥사하기까지 이어지는 불굴 저항의 계시였던 셈이다. 그의 신사참배 반대는 부산 초량교회에서 목회를 하던 1931년, 즉 경남노회가 신사참배 거부를 제안하여 가결시킨 때에 이미 시작되었다. 그는 히데요시의 침략을 맨 먼저 맞았던 경남 웅천에서 태어나, 민족운동의 본산으로 이승훈이 창설하고 조만식이 교장으로 있던 오산학교를 졸업하고, 연희전문학교를 눈병 때문에 중퇴한 후 고향에서 신간회의 오상근(吳商根) 밑에서 청년운동에 분주하였다. 이후 그는 김익두의 부흥회에서 회심하고 평양신학교에 입학하여 1926년에 졸업한 후 초량교회에 부임하였다. 1931년에는 마산 문창교회로 전임하였으며, 1936년에는 은사인 조만식 장로의 간청으로 평양 산정현교회로 옮겼다. 점차 학교와 교회에 대한 참배강요가 강화됨에 따라 참배반대의 결의를 더욱 굳게 하고 동지를 모집하여 전국적인 운동을 전개하였다. 평안남도에서 그와 활동을 같이 한 사람들은 채정민(蔡廷敏), 방계성(方啓聖), 김의창, 이주원, 박관준 등 10여 명이 있었다.
평안북도에서는 이기선이 중심이었다. 그는 장로회 총회의 신사참배 결의 후 의주의 북하단동교회를 사임하고 반대운동을 전개하였다. 1939년 4월 평안남도의 채정민을 만나 “타락한 현존 교회는 그리스도 재림과 함께 멸망한다, 신사참배와 같은 진리에 반하는 것에는 죽음으로써 대항하고 순교도 불사한다.”라는 결의에 일치, 신사에 참배하지 않는 새로운 교회 건설이야말로 최대의 급선무요, 이를 위하여 동지를 규합하고 전국적 운동을 전개할 것을 약속하였다. 1940년 안동시에서 동지와 협의하였는데 그 내용은 〈첫째, 신사참배를 실시하는 학교에는 자제를 입학시키지 않는다. 둘째, 신사에 참배하여 신의 의사에 반하는 현 교회에 출입하지 말고, 약체화와 해체를 도모한다. 셋째, 불참배 동지만 단결하여 진지한 가정예배를 지키고, 이를 육성하여 진실한 교회건설을 목표로 한다.〉였다. 이 방침은 전국의 동지들에게 전달되어 이때부터 만주, 평안도, 경상도에서 참배 반대자들이 교회를 이탈하여 가정과 산에서 드리는 작은 규모의 비밀예배가 성행하게 되었다.
함남노회 소속인 이계실 목사는 자신이 관장하던 덕천교회ㆍ동덕천교회ㆍ기곡교회ㆍ상수리교회ㆍ장흥교회 등을 노회에서 탈퇴시키고 신사참배 및 동방요배를 거부하였다. 이 일로 이 교회에 소속되었던 홍종현을 비롯, 위병연ㆍ서의균ㆍ홍종선ㆍ신필균ㆍ이창수ㆍ안승주ㆍ한윤몽ㆍ한치상ㆍ한사몽ㆍ한복현 등이 함흥경찰서에 구금되어 심한 고문을 당했다.
경상남도의 신사참배 반대운동은 한상동을 중심으로 하였다. 그는 사립 실용학교에서 김선곤 목사로부터 독립사상의 영향을 받아 동래고등보통학교 재학 중 3․1운동에 참가하였다가 체포된 경력이 있었다. 25세에 세례를 받고 피어선고등성경학교를 나와 경상남도의 한촌(寒村)에서 전도한 후, 평양신학교에 들어가 1937년에 졸업하여 주기철 목사가 목회했던 초량교회에 부임하였다. 그리고 1938년 10월 일제가 정의와 신의에 반하는 우상숭배인 신사참배를 강요하고 있지만, 굴복하지 않고 절대로 참배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는 강렬한 참배반대 설교를 하였다. 이듬해 마산 문창교회에 전임하여 한층 운동을 강화하여 추진하다가 교회장로들과 함께 체포되어 40일간 구류되었다. 11월에 동지 10여 명이 모여 이주원으로부터 북부의 이기선 그룹의 활동과 방침에 대한 보고를 받고 남부에서도 그것을 더욱 강화하기로 뜻을 같이 하고 다음 사항을 결정하였다. 〈첫째 신사참배를 시인하는 노회원의 노회출석 저지, 노회 부담금 납입 거부, 둘째 신사불참배자들만에 의한 신노회 결성, 셋째 참배에 굴복한 목사로부터의 수세거부 호소, 넷째 불참배 동지의 상호원조, 다섯째 불참배 그룹에 의한 가정예배, 기도회를 확대발전시켜 동지 확보에 노력한다.〉그리하여 경상남도를 5개 지역으로 나누어 담당자를 정하여 운동을 이끌고 노회 중의 부인전도회나 위원회 임원에 동지를 들여보내 노회 내부로부터의 개혁을 꾀하는 등 다양한 운동을 전개하였다.
1940년 4월 평양 채정민 목사 집에서 한상동, 이기선 등 20여 명이 2월 이래 제3차 검속에서 풀려난 주기철을 중심으로 모여 신사불참배운동자 연합회를 개최하고 현 노회 해체, 신사불참배노회 재건과 동지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고 연합회를 장차 총회로 발전시킬 것을 결의하였다. 그리하여 평양과 경상남도를 중심으로 한 반대운동은 전국적으로 크게 고양되고 지하운동은 표면으로 부상되어갔다. 이것은 6월에 한상동이 총독부에 낸 신노회 결성 진정서나 각 지사에게 신사불참배 진정서를 작성하여 제출하려고까지 할 정도의 기세였다.
또한 전북노회에서는 전주 서문밖교회의 목사인 배은희(裵恩希)가 신사참배를 반대한다 하여 당국으로부터 금족령을 받았다. 전주경찰서에서는 신구교 성직자를 소집하여 신사참배를 결의하려고 할 때 이에 거부키 위해 손을 들고 항의를 하였으며, 이 일로 김가전(金嘉全) 목사와 최양서는 구속되고 말았다.
전남노회에서는 김용선(金容善)ㆍ박동환(朴東煥)ㆍ조용택(趙龍澤)등 신학생을 중심해서 반대운동을 펴 나갔다. 이 일로 3-4년간의 옥살이를 하기도 하였으며, 광주시내에 있는 백영흠 목사를 비롯해서 강해성ㆍ최기영ㆍ문안식ㆍ문천식ㆍ김천배ㆍ이수현ㆍ정인세ㆍ조일환ㆍ김현승ㆍ김현애ㆍ조아라ㆍ한성자 등도 각각 광주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루었다. 또한 해남읍교회의 목사인 이우석(李禹錫)도 ‘애국설교’가 화근이 되어 오랫동안 옥살이를 하다가 그 후유증으로 출옥 후 별세하였다. 또 영암읍(靈岩邑)교회의 박병근(朴炳根)전도사와 상월리(上月里)교회 나옥매(羅玉梅) 여전도사도 각각 옥살이를 하였다. 대대적인 검거 소동이 일어나기는 순천노회 수난사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순천노회에서는 이미 신사참배를 결의하였지만 대부분의 지도자들은 마음속에서 신사참배는 환란을 자초한 것이라 생각하였고 몇몇 지도자들은 개인적으로 반대운동을 일으켰다. 바로 여수애양원의 손양원(孫良源)목사와 순천중앙교회 박용희(朴容羲) 목사, 순천중앙교회의 청년면려회의 원탁회(圓卓會) 사건으로 황두연(黃斗淵) 장로가 구속되었으며, 이 일로 인하여 순천노회 중진급 인사들이 많이 구속되었다. 즉 김형재ㆍ오석주ㆍ나덕환ㆍ선재련ㆍ김순배ㆍ김형모ㆍ조상탁ㆍ양용근 목사 등과 황두연ㆍ박창귀ㆍ선춘근ㆍ김원식 장로, 유재학 집사가 구속되어 이들은 모두3-4년의 형을 받고 광주형무소에서 옥살이를 하였다. 그런데 이중에 양용근 목사는 1943년 12월 5일 추운 감방에서 순교하고 말았다. 양용근 목사는 고흥(高興)지방 연합사경회에서 일본의 신사참배 부당성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 더 심한 고통을 받았다.
충북노회에서는 송희용(宋熙用)목사와 허원훈(許元勳,허성도라고도 함) 목사가 반대운동을 하다가 형무소에 구속되었으며 허원훈 목사는 심한 고문 끝에 1944년 7월13일 대전형무소에서 옥사했다.
또 평북 의주 토쿄동(土橋洞)교회 전도사로 시무하던 김인회(金麟熙)는 평양신학교가 폐쇄되자 그 길로 신사참배 반대운동에 나섰으며, 1940년에는 만주 봉천성 무순(撫順)에서 온 박의흠ㆍ김윤섭(金允燮)전도사와 행동을 같이하면서 “첫째‘ 신사참배 등 반계명 정책에는 죽음으로 반항할 것. 둘째, 신사참배하는 교회에는 출입하지 말고 이를 취소할 것. 셋째, 신사불참배 동지를 다수 획득하여 새교회 건설에 힘쓸 것” 등을 행동강령으로 삼고 활동하다가 박의흠ㆍ김윤섭전도사는 봉천형무소에 수감되어 옥고를 치르다가 순교하였다. 또한 김인희 전도사도 경찰에 체포되어 15년의 형을 받고 평양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해방과 함께 출옥하였다.
이외에도 신사참배 반대운동을 펴다가 복역했던 목회자와 성도들이 많았다. 그동안 미온적인 태도를 취해 오던 감리교에서도 반대운동이 개인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하였다. 그중 이영한(李榮漢) 목사는 해주형무소에서, 강종근(姜鍾根) 목사는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또 권원호(權元浩) 전도사도 역시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교를 하였으며, 최인규(崔仁圭) 전도사는 대전형무소에서 옥사하였다. 또한 해산 당했던 성결교회도 신사불참배운동이 전개되었다. 박봉진(朴鳳鎭) 목사는 철원경찰서에 구속되었으며, 너무 심한 고문 끝에 거의 죽게되자 일경들은 그를 석방하였지만 그 길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또 김연(金鍊)목사는 마찬가지로 일본 헌병대에 끌려가 심한 고문 끝에 옥살이를 할 수 없어서 집에서 요양하다가 세상을 떠났다. 역시 해산 당했던 동아기독교회도 신사불참배운동이 일어나 전치규(全稚珪) 목사가 함흥형무소에서 옥사하였고, 안식교의 최태현(崔泰賢)목사 등도 순교하였다.
1939년 제2차 세계대전과 1941년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한국인에 대한 탄압은 극심하였고, 신사불참운동으로 인하여 수난도 함께 극심하여졌다. 결국 이들의 활동을 은밀히 전국적으로 탐지하고 있던 경찰이 1940년 6월부터 전국적으로 일제 검거를 개시하여 신사참배반대 운동자를 체포 투옥하였다.(「기독교대백과사전」,김양선《한국기독교사연구》, 민경배《대한예수교장로회백년사》1984,,《순교자주기철 목사》1985, 이영헌《한국기독교사》1978, 김승태《한국교회와 신사참배문제》, 한석희〈신사참배의 강요와 저항〉등 참조)
4)합법적 경로를 통한 저항
①김선두의 섭외활동
3․1운동 시기인 1918년 9월부터 1919년 8월까지 제7회 장로회총회 의장을 맡았고 봉천신학교의 교수였던 김선두는 1938년 4월 평양에서 신사참배 반대운동으로 체포되어 3개월간 구류 후 석방되었을 때, 동경 유학생으로 레이난자카 교회에 열심히 출석하다 하기휴가로 귀국해 있던 김두영을 만났다. 김두영은 그 후 1940년 7월 레이난자카 학생전도단의 제2반 단원으로서 전국전도를 하기도 하던 사람으로, 이 교회 집사로 뒤에 요나이 내각의 해군정무차관이 된 마츠야마, 사법정무차관이 된 호시니마 등과도 친하여, 이들 정치가들에게 조선에서의 신사참배 강요의 실상과 부당성을 호소하고 이의 저지를 위해 협조해줄 것을 간청하는 일에 나서줄 것을 의논하였다. 이 일에 평양여자신학교장 윤필성과 평양신학교 교수 박형룡도 찬성하여 동행하게 되어 조선교회를 대표하기에 충분한 진용을 정비하여, 8월 24일 도쿄에 도착하였다. 숭덕료(한국학생기숙사)의 박영출도 일행에 가담하였다. 당시 정우회 외무부장이요, 중의원 의원인 마츠야마와 전 조선총독 야마나시와 사관학교 동기요 육군의 장로이며 더욱이 3․1운동 직후 소속교회 목사인 우에무라와 함께 하라다카시 수상에게 조선기독교회에 대한 선처를 진정하고, 하라 수상에게 총독 경질을 결의하도록 했다고 하는 경력을 가지고 있는 당시 동아전도회 회장이며 후지미마치 교회 장로였던 히비키, 조선총독부 초대 학무국장으로 당시 궁내성 차관이며 조선협회 이사장이던 세키아 등과 회담에 성공하여 이들 3명과 서울에 가서 교회지도자와 선교사들에게 사정을 들은 후, 미나미 총독과 면담하여 참배강요 철폐를 건의하기로 약속하였다. 9월1일 약속한 날에 그들이 서울에 도착하였다. 김선두 등의 안내로 총회장 이문주, 김익두 등 교회 지도자와 앤더슨, 로드 등 선교사들을 만나 실상을 들었다. 그리고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이승길과 만나기로 하였다. 이승길이 상경하자 김선두, 이문주 등 전원이 종로경찰서에 검속되었으나 히비키 등이 뛰어다녀 곧 석방되었다. 9월4일에 이 세사람은 미나미 총독과 오오노 정무총감과 회담하였다. 그러나 미나미는 27회 총회에서 신사참배를 결의시키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경찰에 내린 것이 지나치다는 점은 인정하였지만 철회에 응하지 않아 회담은 잘되지 않고 끝났다. 할 수없이 마츠야마 등은 차선책으로 총회에서 “참배 결의를 부결하도록 운동하자, 부결되면 전원 검속되어 통치상 큰 문제로서 일본에서도 논의를 일으키고 중앙으로부터 간섭한다”라는 안을 제시했다. 김선두는 곧 평양으로 갔지만 조선인 목사의 밀고로 개성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찰에게 체포, 구류되고 말았다. 김두영은 단신으로 평양에 도착하였지만 이미 총회장은 경관에게 포위되어 들어가지 못하였고 마침내 신사참배는 가결되고 말았다. 김선두 등의 필사의 공작도 총독부의 고자세와 내부의 배신자 때문에 실패로 돌아가서 관계자들은 투옥되고 말았다.
②박관준의 일본의회 진정서 투척사건
영변의 박관준은 평양의 3숭(숭실전문, 숭실중학교, 숭의여학교)자매교가 신사참배 문제로 폐교의 위기에 있고, 곧 교회에도 강요가 미칠 것으로 판단하여 이것을 저지하는 것이 자기의 사명이라고 확신, 반대운동에 매진하였다. 평안남도지사, 총독, 문부대신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서 참배강요는 헌법위반으로 신의(神意)에 반하고 일본을 멸망으로 이끄는 행위이니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라는 진정서를 제출하였다. 그는 13회나 총독부를 방문하였지만 면회를 거부당하였다. 장로회 총회 전날에 검거되어 참배결의 후 석방된 그는 일본 정부요인 및 의회에 참배강요의 부당성을 인식시켜 철회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결의를 굳게 하였다. 그리고 보성여학교 교사 안이숙과 장남 박영창을 대동하고, 1939년 2월 동경에 건너가 구세군 야마무로, 히비키, 마츠야마, 우가키를 차례로 방문하여 진정하고, 아라키 문상, 사대당 대의사 아베를 방문하였다(면회는 하지 못함). 그러나 “이런 형태의 운동으로써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판단하고 이를 중의원에 청원하기로 결심하고 3월 24일 「종교단체법안」 최종 심의를 하던 중의원에 들어가 개회하자 박영창의 신호에 의하여 박관준은 숨겨 가져 온 봉서를 꺼내 ‘여호와 신’이라고 크게 외치면서 회의장을 향하여 투척하였다. 곧 이들은 체포되어 1개월 남짓 고지마치 경찰에 유치 후 조선으로 송환되어 석방되었다. 박관준과 안이숙은 그 후에도 동지들과 함께 불굴의 반대운동을 계속하다, 둘 다 1939년 가을에 체포되어 1945년 3월 박관준은 옥사하였다.
5)폭력적 저항운동- 시온산제국의 신사참배 반대운동
1944(소화19)년 경상북도 보현산에 일본의 압제와 신사참배에 항거하여 비밀결사를 만들고, 저항을 계속한 시온산제국이라고 하는 특이한 분파가 있었다. 참배반대로 여러 차례 체포되었던 장로교회 전 조사(助事) 박동기는 기성교회의 신사굴종에 반발하여 계시를 받아 교주가 되어 매산에 “성일본제국”을 만들고 내각과 법원을 조직하고는 일본을 탈취한다고 하여 일본 국가를 ‘국가’로, 일본 군가를 ‘군가’로 만들고 ‘국기’를 제정하였다. ‘국민’인 신도는 1천여 명에 달하고, 공공연히 연합국의 승리를 기도하였다. 그리고 일장기나 신사 부수물을 닥치는대로 불태워 버리고 참배에 굴종하는 교회의 문짝을 부수고 친일 목사와 신도를 탄핵하고, 일제하의 학교교육은 바벨론식 부패교육이라 하여 자녀의 통학저지운동 등을 전개하였다. 1945년 5월 간부 및 신도 33명이 체포․투옥되어 극히 잔인한 고문을 받았다.
6)독자적 저항
이러한 조직적 집단적 저항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불굴의 저항을 했던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전남의 손양원은 1913년 보통학교 재학 중 궁성요배를 거부하여 퇴학당한 적이 있었으며, 아버지가 3․1운동으로 체포되었기 때문에 도쿄에서 고학하여 수가모 중학교 야간부를 나온 후 부산 경남성경학원에 입학하여 초량교회의 주기철에게 사사하였다. 1937년 평양신학교 졸업 후 순회 전도를 1년간 한 뒤 여수의 애양원교회에 부임하였다. 각지의 부흥회에서 그는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일본은 신의 벌을 받아 반드시 멸망한다. 절대로 참배를 거부하라”고 설교하였다. 1940년 9월 여수 경찰에 검속되어 이듬해 광주로 이송되었다. 법정에서는 반대 이유로 다음과 같은 점을 들어 일보도 양보하지 않았다. 즉 “십계명을 위반하고 진리를 거슬려 우상숭배를 하는 국가는 반드시 멸망하는 것은 진리이기 때문에 국민의 의무로서 참배에 반대한다. 천년왕국 건설을 위하여 현 국가를 변혁하고 천황 통치의 국체를 멸망시켜 그리스도 재림 후 지상천국을 건설하지 않으면 안 된다.”라는 것이었다. 그는 옥중에서 5년을 지내다가 해방 후 석방되었고 6․25때 피난을 거부하고 교회를 지키다가 북한군에게 총살되었다. 손양원 외에 70세를 넘은 몸으로 철저히 신사참배를 거부하다가 1939년5월에 체포되어 5년간의 옥고에도 굴하지 않고, 1944년 40일간 금식기도를 행하여 쇠약해졌기 때문에 가석방 중에 사망한 평양의 최봉석, 조선에서 최초로 안수받은 7인의 목사 가운데 한 사람이며 평양신학교 제1기 졸업생이요, 최초의 제주도 선교사로 75세에 옥사한 이기풍 등, 많은 목사와 평신도가 투옥되어 옥사하였다. 또 교단에서 신사참배를 통달하였지만 양심에 따라 참배를 거부한 천주교 신부 몇 명이 투옥되었고, 많은 신부와 신학생이 군대나 공장에 연행되었다.
신도가 아닌 일반 조선인도 대개도 면종복배(面從腹背)하였다. 대전 반발 이래 매월 8일의 ‘대조봉대일’에는 동트기 전부터 인조의 기를 내세우고 신사에 나가는데, 나가지 않으면 배급이 중지되기 때문에 나가기는 하나 배급을 받기 위한 것에 불과하고 그 중에는 ‘나는 신사에서 항상 일본이 빨리 패망하도록 기도한다’고 어깨를 으쓱거리던 조선인조차 있었다.
또한 특이한 사건은 한국 이북(以北)지방에서 개인전도를 하던 일본인 오다나라찌(織田楢次:한국명(名)전영복) 목사는 1938년 평양숭실전문학교 강당에서 한국인 목사와 신도들 앞에서 “신사참배는 우상이라”고 규탄하였으며 또한 “신사는 일본 고유의 종교”라고 역설하였다. 그는 이일로 수원경찰서에 구속되었으며, 얼마동안 서울 서대문형무소에서 복역하다가 결국 추방되어 일본으로 갔다.
4.해방 후 교회의 재건
1)독노회(獨老會)의 조직
1945년 8월 17일 신사참배를 결사반대하다가 투옥되었던 70여명의 교직자 중 50여명은 순교하고 17명의 교직자들이 살아 나왔다. 해방과 함께 출옥한 그들은 그리운 본교회나 가정으로 돌아가지 아니하고 신사참배 항거로 폐문되었던 평양 산정현교회로 모여 그곳에서 약2개월간이나 체류하며 한국교회재건에 관한 제 문제를 토의하였다. 1945년 9월 20일 출옥한 교역자들이 주장한 한국 교회재건의 기본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교회의 지도자들은 모두 신사에 참배하였으니 권징의 길을 취하여 통회 정화한 후 교역에 나갈 것.
둘째 권징은 자책 혹은 자숙의 방법으로 하되 목사는 최소한 2개월간 휴직하고 통회 자복할 것.
셋째 목사와 장로의 휴직 중에는 집사나 혹은 평신도가 예배를 인도할 것.
넷째 교회재건의 기본원칙을 전국 각 노회 또는 지교회에 전달하여 일제히 이것을 실행케 할 것.
다섯째 교역자 양성을 위한 신학교를 복구 재건할 것.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한국교회재건 기본원칙에 대하여 전적으로 받아 실시한 노회도 있고 개교회도 있는 반면 이를 반박하고 나섰던 노회나 지도자들도 있었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출옥한 지도자 이기선 목사는 그가 발표한 교회재건 기본원칙을 받아 그대로 실시하는 교회들을 규합하여 1949년 5월 중순 독노회를 조직하였다. 이는 교회의 발전과 행정통일을 위하여 또는 현 기성 노회와는 아무 관련 없이 독자적으로 설립하고 운영되었다는 의미에서 독노회라 이름 하였다. 여기에 평안남북도 및 황해도 등지의 30여 교회가 가담하였다. 당시 산정현교회가 그 대표이다. 그들은 혁신복구를 주장하는 것으로 인해 세칭 혁명 복구파라고도 불렸다. 신사참배를 하고 일본기독교단으로 변절했던 한국교회는 혁신복구해야 된다 하였던 것이다. (한국기독교사료수집회,「한국기독교 연감」(서울, 백합출판사),1968,p214)
〈혁신에 관한 내용〉
①혁신기에는 복구위원 약간명을 대표 선정하여 회개를 중심한 예배를 인도하게 한다.
②전 교우는 3일간 금식기도를 이행한다(요3:6~7)
③혁신기간을 6개월이상. 이는 대강 표준을 세운 것이요, 그 이상은 형편에 따라 정할 수 있다.
〈복구내용〉
①교인권 복구기간:근신기간의 만료되는 때까지로 정하고 목사 사회 하에 복구문답으로써 일반교인은 장로교의 정당한 교인이 된다.
②직분복구:목사직은 시무투표로 복직하고, 기타 직분은 장로교 헌법에 의하여 투표 선정하되 증경장로가 또다시 장로로 피선되면 취임만 하게 된다.
③성경중심.
④불편좌우(不偏左右).
⑤십자가의 구원으로 되어있다.
결국 「이북5도 연합노회」와 행정적으로 단절하고 독립노회 노선을 걷게 되었다.
한편 남한에서는 한상동목사를 중심하여 세칭 고려파라는 독립노회 및 총회를 결성하였다. 이를 “법통노회” 또는 “법통총회”라고도 한다. 이 법통노회에서 주장하는 자숙안은 〈상대자는 목사 장로 남녀 전도사로 자숙기간을 3주간이었다. 자숙내용은 공인죄와 자인죄를 회개함이며, 공인죄는 신사참배 신도연맹가입 미소기하라이로 정하고 자숙 방법은 공동예배 인도와 성례주례 및 공중기도 중지. 일본기독교단 시대에 안수 받은 목사 장로는 재시취하여 시무하게 하되 지방 위원회에 일임하여 시행하도록 한다.〉로 하였다. (장희근.「한국장로교회사」.부산,아성출판사,1970.p35)
그들은 자신들의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하였다.〈현 대한예수교장로회 가설 총회는 본 장로회 정신을 떠나서 이교파적으로 흐르게 되어 이를 바로 잡아 참된 예수교장로회를 계승하기 위하여 총․노회를 조직한다.〉그리고 목적은〈전통적인 대한예수교장로회 정신을 지지하는 전국 교회를 규합하여 통합하며 개혁주의 신앙운동을 하여 법통 총회를 장차 계승하기로 한다.〉로 규정했다.
2)분열하는 교회들
하나여야 할 교회가 불행하게도 여러 갈래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일제의 무서운 굴레를 벗어난 해방된 조국에 건국의 이념을 제공하고 교회를 재건해야 하는 교회는 재건에 앞서 분열의 모습을 먼저 보였다. 작게는 개인의 야망과 파벌의식, 지역감정 등도 없지 아니했으나 문제의 핵심에는 ‘신사참배’의 청산이 있었다. 그리고 일제하에서 부턴 시작된 신학적 입장의 차도 거기에 일조했다. 역사의 아이러니이자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라 할 수 있는 것은 한국교회는 분열이라는 아픔 속에서 더 성숙해지고 정화되고 심지어 성장해갔다는 사실이다.
①감리교회의 분열
먼저 1945년 9월 8일 새문안교회에서 모였던 교단남부대회에서 이규갑, 변홍규 등을 중심한 일제시대 거세된 지도자들이 대회를 거부하고 교파교회로 환원하기를 선언하였다. 감리교회의 진정한 지도자들인 이들은 먼저 교회안에 있는 반신앙적인 일제의 잔재들을 청산하려 했다. 하지만 그들이 동대문감리교회에서 교회의 재건을 부르짖고 재건중앙위원회를 조직했을 때 그들을 따라 나온 자들은 불과 60여명 밖에 되지 않았고 또 교회연합을 신중히 고려하자는 논의도 있어서 그들은 동부, 서부, 중부 연합연회 소집을 1946년 1월 14일 하기로 했던 것을 4월로 미루었다. 그리고 5월 28일 연합연회가 모여 양일간 토론 끝에 감리교회의 조속한 재건을 28대 25로 결의하자 강태희, 방훈, 기타 교회연합을 지향하던 인사들이 퇴장하고 말았다. 6월에 접어들면서 교단연합은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따라서 교파교회로 돌아가야 한다는 소리가 높아졌으나 그래도 교회연합을 애쓰던 이들은 그들의 친일적인 과거 때문에 이규갑, 변홍규 등이 이끌고 나가는 복흥파 교회와 합세 할 수 없었다. 결과적으로 그들끼리 재건감리교회를 세우기로 하고 강태희 목사 주재하에 6월 11일 중앙연회를, 13일 동부연회를 조직하고 9월 6일 연합연회를 열어 강태희를 감독으로 선출했다. 교회는 복흥파와 재건파로 갈라졌다. 사태가 여기까지 발전하자 유력한 평신도들이어려움을 타개하려 일어섰다. 이들은 남산에서 모여 양측의 타협을 모색하였다. 복흥파측은 문제 인물들을 제거하고 교회장정의 준수 등을 내걸고 1947년 1월 7일 양파 연회가 모였으나 주도권은 재건파의 손에 있었다.
그것은 이북에서 피난 온 대다수의 목사들과 일제 탄압으로 교회에서 밀려난 남한의 목사들은 아직도 서울지역의 교회와 아무 유대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친일 행동을 지나치게 한 목사들의 제거는 부결되고 소수 복흥파들은 냉대를 받았다. 1월11일 연합연회에서 교단명칭을 남부총회로, 감독은 의장으로 고치고 강태희가 의장에 당선되었다. 실행위원회를 조직하여 6명은 연회에서 2명은 양파에서 2명은 선교부로부터 선출키로 했다. 총회가 끝났을 때 친일파의 제거는커녕 감리사 등 요직에 그들의 승진이 눈에 띠게 드러났다. 문제가 안 일어날 수 없었다. 2월 3일 홍현설, 변홍규 등 40여명의 목사와 문창모, 박현숙등 56명의 평신도 명의로 된 성명서가 발표되었다. 권력을 잡은 다수파가 교회장정을 유린하고 비법적인 방법으로 연합을 가로막을뿐더러 친일분자들을 두호하고 있다고 하며 고발을 하였다. 다시 돌아온 선교사들은 이러한 내막을 속속들이 알 수 없었다. 되도록 양파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려 했으나 그것이 도리어 양파간의 싸움을 더 악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동년 늦은 가을 변홍규, 이규갑 등은 또 한번 복흥파의 재조직을 서둘렀다. 이윤영을 의장, 김진호를 서기로 한 복흥파 재조직회의는 1947년 11월 17일 동대문감리교회에서 모이게 되었다. 연희대학 신과대학장이었던 장석영 목사가 감독으로 당선되었다. 이렇게 교회는 다시 갈라지고 말았다. 많은 신도들이 재건파에서 복흥파로 옮겨갔고 정춘수는 카톨릭으로 전향했고 강태희는 목회하던 교회를 내놓게 되었다. 또 다시 평신도 지도자들이 앞장서 교회의 재연합을 노력했다. 변성옥, 김유순 등 목사들도 이 일을 위해 전력을 기울였다. 1949년 봄 존스가 내한했다. 이런 여러 요인들로 동년 4월 20일 양파는 정동교회에서 모여 다시 하나의 감리교회로 묶는데 성공했다. 김유순이 감독으로 선출되었다.
②장로교회의 분열
i.고신교단의 출범
해방후 한국교회, 특히 경남노회 지역인 부산, 경남지방에서도 교회재건운동이 일어났다. 이는 해방된 나라에서 교회를 새롭게 세워가고자 하는 영적쇄신운동이었다. 경남노회는 본래 순교자 주기철 목사를 위시한 최상림, 손양원, 한상동 목사 등 출옥성도들을 배출한 노회로 해방 후 어느 노회보다도 앞서 교회재건을 서둘렀다. 1945년 9월 18일 재건노회가 조직될 때 ①목사, 전도사, 장로는 일제히 자숙에 옮겨 일단 교회를 사직할 것 ②자숙기간이 종료되면 교회는 교직자에 대한 시무투표를 시행하여 그 진퇴를 결정할 것 등의 자숙안을 통과 시켰다. 그러나 정작 최고 대상자인 유력한 지도자들이 교묘한 방법으로 자숙안은 사실상 휴지화하였다. 뒤늦게 이를 깨달은 노회원들은 1946년 7월 9일 제47회 정기노회에서 임원진의 총사퇴를 요구하고 출옥성도 주남선 목사를 회장으로 추대했다. 그러나 이에 불응한 10여명의 목사들은 “신사참배는 이미 우리 양심으로 해결한 것인데 지금에 해방이 되었다 하여 죄로 운운함은 비양심적이다”고 하고, 한걸음 더 나가서 1946년 12월 3일 진주에서 모인 제48회 노회에서는 신사참배가 죄냐 아니냐의 문제로 소란을 피운 끝에 아무 결론도 못 내리고 앞으로는 신사참배문제를 거론하지 못하도록 결의하였다.
해방과 함께 출옥하여 평양 산정현교회를 맡아보던 한상동 목사는 점점 더 가중해 가는 공산정권의 교회탄압, 특히 첫 3․ 1절 경축행사에서의 교회와의 직접 충돌로 북한에서의 교회활동이 여의치 않음을 보고 월남하여 부산으로 내려갔다. 도중 서울에 들렀을 때 전 봉천신학원 교수 박윤선 목사를 만났다. 조선신학교가 김재준 교수 같은 자유주의 신학노선을 따르는 것을 보고 이에 맞설 보수주의 정통신학을 가르치는 신학교를 세우려고 마음먹은 한상동 목사는 웨스트민스터신학교 출신인 박윤선 목사와 손잡고 부산에서 신학교를 세우기로 하였다. 이리하여 주남선, 한상동, 박윤선은 신학교 기성회를 조직하고 1946년 6월부터 3개월 간 진해에서 하기신학강좌를 개최하였다. 그러나 신학교가 명실상부 한국교회를 움직여 나가기 위해서는 국내외가 인정하는 보수신학의 권위자 박형룡 박사를 교장으로 맞이하는 것이 옳다 판단한 기성회가 봉천에 머물러 있는 박 박사를 영입키 위해 대리인을 파송했었다. 그러나 박형룡 박사의 귀국이 늦어지므로 1946년 9월 20일 박윤선 목사를 교장으로 추대하고 고려신학교가 문을 열었다.
그러나 고려신학교는 처음부터 경남노회 지도자들과 원활한 관계를 가지지 못했다. 보수적인 선교사 함일톤, 최이슨, 마두언을 포함 신사참배를 반대하다가 제명처분까지 받았던 한부선 등과 손잡았기 때문에 자연히 고려신학측의 비타협적 태도가 기성교회와의 대립각을 조성하였다. 그것은 마침내 1946년 제48회 경남노회가 고려신학교 인정취소를 결의하고 학생추천도 취소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이에 고려신학교 설립자인 한상동 목사는 “불순한 태도를 고침이 없이 그대로 나가는 경남노회가 바로 설 때까지 탈퇴한다.”고 선언하고 말았다. 이 선언은 큰 파문을 일으켜 노회소속 68개 교회가 제48회 노회의 결의에 항거하고 한상동 목사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경남노회는 사태를 수습하기 위하여 1947년 3월 10일 구포에 임시노회를 소집하고 노회장 김길창 목사 이하 임원 전원을 권고사직케 하고 신사참배, 국기배례에 대한 죄과를 통회하며 출옥성도들이 제안한 교회재건 방안을 재확인하였다.
|
|
일본제국주의 식민통치하 신사참배(神社參拜) 문제와 한국교회[논문]-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