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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박형룡 박사가 송상석 목사의 안내로 1947년 9월 20일 귀국하였다. 이때 박형룡 박사는 〈한상동 목사와 신학교는 전국교회의 지지를 얻을 것, 메첸파 선교회만 아니라 북장로회, 남장로회, 호주장로회, 캐나다장로회 등 네 선교부와 합작할 것〉등의 조건을 제시한 후 고려신학교 교장에 취임했다. 고신측은 박형룡 교장의 권고에 따라 동년 12월 9일 부산 광복교회에서 모인 제49회 경남노회에 복귀했다. 그러나 메첸파 선교사들의 타 선교부에 대한 비협조적인 태도와 아울러 신앙노선의 차이는 종시 의견의 일치를 보지 못하고 고신측은 마침내 박형룡 박사에게 기존교회와의 결별까지 권고하게 되어 박 박사는 1948년 4월 고려신학교를 떠나 서울로 올라가고 말았다. 일시 머리를 숙이고 있던 일부 지도자들은 다시 들먹거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1948년 7월 “고려신학교의 소위 신성파에 대하여”라는 성명서를 발표하면서 고려신학교 문제를 처리하기 위한 임시노회 소집을 요구하였다. 1948년 9월 21일 부산 항서교회에서 모인 제49회 경남노회는 고려신학교 인정취소를 결의, 동년 12월 제 50회 노회에서 이를 재확인했다.
지금까지 고신파 문제는 경남노회 안에서의 문제였다. 그러나 그것은 조만간 총회로 비화될 성질의 것이었다. 1948년 5월 제34회 총회에 전남노회는 고려신학교에 학생을 추천해도 가한가 물었다. 정치부장 김관식 목사는 “고려신학교는 우리 총회와 아무 관계가 없으니 노회가 천거서(薦擧書)를 써줄 필요가 없다”고했고 제35회 총회에서도 “한부선파와 관계하지 말고 고려신학교에도 거년 결의한 대로 노회가 관계를 가지는 일은 삼감이 마땅하다” 하였다. 1950년 4월 대구에서 모인 제36회 총회는 경남노회 총대문제와 고신파 문제로 여러 번 비상정회를 하다가 유회되고 말았고, 6․ 25 후 1951년 5월 25일 부산에서 속개된 제36회 총회는 고신측이 아닌 경남노회 총대를 인정함으로 사실상 고신측은 총회 밖으로 쫓겨나고 말았다. 이는 이후 한국교회에 뿌리깊이 내린 교권의 폭거였다. 고신측으로서는 기존 총회와의 화해가 불가능해 보였다. 1952년 9월 11일 진주에서 총노회(總老會)를 조직하였는데 이것이 고신교단(교회)의 출발이다. 이들은 총회에 즈음하여 한국교회가 범한 신사참배의 죄를 자백하고 자숙하기 위한 3주간의 특별집회를 갖고, 1952년 10월 16일 대한예수교장로회 총노회를 공식 선포하였다.(「한국기독교사」,이영헌,컨콜디아사,p238이하) 총노회가 조직될 당시는 경남노회 중심이었으나 점차 타지역으로도 교세가 확장되어 당시 교단 교회는 568개처 (이중 부산. 경남지역 교회가 387개로 전체교회의 70%에 해당한다), 목사는 111명, 전도사 252명, 장로 157명, 세례교인수는 15,350명으로 보고되었다.
1950년대까지 고신교단은 어려가지 어려움을 겪었다. 외부로부터의 비난이나 공격도 적지 않았고 내부적 혼란도 있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살펴본 바 박형룡의 이탈이었다. 박형룡이 고신을 떠나자 ‘고신은 박형룡도 수용하지 못하는 편협한 무리’라는 비난을 받았다. 이후 다시 1946년 고려신학교설립 시부터 교장으로 교수로, 그리고 고신신학을 주도하며 고신의 이념과 정신을 착근시켰던 박윤선이 고려신학교 교장에서 해임되고 고신을 떠난 것은 그 자세한 내용과는 상관없이 고신의 이미지를 ‘분파주의적이다.’로 만들기에 충분하였다. 고신의 혼란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그것은 승동측과의 합동과 갑작스런 환원으로 이어졌다. 교단 총회가 구성된 지 4년 뒤인 1960년 고신교단은 1959년 분열된 승동측과 합동하였다. 이렇게 되어 한국에 대표적인 장로교단이 생겨나는 듯하였다. 그러나 불과 2년이 못되어 고려신학교의 복교선언과 함께 합동을 파기하고 환원하고 말았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하지만 1960년 10월 말 작성, 합의된 합동안을 보면 당시의 합동이 얼마나 준비 없는 결행이었음을 보여준다. 합동할 당시의 고신교단에 속한 교회수는 590여개였고 세례교인수는 17,500명이었으나, 환원총회를 구성했을 때 교회수는 445개교회였고 세례교인수는 10,200명이었다. 고신에 속했던 김창인, 최훈목사를 비롯한 다수의 인사들마저도 환원할 명분이 없다고 보므로 교단이 더 위축되고 말았다. 합동할 때의 장엄한 선언에도 불구하고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다시 결별을 선언한 것은 부끄러운 일이었다.
ii.예장과 기장의 분열
(1)조선신학교
1938년 9월 30일 신사참배 문제로 평양신학교는 문을 닫았다. 아무리 일제탄압 하에서 신앙생활이 어렵다 해도 교회가 있는 이상 교역자를 양성해야 하므로 신학교 재건운동은 서울과 평양에서 일어나게 되었다. 채필근 목사가 기독교보에 신학교 설립에 관한 글을 실은 것을 계기로 하여 서울에서는 김대현 장로의 25만원 거액회사로 1939년 3월 27일 조선신학교설립 기성위원회를 조직 동년에 승동교회에서 개강하고 다음해 4월 채필근, 김영주, 함태영, 이정로 등을 교수진으로 개교하였다.
한편 평양에서는 이승길, 오문환, 김선환, 강병석 등이 중심되어 조선신학교에 대립할 태세를 갖추고 1939년 9월 총회에서 조선신학교 직영 청원을 물리치고 11월 평양 동덕학교 교사를 빌어 학교를 시작했으나 당국의 인가를 얻기 위해 채필근 목사를 교장으로 초청했다. 채 목사가 평양신학교로 옮긴 후 당국과의 원활한 접촉을 위해 조선신학교는 송창근, 김재준, 윤인구 등을 교수로 보강했다.
해방이 되자 조선신학교는 1946년 남부총회에서 직영 신학교로 결정되었다. 각 선교부에 이사와 교수 청원을 했다. 그러나 캐나다선교부를 제외한 다른 선교부의 반응은 매우 소극적이었고 남장로교회 선교부는 〈①교육방침에 있어서 순 정통적인 성경해석과 신학을 가르칠 것, ②이것을 실현하기 위하여 필요하다면 현 교수진을 총 퇴진시킬 것, ③귀교가 전기 2개 조건을 수락한다면 본 선교회는 시험적으로 교수1인과 이사를 파견하는 동시에 약간의 경상비를 담당할 것임〉을 제의하였다. 고등비평을 성서해석에 도입한 김재준 교수의 강의가 전통적 보수 신앙에서 자라난 학생들로서는 용인하기 어려웠다. 특히 정규오, 이노수, 손치호, 이성권, 이치복, 손두환등의 학생은 김재준 교수의 강의와 박형룡 박사의 신학난제선평을 비교하며 1947년 4월 18일 대구에서 모인 제33회 총회에 51명으로 연서된 김 교수에 대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김재준 등의 조선신학교측 교수들의 자유주의적 신학을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이에 동의할 수 없으므로 정통신학교를 세워줄 것을 호소했다.
(2)장로회신학교 재건
제34회 총회에서 결정된 조선신학교 교수진 개편 절충안은 조신측의 맹렬한 반대로 불가능하게 되었다. 신학문제 대책위원회는 박형룡 박사를 교장으로 하여 5월 20일 창동교회 개교를 결정하였다. 이에 1948년 6월 제35회 총회는 장로회신학교 직영을 가결하고 양 신학교의 합동안을 제출했다. 〈①양교는 무조건 합동하고 중요 과목은 선교사가 맡고 나머지는 한인 교수가 맡는다. ②양 신학교의 기존 교수진은 백지로 돌리고 합동된 신학교의 교장과 교수는 합동이사회에서 선택한다.〉 동년 6월 28일 합동위원회는 합동 7원칙을 발표했다. 〈①신학교육은 순복음주의에 기초하고 대한예수교장로회 신조를 준수할 것 ②양 신학교 직원은 총퇴진할 것 ③이사회는 총회에서 승인한 양교 이사로 조직하고 회의의 결정은 4분의 3의 가결로 할 것④교장과 교수는 이사회에서 선정하되 교장은 한인 원로목사 중에서, 교수는 북장로선교회에서 3인,남장로선교회에서 2인 캐나다와 호주 선교회에서 각1인씩 선출하여 중요한 과목은 그들에게 맡기고 기타 과목은 한인 목사 중에서 적재를 택하여 맡길 것 ⑤교명과 교칙은 이사회에서 결정할 것 ⑥양교의 학생은 교칙에 의하여 재편성 할 것 ⑦양교의 재산과 비품은 무조건 제공할 것〉
이 7원칙에 대한 양교의 대답은 아래와 같았다.
○조신측…①양교합동을 위한 기도니만큼 양교 현 직원은 무조건 합동할 것 ②신(新) 교수 채용에 관하여는 선교사나 한인이냐를 막론하고 적재를 이사회에서 선정 채용할 것③회의의 결정은 출석한 반수 이상으로 할 것
○장신측…①모세 5경 저자문제에 관한 총회의 결의에 의하여 5경의 모세저작을 부인하는 사람은 교수로 채용하지 말 것 ②자유주의 신학자 김재준은 당연히 교수진에서 제외할 것
③회의의 결정은 3분의 2의 가결로 할 것.
이렇게 양교의 입장은 상당히 서로 달랐다. 결국 합동위원회의 노력은 실패고 돌아가고 문제는 다시 총회로 돌아와 세대결이 불가피해졌다. 양측은 전력을 다하여 총회원 포섭에 나섰다. 제36회 총회는 1950년 4월 21일 대구 제일교회에서 모였다. 조신측은 완강한 보수측인 남장로회 선교사들이 선교협회에 가입하지 않았음을 구실삼아 총회원 자격이 없음을 고집했고, 장신측은 조신측에 동조하는 노회를 포함한 경남노회 회원자격 불인정을 강력히 주장하여 격론을 벌이다가 극도로 흥분한 조신측이 강단에 올라가 총회장을 끌어내리고 기물을 파괴하는 등 소란을 피웠다. 어지러워진 장내는 경관의 출동제지로 총회는 해산되었고 다음날 다시 모였으나 결론을 얻지 못하고 총회 임원, 각 노회장, 증경총회장, 선교사 대표들로 구성된 특별위원회의 제출한 수습방안에 따라 9월까지 정회하였다.〈①총회는 9월 1일까지 정회함 ②경남지구 노회의 분규해결을 위하여 특별위원 7명을 파송함(이대영, 이인식, 박용익, 조승제, 김광명, 권세열 등) ③남장로선교회의 선교협의회 가입건은 호남지구 선교사업협의회에 위임하여 권유할 것④신학교 문제는 각 노회 대표 2인씩과 총회임원 4인, 선교회 대표 1인씩과 신학교 합동위원(언권만)이 7월 상순 청주에서 연석회의를 열고 성안을 얻어 이를 각 노회에 수의하여 결정키로 함. 수의 표결은 수의 과반수로 함 ⑤대한예수교장로회 신조 제1조를 위반하여 성경유오설(원본)을 주창하거나 선전하거나 옹호하는 자를 각 노회에 명하여 권징조례 제6장 제42조에 의하여 엄중처리할 것.〉
7월 청주에서 모이려던 특별위원회는 6․25사변으로 모이지 못하고 1951년 5월 25일 피난지 부산 중앙교회에서 모인 제36회 총회 속회 직전에 모여 양 신학교 직영을 취소하고 총회 직영의 새 신학교를 대구에 세우자는 안을 총회에 상정하였다. 그리고 동 안은 조신측의 강경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53대 3이란 다수결로 결정되었다. 조신측 반대 이유는 제36회 총회 결의대로 노회 수의를 거치지 아니했고 비상사태로 불가능했다 해도 전회의 결의를 번안절차도 밟지 않고 총회에서 직결하는 불법을 저질렀고 양 신학교 직영을 취소하는 새 신학교 설립안에 대한 특별위원회 보고는 광고보고로 받은 것뿐이니 정식토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었다. 김세열 외 10인 명의로 된 이 같은 항의서에 대하여 총회는 김광수, 김광현 목사를 답변위원으로 내세워 동 결의안 내용을 광고보고로 받자고 한 것이 아니라 당시 명백히 설명한 바와 같이 보고의 결과사정만을 광고보고로 받자고 한 것뿐이었다고 해명했고 당시 총회서기 유호준 목사는 그가 노회에 수의 못했던 것은 6․25동란으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것이었음을 말하면서 신학교 합동위원회 보고시 양교 직영을 취소하는 동의는 분명히 조신측에서 하였는데 휴회하였다가 오후 회의 때부터 어찌된 일인지 그들의 태도가 돌변하였다고 해명했다. 장로회신학교는 총회의 결의에 순응하여 학교를 폐쇄하고 새로 서는 학교에 합류하였으나 조선신학교는 이에 불응하였다.
이렇게 돼서 총회신학교는 1951년 9월 18일 대구에서 교장에 감부열선교사, 교수에 박형룡, 한경직, 권세열, 계일승, 명신홍, 김치선 등으로 하고 문을 열었다. 1953년 8월 6일 안식년으로 귀국 중이던 감부열 교장이 사임하고 9월 2일 박형룡 박사가 후임으로 대구 서문교회에서 취임했다. 박 박사는 취임인사에서 “교회의 신학적 자의식”이라는 강연을 하면서 신학교육의 목표와 과제를 한국교회 신학사상의 확립에 있다고 밝혔다.
(3) 분열하는 기장과 예장
조신측은 총회가 불법적이라고 주장했다. 조신측은 동년 4월 26일 조선신학교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아래와 같은 총회대책안을 세웠다.
〈1. 작년 총회의 신학교에 대한 결정은 문자 그대로 총회의 법과 헌장을 무시한 불법적인 결의인 것을 재론시켜 한국교회사상에 찍혀진 오점을 씻을 수 있는 총회가 되게 할 것. 2.작년 총회의 그 불법적인 결의에 대하여 항의하고 그 답변이 모호하여 재항의한 사실을 밝혀 이번 총회에 그 재항의에 대한 만족할 만한 회답을 받도록 할 것. 3.이번 총회가 그 숫자적인 우세에 도취하여 정당한 발언과 의사를 억압 무시하는 경우에는 그 억압과 무시가 곧 총회 분열의 책임적인 행동임을 전국교회로 하여금 판단케 할 것. 4.이번 총회가 불법적인 결의를 계속하고 또 그 결의에 대한 정당한 항의를 무시하는 경우에는 교회의 평화를 유지하기 위하여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 5.이상과 같은 결과가 있을 때는 그들의 태도를 중외에 선포하여 세계여론에 호소할 것〉최악의 경우 분열도 불사한다는 다짐을 했던 것이다.
염려하던 대로 제37회 총회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총회는 소속노회를 시켜 김재준 교수의 제명처분을 절대다수로 가결할뿐더러 그와 동조하던 캐나다 선교사 스코트(William Scott. 서고도)도 처단하면서 그 소속노회에 이를 지시했다. 이에 앞서 총회는 또한 “총회신학교 이외의 신학졸업생은 총회신학교에서 1년간 교육을 받은 후 강도사를 세운다.”는 결의를 한 바 있었다. 이제 다시 총회는 그 결의의 한계를 명확히 하여 조선신학교 졸업생은 교역자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못을 박았다. 이에 대하여 조신측이 우세한 경기노회가 1952년 5월 13일 열려 아래와 같은 이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1952년 4월 29일부터 5월 3일 까지 대구에서 열린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결의한 다음 3항은 우리 장로회 총헌법을 유린한 불법결의이므로 이하와 같이 동의함.
1. 1950년 4월 대구에서 열린 제36회 총회에서 신학교 문제에 대한 새로운 안을 작성하여 각 노회에 수의한 후 그 투표수에 의하여 결정하기로 하였으므로 우리 경기노회에서는 그 안을 작성할 신학교 위원 1명과 최거덕, 권연호 두 목사를 파견한 바 본 회에는 그 후 아무 수의도 없이 소위 총회신학교를 설립한다는 것이 불법이다.
2.현재까지 합법적인 총회직영 신학교인 한국신학대학 졸업생을 교역자될 자격을 주지 않기로 하였다는 결의는 완전불법이다.
3.본 노회 회원인 김재준 목사를 총회헌법에 명기된 권징조례를 위반하고 본인의 증언도 없이 노회에 명하여 처리하기로 한 것과 그들을 옹호, 지지, 선전하는 자를 심사처리키로 한 것은 불법이다〉
동년6월 14일 경기, 전북, 군산, 충남, 경남, 경북, 경서 등 제 노회 조신측 회원 약30명이 부산에 모여 장로회 호헌 전국위원 총회 소집을 결정, 9월 17일 대구 나산교회에서 목사 35, 장로12명이 모여 장로회총회 호헌대회를 열고 총회의 불법결의가 시정되지 않는 한 교회의 평화와 통일은 영구히 실현될 수 없음을 천명하였다.
분열은 기정사실화 되고 전국에 걸쳐 교회쟁탈전이 치열해졌다. 이후 몇 번의 성명서 공방을 거쳐 1954년 6월 10일 제39회총회가 한국신학대학에서 열렸고 여기서 총회 명칭을 「대한기독교장로회」로 바꾸었다. 캐나다 선교부가 가담했다. 이렇게 기장이 출발했다.
6.일제 말기의 탄압과 한국교회
1)한국교회의 굴절과 피해
한말․ 일제하의 기독교를 운동사적 측면에서 시대를 나누어 성격 짓는다면, 구한말에는 기독교가 애국계몽운동을 펴던 시기요, 일제 강점 후 3․1운동까지는 국권회복운동 내지 민족독립운동과 깊은 관련을 갖는 시기였으며, 1920년대 이후 일제 말기까지는 일부에서 사회운동과 민족운동을 펴기도 했지만, 대체로 문화운동과 신사참배 거부운동으로 대표되는 종교적 저항운동을 펴던 시기로 볼 수 있다. 즉 3․1운동을 정점으로 후기로 갈수록 민족의식 내지 민족해방을 위한 정치성이 희석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일제의 기만적 회유와 분열정책에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 민족독립운동 내지 3․1운동에서 큰 피해를 입은 기독교계가 민족운동에서 희망을 상실하고 다른 활로를 찾고자 하였으며, 더욱 1920년대에 대두한 사회주의 계열의 반기독교운동과 대립하는 가운데 일제의 회유공작에 말려들어 교계 지도자들이 체제 내에 안주하여 친일화 되어간 데 그 원인이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1930년대에 들어서면서 더욱 표면화되었다.
1934년 한국교회는 이 중요한 시기에 선교사와 한국인간의 교권 다툼,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서북인과 기호인간의 지역 갈등, 게다가 교파적 갈등, 보수와 진보간의 신학적 갈등 등 한국교회의 미성숙으로 그동안 잠재해 있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노정되어 그야말로 사분오열되는 내부갈등을 겪고 있었다. 여기에 1931년 이래로 다시 대륙침략을 재개한 일제의 민족분열정책과 ‘황민화운동’이라는 민족말살정책이 강화되어 안팎으로 위기에 직면하였다. 특히 1937년 중일전쟁을 전후하여 기독교계 국내 민족주의자들을 전향시키기 위하여 일제가 일으킨「수양동우회사건」(1937)과 「흥업구락부사건」(1938) 이후 이 사건에 연루된 대부분의 기독교계 지도자들이 전향하여 변절하였고, 일제의 강압에 따른 기독교계의 친일 행각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이러한 행각은 개인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당시 가장 큰 문제가 되었던 신사참배문제에 굴복한 이후에는 교단적 차원에서도 이루어졌다. 불법적으로 신사참배를 가결한 1938년 9월 제27회 장로회 총회의 성명서는 일제에 대한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한 전향서나 다름이 없었다. 일단 개인의 생존이나 교회의 존립을 위해 일제에 굴복한 이후에는 그들의 전쟁협력 도구가 되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 민족과 신앙양심을 등지고서라도 일제에게 그들의 충성을 입증해 보이지 않을 수 없는 궁지에 몰렸다. 그것이 타이든 본의든 정황은 그렇게 굴러갔다. 일제의 ‘기독교에 대한 지도 대책’이 마련된 1938년 이후의 공식적인 기독교단체는 정도의 차이는 있었지만, 거의 모두가 부일적 성격을 띠었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 단체는 존립을 허락하지 않았으니 선택의 귀로에 섰던 것이다. 특히 YMCA, YWCA 등 국제기구에 가입되어 있는 기관은 국제기구에서 탈퇴하여 일본 산하기구에 편입하게 되고, 교단도 이미 어용화 되어 있는 일본 교단 산하에 예속시키고자 하였다.
그리고 교단의 강제 통폐합 이외에도 각 교단 내에 국민정신 총동원연맹이나 그 후신인 국민총력연맹의 교단차원의 하부 기구들과 개 교회에 애국반을 조직하도록 하여 부일협력을 강요하였다. 당시 가장 큰 교세를 자랑하고 가장 반일적이었다고 하는 장로교도 1939년 제28회 총회에서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장로회연맹」을 조직하고, 이듬해 총회에서는 이 연맹 이사장 윤하영, 총간사 정인과 목사의 명의로 다음과 같은 사업보고를 하고 있다. “우리 장로교 교우들이 다른 종교단체보다 먼저 시국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성의껏 각자의 역량을 다하여 전승, 무운장구 기도, 전사병 위문금, 국방헌금, 전상자 위문, 유족 위문 등을 사적으로 공동단체적으로 활동한 성적은 이하에 숫자로 표시되었습니다.” 이는 타교파나 타종교와 경쟁적으로 부일협력을 하면서 그 성과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말이다.
이어 1940년대에 들어서는 전투기와 기관총 대금을 헌납하고 심지어는 교회종까지 떼어 바쳤으며 말기에는 교회를 통폐합하여 폐지된 교회건물과 부지도 처분하여 바쳤다. 교회의 존립을 위한 ‘순응’이란 한낱 부일 협력자들의 자기합리화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 되고 말았다.
신사참배문제에서 장로교보다 먼저 일제에 순응하였던 감리교의 경우는 더했다. 1940년 10월 감리교 총리원 이사회에서 소위 「혁신안」을 마련하고 다음과 같은 결의안을 발표하였다. 〈아(我) 국체의 진정신(眞精神)과 내선일체의 원리를 실현하야 총후 국민의 의무를 이행하고 신체제에 순응함은 아 기독교인의 당연한 급선무이다. 고로 기독교조선감리회 총리원 이사회는 좌기신안을 솔선 결의 실행을 기함.〉 여기에 이어서 서구적 민주주의 ․ 자유주의 배격, 일본정신의 함양, 일본감리교와의 합동, 일본적 복음의 천명 등을 열거하고 심지어는 개교회의 애국반 활동 강화와 “교도로 하여금 지원병에 다수 참가하게 할 것”까지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듬해 3월 4일에는 「국민총력 조선기독교감리회연맹」주최로 「시국대응 신도대회」를 열어 혁신요강의 실천과 고도국방국가 완성에 매진할 것을 선언하였다. 1942녀 12월 13에는 통리자 정춘수 명의로 각 교구장에게 「황군위문급철물헌납의 건」이라는 공문을 보내 교회의 철문․ 철책은 물론 “교회종도 헌납하야 성전(聖戰) 완수에 협력”할 것을 지시하였다. 그 밖에도 정춘수 통리는 1944년 3월 3일 교단 상임위원회에서 애국기 헌납 급 교회병합실시에 관한 건을 통과시켜, 교회를 통폐합하여 전쟁물자를 댈 것을 결의하였으며, 그 해 9월에는 교단본부에서 상도교회의 「황도문화관」이라는 간판을 걸고 교역자들을 일본정신으로 재교육시키기에 열을 올렸다.
이러한 기독교계의 부일적 행각은 군소교파도 예외는 아니었다. 1940년 일제의 탄압을 받은 후 소위 “순일본적 지도이념”으로 새출발을 다짐한 구세단(구세군에서 개명), 성공회를 비롯한 안식교, 성결교, 천주교 등도 자의건 타의건 위에서 언급한 장로교, 감리교와 비슷한 부일사업에 참여하였다.
한편 이러한 교단적 차원의 부일 행각 이외에도 일제는 기독교계 지도자들을 시국강연회 연사와 각종 어용단체 조직원으로 동원하여 이용하고, 그들의 이름으로 친일논설을 언론에 게재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이 일제는 갖은 수단과 방법으로 기독교 지도자들을 위압, 회유하여 그들의 침략정책 수행에 이용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지도적 위치에 있던 기독교인들까지도 민족적 양심과 신앙적 지조를 지키지 못하고 부일적 행위에 내몰리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는 그들 개인에게 있어서도 역사에 지우지 못할 오점을 남기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교회와 민족에게도 심각한 충격과 피해를 가져다주었다. 이러한 기독교계의 부일적 행위로 많은 기독교계 인사들이 지도력을 상실하게 되고, 일제의 탄압이 증가됨에 따라 교회와 교인수도 급격히 줄어들었으며, 일반인들의 교회와 기독교 지도자들에 대한 기대와 신뢰도 잃게 되었다. 그리고 이점은 해방후 기독교계에 심각한 분열을 가져오고, 민족에 대한 지도력을 발휘하기 어렵게 하였던 근본적인 제약의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2) 기독교회 저항의 역사적 반성과 의의
일제 말기에 공적인 교회가 일제에게 굴복하였다고 하여 기독교인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이러한 시련 속에서 역사의 현장에서 하나님을 더 깊이 의지하게 되었고 민족의식도 더 공고케 되었다. 공개적으로 이에 저항하다가 처벌받는 이들이 속출하였다. 중일전쟁을 ‘성전(聖戰)’이라 미화하여 전쟁협력을 강요하는 일제에 맞서 ‘전쟁은 죄악’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며는 민족말살을 획책하여 황민화운동의 일환으로 강요하는 동방요배와 신사참배를 ‘우상숭배’라 하여 단호히 이를 거부하였다. 그리고 일제가 신앙의 본질까지 변질을 강요하게 되자 저항은 순교를 각오하고 목숨을 건 항쟁으로까지 발전하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신사참배거부운동」이다. 이는 신앙의 자유수호를 위한 종교운동이었다. 그러나 일제는 이 운동을 체제전복을 위한 민족운동으로 몰아갔고 당시의 실제 상황도 신사참배를 통한 천황제 이데올로기 강요라는 민족말살정책에 대항하였다는 점에서 민족운동의 측면이 있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일제의 회유와 압력의 강도가 높아감에 따라 점차 분열되어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학교를 폐교하거나 참배에 순응하는 길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렇게 기독교학교에서의 신사참배 문제가 일단락되자, 1938년 초부터 교회에까지 신사참배를 강요하여 노회와 총회에 신사참배를 결의하도록 강요하였던 것은 지금까지 살펴본 바 대로이다. 결국 1938년 9월 장로교 제27회 총회의 불법적 결의 이후 상황은 일거에 바뀌었다.
(1)그러한 대응태도에는 반성할 점들이 많았다.
①1930년대 초기에는 신사와 천황제(天皇制)이데올로기의 본질 및 총독부 강요의 의도와 문제의 심각성을 올바로 인식하지 못하고, 단지 총독부의 양해를 구하는 선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다가 역으로 총독부에 설득당하는 교파까지 생겨나자 교회의 의견이 분열되었다. 그리고 이 문제가 본격화된 1935년 말경에도 선교사들이 앞장서 이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의타적인 성향도 일부 보이게 되었다. 거기다 이후 일제의 압력이 증가하자 아예 생각을 바꾸어 전향하는 쪽으로 기울든가, 정면으로 항거하기보다는 은거, 회피하여 모면하려는 사람들까지 나타났다. 이 시점에서 역사를 뒤돌아본다. 만일 그 시기에 일부의 강경한 입장과 같이 한국교회가 최후까지 공식적 결의를 하지 않았더라면 비록 일시 교회는 사라져 버리는 것처럼 보였을지라도 교회의 순결은 보존되고 한국교회는 진정한 전통으로 새로 꽃 피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것은 최후까지 항거하므로 순교의 제물이 된 순교자들과 출옥성도들이 사실상 한국교회의 밑거름이 되고 있는 것을 보아서도 알 수 있다. 그나마 최후까지 신앙의 정절을 지킨 그들 순교자들과 출옥성도들이 있었기에 한국교회는 새로 일어설 수 있었다. 이것이 오늘 한국교회의 저변에 깔려있는 사실상의 전통이다.
②같은 맥락에서 한국교회사적으로도 일제의 잔재가 분명히 청산되지 못한 채 반교회적이고 반역사적인 인물들이 해방이후에도 여전히 득세하므로 하나님의 정의가 흐려지고 교회분열의 단초를 제공하게 된 것은 유감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한국교회에 있어 신사참배는 금과 석을 가리는 용광로였다. 그 시기 그 어려움은 정화된 성경의 믿음, 참 신앙을 가질 수 있는 한국교회사 초기 하나님의 섭리였다. 그것은 유감없이 그 본래의 기능을 발휘했다. 어느 것이 금이요, 어느 것이 돌인지 구별되었다. 그러나 적어도 일제의 강압과 회유가 난무하는 때는 어쩔 수 없었다 할지라도 해방이후에는 철저한 회개와 화해의 과정을 거쳐야 했다. 그것은 민족사적으로도 이승만 정권하에서 친일 반민족주의자들을 처단하기 위한 반민특위가 당장의 공산세력과 힘겨루기를 해야 했던 정치현실로 무산되었듯이 한국교회 역시 기회주의자들에 의해 유야무야되고 말았다. 늦게나마 교회의 정기를 바로 찾을 수 있는 기회는 무산되고 그 결과 한국교회는 분열의 극치를 향해 달렸다. 이것이 세상교회에 한계인지는 교회론적 논의이기도 하겠지만 신앙의 순결을 지키지 못한 아쉬움 그리고 지키려 했던 이들조차도 감싸지 못했던 불의함 그 이후 광란적인 부역행위-부득이한 상황을 감안해도- 등은 해방된 교회 안에서 더욱 철저하게 자숙하고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과정을 통해 정화되었어야 했다. 그러나 실제 상황은 신사참배 당시 총회장 이었던 홍택기를 비롯한 신앙의 배교자들은 출옥성도들이 중심이 된 교회재건을 위한 자숙안에 대하여 도리어 발끈했다. 그들의 논리는 이러했다. ‘해외로 도피했던 사람이나 교회를 지키기 위하여 나섰던 사람이나 그 고생은 마찬가지였다. 회개의 문제는 각인이 하나님과의 직접관계에서 해결될 성질의 것이다.’했다. 어쩜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참으로 슬픈 일이다. 입이 있다고 다 말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말이라고 다 말이 아니다. 이렇게 한국교회는 청산해야 할 것들을 바르게 청산하지 못하므로 태생적으로 불의한 것을 함께 끼고 가야했고 그것은 이후 한국교회 핵분열의 보이지 않는 단초가 되었다. 시대마다 부정한 자들이 있고 정황의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나 치욕의 역사를 청산하고 한국교회가 진정한 그리스도의 사랑과 은혜로 화해와 일치점등을 세울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부정한 자들의 책동에 대하여 교회가 정직하지 못하고 깨어있지 못함이요 이를 타개할 수 없었던 출옥교회지도자들의 한계이기도 했다.
③신사참배 거부항쟁이 밖으로 나타나기에는 신앙양심이 우선하고 민족양심이 부차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그들의 내부에서 둘은 나눌 수 없는 하나로 긴밀한 관련을 가지고 서로 상승작용을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는 탄압하는 쪽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일제는 신사참배거부 항쟁자를 독립운동을 하는 민족주의자로 규정하고 치안유지법, 보안법, 불경죄 등을 적용하여 가혹하게 처벌하였다. 바로 이점이다. 박해를 하는 쪽이나 박해를 받는 쪽이나 동일하게 성경과 기독교진리에 대한 미숙한 이해로 정교분리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 원인은 일제가 먼저 제공했다. 저들은 만주사변과 중일전쟁 그리고 연합국과의 교전으로 한반도를 전쟁수행의 가장 용이한 기지로 사용하려했다. 전쟁이 불리해지가 상황은 더 긴박했다. 인적 물적으로 총동원이 불가피해졌다. 이들의 눈에 가장 거슬렸던 것이 교회였고 가장 수월하게 이용해먹을 수 있는 것도 교회였다. 그래서 더 이상 교회를 종교적이고 영적 차원에서 이해할 겨를이 없었다. 정황은 이해할 수 있으나 결정적인 오류였다. 따라서 기독교회에 대하여 종교적으로 접근 이해하지 않고 저들의 정치적 야망을 충족시키기 위하여 황국신민화를 무리하게 추진하였다. 교회도 이에 대항하여 교회로서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위기에도 불구하고 민족의 현실에 송두리째 뛰어 들어갔다. 이것은 끝내 저들의 정책실패로 돌아가기도 했지만 교회의 순수함에도 많은 훼손을 가져왔다. 당시 한국교회 안에 비록 미숙한 신학 소견에도 불구하고 보수적 선교사들의 영향력이 있었던 만큼 정교분리의 입장이 상존해 있었고 일제도 이를 간파할 수 있었더라면 신사참배를 그렇게 무리하게 강요하지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정교분리는 신앙의 전제이다. 정교분리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신앙은 신앙일 수 없다. 그 엄격한 구분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것은 유효하다. 일제의 종교탄압은 그 전형적인 실패의 경우라 할 수 있다.
④ 교권에 의한 불법이 횡횡했다는 점이다. 이는 신사참배 가결시에도 드러났고 이후 신사참배를 거부하는 주기철 목사를 비롯한 그 주변의 사람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났다. 그것은 교권이 얼마나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고 교회의 정의를 훼손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왜곡된 교권은 해방후에 더욱 기성을 부렸다. 불의한 결정에 앞장서고 또 부역에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이들조차 반성은커녕 이왕 형성되어있는 교권을 이용하여 자신들의 치부를 그냥 넘어가려 했다. 그것은 사람의 심령을 어둡게 하고 눈을 멀게 하여 마침내는 성경은 물론 하나님과 교회에 대하여서까지 막무가내로 권세를 행사하려 한다. 신앙적으로 자유로운 성령으로 성령의 인도하심을 받아야 하나 교권이 개입될 때 하나님의 뜻은 왜곡되고 훼손되었다. 일제하 한국교회의 굴절은 잘못된 전통의 또 다른 배경이 되었던 것이다.
(2)이와 같이 신사참배 거부항쟁에도 일정한 한계는 있었지만, 이 운동은 교회사와 민족사에서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①세속권력을 절대시하고 신성시하는 천황숭배와 신사숭배의 천황제 이데올로기를 거부하고 신앙의 순수성을 지켰다는 점이다.
②당시에 세속권력에 굴복하여 타협한 공교회의 변질을 경고하고 개혁하려 하였다는 점이다.
③민족자존에 의거 타민족을 식민으로 지배하고 민족정신을 말살하려는 일제의 전제체제를 부정하고 이에 항거하였다는 점이다.
7.맺음말
위에서 살펴본 대로 일제 말기 한국의 제도권 교회나 그 지도부는 일제의 탄압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하고 깨어 있지도 못하여 그들의 압력에 굴복하고 말았다. 다만 신앙과 양심을 지키기 위해 이에 이의를 제기하고 일어섰던 일부 남은 자들이 제도권 교회에서 축출당하거나 자진하여 교회 밖으로 나와 가정교회 내지 지하교회를 형성하고 일제와 제도권교회의 불법과 횡포에 저항하였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살펴본 바 신사참배거부운동이다.
역사는 이렇게 고비고비마다 현재를 향하여 소리지른다. 왜곡된 것은 바르게 하고 바른것은 귀감으로 삼는 것은 오늘의 몫이다. 특별히 21세기 환언운동의 시각에서 전 세계 다른 문화권을 향해 진리를 전파해야 하는 중차대한 사명을 가진 베뢰아사람으로서 20세기 중반 강압적 분위기 속에서 충돌의 위기를 맞아 당시의 선진들이 어떻게 이에 대응하였는지를 비교적 소상히 살펴보므로 미래를 여는 힌트를 찾고자 했다. 바른 정신의 중심으로 삼고자 했다. 진리를 위해 자신과 가족, 심지어 가현교회의 안녕까지도 잠시 접어야 했던 선진들께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한다.
◎중요 참고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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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국주의 식민통치하 신사참배(神社參拜) 문제와 한국교회[논문]-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