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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는 사실상의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은 이러한 구분도 여러 측면에서 무색해져 버린 측면이 있긴 하지만 교회협이 한국교회의 보다 진보적 입장을 대변한다면 한기총은 자타가 인정하는 한국교회 보수의 대변인 격이다. 두 기구 외에도 수를 다 셀 수 없는 공식, 비공식 기관과 기구들이 있지만 두 기구가 이념적으로나 숫자적으로나 양 기둥이 되어 한국교회를 대변한다는 데 별 이의가 없다. 그래서 일 것이다. 지난 4월5일, 한국교회 선교(정확히는 “피선교”이지만 습관적으로 그냥 “선교”라 하는 것 같다) 120주년을 맞아 두 기구가 연합하여 기념식과 감사예배를 진행하였다. 두 기구는 공동 주관하는 예배를 통해 ‘한국교회가 1919년 3.1독립운동과 1970년대의 교회부흥과 민주화 운동처럼 다시 한번 이 민족의 희망으로 되살아나야 한다.’하며 ‘절망과 고통에 빠져 있는 우리 국민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민족의 바른 방향을 제시하며 대립과 갈등으로 고통 받는 우리 국민 안에서 화합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할 것’이며 또 한국교회 일치를 위한 노력과 함께 그동안 영적으로 충만하지 못한 삶을 살았음을 반성하고 영적 충만을 위해 1천2백만 성도의 회개와 대각성 운동을 펼쳐나갈 것을 선언했다. 굉장한 변신이요 귀한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두 기구가 공동 발표한 성명을 보면 그야말로 한국교회의 실상을 환히 들어다 보도록 보수와 진보의 적당한 짜깁기이기도 하거니와 생명과 진실을 발견할 수 없다. 주님의 교회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헌신, 수고에 대한 어떤 고뇌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말이야 무슨 말이든 못할까? 목사, 장로 한국교회 보수, 진보 양대 진영의 대표자들이 모여 ‘한국교회가 총궐기하여 사회를 뒤엎자’ 할 것인가, ‘과소비를 부채질하고 부패, 타락, 향락을 조장하자’ 할 것인가? 교회라는 겉모양을 가지고 할 수 있는 말이 뻔하다. 문제는 그게 성명이나 말, 행사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두 기구는 한국교회의 화해와 연합을 위해 나설 명분이 없다. 차라리 앞으로 분열과 파쟁만 일삼지 않아도 한국교회를 위하여 좋은 일 하는 것이다. 그동안 거대집단의 횡포로 얼마나 무수히 많은 때에 정죄와 비난과 폭력을 일삼았으며 분열을 획책했는가? 오늘의 갈기갈기 찢어진 분열의 참상인즉 바로 당신들의 것이었으며, 진정한 교회의 성장을 훼방하는 성령훼방의 역사, 성령거역의 역사 역시 발원지가 어디인가를 천하가 다 알고 있다. 과연 회개가 무엇이며 대각성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기나 하고 회개, 대각성운동 전개니 하고 구호를 내거는 것인지 모르겠다.
회개와 대각성은 타인을 향해서도 아니고 교인들을 향해서도 아니다. 바로 한국교회 전면에 나서 있는 지도자들의 몫이다. 정치에 찌들어 있는 지도자들이 물러나고 진정으로 주님의 교회를 사랑하는 이들이 전면에 나서 진실과 정직으로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치면 순식간에 한국교회를 뒤집는 회개와 각성의 큰 물결이 일어날 것이다. 천번만번 이런 식으로 행사를 진행하고 성명서를 작성할 수밖에 달리 더 어쩔 수 없는 한계를 인정한다 할지라도 이것은 아니다. 이미 한국교회는 정화능력을 의심받을 정도로 세상의 외면을 받고 있다는 엄격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교회가 이념 집단이 아닌 것이, 교회가 무당 푸닥거리나 하는 사이비 무속집단일 수 없는 것은 이미 신약성경에 너무도 명약관하다.
‘이 회칠한 무덤 같은 한국교회야, 도대체 어찌 하려느냐’ 하고 통탄하시는 주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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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칠한 교회여!(주일신문사설)
로마서 16장(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