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건축협정제’의 시행과 관련하여 교계가 발끈하고 나섰다. 교회신축과 증, 개축을 사실상 봉쇄할 수 있는 법안에 대하여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하여 전 교계가 국회의결을 앞두고 공청회를 통해 한국교회의 실정에 맞는 건축법 개정을 위하여 노력하는 등 건축협정제에 대하여 전면 반대의사를 분명히 하였다.
문제가 되고 있는 독소 조항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종교시설의 경우 주민80%의 동의를 받아야 신축 및 증, 개축이 가능하게 한 것과 종교시설의 경우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 분류되어 연접개발에 의한 제반 행위 허가의 규모가 제한되어 90평 이하의 건축물에 대해서만 건축이 허가된다는 것이다. 이런 불편조항에 대하여 한기총 종교재산법 연구위원회(회장 신선목 목사)는 대책회의를 갖고 ‘건축협정제가 지역 및 개인이기주의를 심화시킴으로 국민화합을 저해해 국가발전에 도움이 안될 뿐 아니라 종교시설의 건축 및 증, 개축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소지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관련 법규에 대한 반대의 입장과 더불어 완화를 요청하였다. 그러나 이에 대해 건교부는 종교시설의 경우 공연장, 집회장등과 유사한 것으로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의 분류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재차 고수하였다. 참고로 제1종 근린생활시설이란 건축법상 주민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공공성격의 동사무소, 파출소, 소방서, 변전소 등과 일상적인 주거생활 영위를 위하여 필요한 목욕장, 이.미용원, 소매점 등이고 주민의 일부 생업활동이나 여가 활동 등의 소규모 사무소, 사진관, 공연장, 집회장, 노래연습장 등은 제2종 근린생활 시설로 분류된다.
교회로서는 건축과 관련하여 초비상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교회와 건축과의 관계가 얼마나 중차대하다는 것을 아는 일선 목회자와 교회로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진 셈이다. 주민 80%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은 기독교도의 비율이 턱없이 부족한 현실에 비추어 볼 때 특정종교에 대한 탄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고 더하여 교회시설을 제2종 근린생활시설로의 분류도 일반인들의 교회에 대한 이해가 어떠한 것을 알 수 있다.
일이 이렇게 되었으니 만큼 교회는 당연히 사사로운 이해의 득실이 아닌 범기독교회의 선교차원에서 관련 건축법의 저지는 물론 관련법의 개정에 혼신의 노력을 쏟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교회는 이 난리 중에 다시 화제의 ‘교회를 생각해본다. 먼저 교회와 종교시설을 사진관, 공연장, 집회장, 노래연습장과 같은 제2종 근린생활 시설로 분류하는 일반의 의식에 대하여 저들의 무지몽매함을 나무라기에 앞서 자성의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주민 80%의 동의를 요구하는 것에 대하여도 그렇다. 그게 왜 그렇게 무서운 조항이 되어버렸는가? 주민들이 허락지 않을 것이다 는 예단이 정상적이기만 한 것인가 말이다.
당연히 교회는 단순한 공공시설이 아니다. 더더욱 교회는 영리시설이 아니다. 교회는 지역사회의 정신적, 영적 기둥이다. 굳이 기독교회만의 영적 의미를 고집하지 않더라도 절망과 좌절에 빠진 이들이 교회의 안내와 보호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는 것은 교회기능 중 기본의 기본이다. 나아가 국가가 위기와 환난에 몰릴 때는 애써 기독교회만의 고유한 영적 기능마저도 양보해가며 구국의 대열을 이끌었던 한국교회이다. 그런데 그 교회가 공연장이나 노래방과 같은 단순히 다수인의 공중 시설정도로만 인식되었다고 하니 이것이 어떻게 관련공무원들의 무지와 만용이라고만 할 수 있겠는가? 교회가 어느새 사회의 천덕꾸러기가 되어가고 있다는 한편의 증거이지 않는가 하는 자성이다. 잘못 추진되고 있는 법은 거부되어야 하고 이왕의 잘못된 법도 보다 현실에 맞게 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와 함께 아니 어쩜 그보다 더 근본적으로 이렇게 까지 교회를 추락시킨 자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
|
‘건축협정제’를 두고(주일신문사설)
로마서 16장(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