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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일로 기억은 무려 삼십 수년 전 고등학교 2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필자가 재학 중인 학교의 S.F.C(Student For Christ/우리말로는 ‘학생신앙운동’이라 부른다. :특정장로교단의 교회내기구이나 부산에서는 당시 많은 일반학교에도 동기구가 써클로 활동하고 있었다. 이 써클을 통해 많은 목사, 선교사들이 배출되었다.) 회장으로 있을시 이웃하는 부산의 명문 K고교에 역시 회장으로 있던 한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는 그 무렵 교회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세 친구가 죽이 맞아 학생회가 상당히 열심이었던 교회에 출석하며 그 교회 학생회 최고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는데 역시 그 교회 학생회 회장으로 그들 셋 중 둘은 이후 목사가 되었다. 그런데 예의 이 친구는 신앙적으로 주위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었으나 어떻게나 평소 무게를 잡고 있는지 마음은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으나 그리 친하게 지내지 못하고 각각의 길로 헤어지고 말았다. 그 무렵 어느 날 그 친구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그 자리에 있던 누군가가 하는 말이 그 친구는 성경 어디에도 예수님께서 웃은 기록이 없다며 웃기를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듣는 순간 많이 황당하기도 했지만 평소 그 친구가 풍기는 인품 탓이었던지 뭔가 상큼한 느낌이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그렇게 동서남북을 분간하지 못하도록 공부에 열중하던 그 시기에도 우연찮게 가입한 신앙써클의 성공을 위해 노심초사하던 그 시절-그 시절의 친구 한 사람 한 사람은 지금도 목사가 되고 장로가 되어 죽마고우처럼 마음이 통하는 사이로 가슴에 남아 있지만- 유독 그 친구는 종종 깊은 신앙의 어떤 맛과 함께 한 번 보았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또 다른 이야기이다. 뮤지컬의 황제 헤럴드 프린스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에서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등을 연출한 브로드웨이의 전설적 존재이다. 그의 뉴욕 맨해튼 뮤지컬 연출자로서의 명성은 너무 화려하여 여기서 다 언급할 수가 없을 정도이다. 20개의 토니상을 거머쥐며 미국 뮤지컬의 역사 그 자체가 된 그가 연출한 ‘오페라의 유령’은 1986년 10월 영국 런던의 웨스트엔드에서 개막된 이후 20개국 110개 도시를 누리며 불러 모든 관객만 해도 1역명을 넘는다.
그를 소개하기 위하여 최근 모일간지가 인터뷰를 했다. 이 거장의 입에서 나온 한 마디가 필자의 가슴에 꽂힌 것이다. 그 내용을 소개한다. ‘브로드웨이의 미래에 대한 질문에 거장의 얼굴이 굳어졌다. “텔레비젼과 영화의 위력, 힙합 랩 등이 음악적으로 다양해져 과거와는 상황이 달라요, 뮤지컬 황금기가 다시 올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분명한 취향과 용기를 지닌 사람이 필요해요” 장르로는 코미디 일색인 요즘의 브로드웨이에 대해 “브로드웨이는 지금 큰 실수를 가고 있다”며 혀를 찼다.’ 여기서 뮤지컬과 브로드웨이는 거의 동의어로 씌어졌다. 필자는 그 뮤지컬과 브로드웨이라는 단어에 하나님의 말씀과 교회가 오버랩 되었다. “코미디일색인 설교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기독교 채널에서 T.V설교자들이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시기하여 옹졸하게 아니꼽게 보는 것은 진정 그리스도인의 자세가 아니다. 교회에 출석할 수 없는 이들에게는 더 없이 중요하게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되겠고 혹 그렇게 극단적인 예가 아니라 할지라도 일반교인들도 다양한 말씀을 들을 수 있는 기회제공이라는 차원에서 그리고 불신자로서 선뜻 교회로 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기독교회에서는 무슨 말씀을 하고 있나 탐색하기 위하여서도 좋은 기회제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이런 좋은 의도를 가지고 운영하는 채널 관계자로서는 여러 다른 옵션 말고도 TV의 특성상 대중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을 짐작 할 수 있다.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이해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인지 설교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해당 채널이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역겨움이 난다. 분노가 치솟아 오른다. 복음을, 진리의 말씀을, 영원한 하나님의 생명의 말씀을 코미디화 하는 것은 일시 사람의 웃음을 자아내고 흥미를 유발하여 관심을 갖게 할는지는 몰라도 큰 실수를 하는 것이다. 진리의 말씀이 코미디로 오해되면 끝장이다. ‘좋은 게 좋다’ 고 하지만 지켜야 하는 선이 있다. 이는 복음전달의 기술만도 아니다. 세상에서도 ‘지적 재산권’에 대하여 그 도덕성을 촉구하고 있는 때에 누구에게서 배운 것을 드러나지 않은 채 마치 제것 인양 하는 것은 양심적이지도 신사적이지도 않다. 여기까지만 해도 넓은 도량으로 참아줄 수 있다. 하나님의 의도가 전체적으로 그려지지 않은, 그려내지 못하는 상태에서 지극히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것들을 붙잡고 브라운관을 주목하고 있는 성도들을 미혹하고 오도하는 것을 보면 브라운관 안에 달려들어가 패주고 싶다. 산위에서 주님이 팔복을 전하실 때 어떤 모습이었을까? 갈릴리 바닷가에서 배를 띄우고 천국복음을 전파하셨던 주님의 모습이 저런 광대 같았을까를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린다. 세상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심지어 선정적이기까지 한 뮤지컬도 마냥 코미디화를 경계 하거늘 하물며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자리이겠는가? 내가 너무 고전적이고 반문화적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크게 실수하는 것이라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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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거부하였던 친구(주일신문시론)
로마서 16장(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