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5.

누가 연합과 동역을 방해하는가?(주일신문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5.05.04. 22:58:15 글쓴이IP: 61.103.136.95

2005년도 부활절 연합예배에 대하여는 참담한 심정을 이미 밝힌 바다. 차마 기독교회의 목사라고 얼굴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로 부끄러운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 주도권 다툼하며 그 우왕좌왕이 도대체 무엇이었던가? 주께서 죽음의 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일을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되어 기념하고 예배하는 것이 그렇게도 어려웠던 일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서울시교회연합회의 협조로 어렵사리 부활절 연합예배의 모양을 갖추게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이렇게 우여곡절 끝의 행사 후 여러 비판과 반성의 말들이 많은 중 지난 4월 중순 ‘한국기독 목회자 포럼’이 ‘부활절 연합예배,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당초 포럼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회장, 최성규목사. 이하 한기총)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백도웅목사. 이하 교회협) 그리고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위원회(회장 윤석전목사. 이하 한부연)이 공동으로 참석하여 토론키로 예정되었으나 한기총과 교회협은 참석여부에 대한 답변조차 하지 않은 채 불참했다. 이를 준비한 관계자는‘교회협은 실행위원회 논의 결과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으며 한기총은 추후 입장 피력을 밝혔다’는 것으로 그들의 불참을 설명했다. 비록 2005년도 부활절연합예배는 어수선하게 끝났지만 다음을 위하여서라도 자리를 함께 하여야 하지만 아예 대화의 자리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결국 삼분의 일이 참석한 설렁한 토론장이 되고 말았다. 더욱 여러 사람들이 나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였지만 2시간의 토론 끝에도 원론적으로는 부활절연합예배의 취지와 정신에 동의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여전히 한기총과 교회협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대안을 찾지 못하였다. 기가 찬 일이다. 누가 한국교회의 연합과 동역을 방해 하고 있는가? 과연 이들 기관들이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년초부터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무엇이 그리 어려운가? 어려울 일이 무엇인가? 예수께서 우리의 죄와 허물을 인하여 십자가에 죽기까지 아버지의 뜻에 복종하시고 이를 기뻐하신 하나님께서 그를 높이사 부활의 첫 열매가 되게 하신 이 부활의 영광을 함께 기념하여 예배하는 것이 무엇이 그리 어려운지 그 심사를 도무지 헤아릴 길이 없다. 그러나 실은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은 일을 이렇게 어렵게 하는 숨은 원인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교회가 교회로서의 근본마저 상실하였다는 한 작은 증거이다.
본디 부활절 연합예배는 미국교회의 선교사들이 한국교회에 전해 준 좋은 전승의 하나이다.
저들도 평소에는 교파간의 생각차가 있고 강조점이 있어 한 동네에서 같은 예수를 믿어도 자리를 같이 하지 못하다가도 부활절이나마 분열과 갈등을 넘어 하나이자는 단순한 신앙의 동기가 있었다. 부활의 새벽에 같이 찬송하고 말씀을 듣고 그리고 후에 간단한 다과회를 가지므로 같은 마을에 사는 동료 그리스도인임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우리한국교회에서는 그 단순함 마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말로는 성도들 앞에서 부귀와 영화를 초개와 같이 포기한 것 같이 설교를 하면서도 누가 주도권을 잡고 누가 사회를 맡고 설교를 맡아 영예를 드높이는 것에 마음도 판단도 혼미해져 버렸다. 바로 교계 지도자들이 배후에 있었다는 말이다. 심히 교회정치에 오염이 되어있는 사람들의 장난에 한국교회 전체가 오염되고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연합과 동역을 가로막는 교회정치꾼들을 솎아 내는 것이 한국교회 정화의 급선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