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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절반이상의 임기가 남아 있으니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나 사실상 국민의 정부에 이어 재집권에 성공한 현재 참여정부의 최대공적이라면 혹 권위주의의 극복 내지 탈피가 아닐지 모르겠다. 재차 지적하지만 아직 임기가 남아있으니 어떻게 흘러갈지 속단하기 이른 감이 있고 그보다도 권위주의의 탈피라는 드러난 캐치프레이즈와는 달리 군사독재시대나 양김씨의 인물 권위주의 못지않은 참여독재 인터넷독재 시민독재 등의 묘하게 변형된 형태의 권위주의적 모습이 보여 이의 발전을 더 지켜보아야 하는 과제가 있으나 어쨌든 여태 우리사회를 누르고 있던 권위의 상당 부분이 벗겨진 것은 사실이다. 이점 앞서 양김대통령과는 비교할 수 없도록 정치적 기반이 부재하였던 당선자 집단으로서는 정치적 소신과 상관없이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는지 모른다. 그러나 세계의 정치환경과 시민사회의 역사적 추이가 급속히 권위주의의 붕괴 쪽으로 진행되는 것을 감안할 때 적절한 선택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오늘의 사회는 이전의 닫힌사회에서나 가능했던 권위주의를 용납할 수 없는 분위기이다. 정치적으로 지방자치제의 확대를 비롯하여 가장 최근의 수백 년 전통의 호주제 폐지나 자녀의 성을 부부의 성을 같이 빌려와 새로운 성으로 사용하는 경우라든지 좀 더 극단적으로 중, 고등학생들이 저들의 대학입시제도나 두발의 자유화 문제 등을 이슈로 촛불집회를 갖게 된 것 등이 바로 같은 사례라 할 것이다. 우리사회 전 영역에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같은 현상을 보고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이는 권위주의의 탈피가 아니라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권위의 붕괴하는 염려의 소리가 적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아마도 참여정부 말년에는 이점 매우 활발한 토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위가 무엇인가? 권위란 이념, 인격, 지위 등이 그 가치의 우위성을 공인시키는 능력 또는 위력이다. 이러한 권위는 어느 집단 중 다수의 승인이나 복종에 의해서 그 이름에 걸맞은 힘을 갖게 된다. 예를 들어 국가의 권위, 대통령의 권위, 사법부의 권위, 교회의 권위, 목사의 권위 등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 권위가 타율이나 맹신, 비이성적 방법 등에 의하여 강제적이고 비인격적이며 반자율적으로 강요되어질 때 그것은 권위주의라 하여 인류는 이에 대한 저항하는 역사를 이어왔다. 이 같은 전제하에서 우리사회에서 일고 있는 최근의 현상들은 군사권위주의와 인물권위주의의 청산과정이 너무 천박하고 충동적인 면을 우려한다. 권위주의와 권위의 구분이 명백치 않아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권위의 붕괴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다. 경찰력과 사법부, 입법부등의 공권력은 그들의 자충수적인 면이 있다 하더라도 부모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선생님의 권위가 형체를 찾아볼 수 없고 어른의 권위가 부정되는 형국에서 어떻게 사회를 지탱할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왜 이렇게 난장판이 되어버렸는지는 분석이 어렵지 않다. 이 모두는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세력의 법을 무시하는 듯한 자의적 발상과 인기영합주의적인 태도에 기인하는 것이다. 이도 아니라면 이마저 깨닫지 못하는 경박한 아마추어리즘에 기인한다 할 것이다. 큰일 날 일이다. 쥐 잡으려다가 세간살림 다 날릴 판이 되었다. 대통령의 말씀에 권위가 서고, 국가공권력과 법에, 우리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건전한 집단과 이념들의 권위가 회복되어야 한다. 사회지도급 인사들에서부터 저 아래 유아들에 이르기까지 사회를 지탱하는 권위에 승복할 수 있는 토양의 회복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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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상실의 위기(주일신문사설)
로마서 16장(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