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바람직한 기독교문화행위를 찾아서ⅳ-베뢰아문화관의 모색-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6.24. 19:50:10 글쓴이IP: 58.239.117.169

그동안 기독교문화관의 여러 입장들을 몇 회에 걸쳐 살펴보았다. 예상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기독교와 문화의 관계를 적대적으로 보는 입장이 우세한 중에도 리츨의 기독교문화주의와 같이 문화에 대하여 우호적인 태도 내지는 문화를 보다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용문화(用文化)적 입장도 있었다. 또 기독교 원리주의 차원에서 문화를 배타적으로 보면서도 배격할 수 만 없는 현실적 고민이 반영된 중도적 입장까지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종교개혁자들 중에도 강조하는 바에 따라 약간씩 입장의 차가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고 그중 칼뱅의 문화변혁주의가 기독교 입장에서 문화에 대하여 대단히 적극적으로 접근하는 태도임을 보았다. 이제 기독교 베뢰아적 관점에서 문화에 대하여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결론을 내려야 할 지점에 왔다.
1.문화란?
문화(Culture)가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서 백과사전적이고 문화사적 정의는 별의미가 없다. 그것은 소싯적부터 익히 들어온 바다. 그러나 졸고의 논지에서도 그 평범하고 일반적인 정의와 범주를 별로 넘지 않는다. 육체를 가진 인간이 신에 의하여 주어진 환경(여건, 바탕)을 근간으로 모색하는 정신적이고 신체적 활동 일체를 일컫는 것으로 보아 무방하지 않나 싶다. 그런 의미 그것은 신에 의하여 영(靈)에 주어지는 감동과 그것으로 인해 분출되어지는 활동과는 비교되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문화의 범위는 대단히 포괄적이다. 영적인 것을 제외한 인간 삶의 전 영역에서 인간이 의도적으로 하는 일체의 개발행위라 할 수 있겠다.

2.베뢰아문화관 시도의 곤란함
베뢰아신학(이하 베뢰아운동과 동의어로 사용한다)이 지향할 수 있는바 문화에 대한 입장을 이렇다 저렇다 정의하고 시도하기에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다. 내부적으로야 외부의 평가와 상관없이 베뢰아문화관이라 하여 베뢰아신학의 문화에 대한 입장을 개진할 수 없는 것도 아니지만 현실은 그렇지만 않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①여전히 베뢰아에 대한 신학적 정의가 명백하지 않다는 점이다. 아직도 베뢰아가 기독교신학에 공식적으로 진입내지 착근하지 못한 것이 일차적인 이유이기도 하지만 더하여 베뢰아운동의 주창자인 시무언 김기동목사의 진화(進化)와도 무관하지 않다. 시무언은 70고령에도 불구하고 아직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특히 그의 전체사역 중 후반부 내지 종반부라 할 수 있는 60대 이후 지금까지에서 이전에 엿볼 수 없도록 문화행위가 두드러지고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 지난 10년 사이 교회내적이기는 하지만 그 수를 다 셀 수 없을 정도의 휘호를 씀으로 서예활동을 하고 있고, 그가 쉽게 쉽게 그려놓는 작은 그림들 또한 아마추어의 취미생활로 보기에 어려울 만큼의 독특한 그림솜씨를 자랑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사이는 아예 기성문단에 공식 등단하여 수필가로 시인으로 유수한 단체로부터 수상을 받기도 하고 문학단체의 임원으로 활동하며 계속해서 작품을 발표하고 출판하고 있다. 이 같은 일련의 행위들을 베뢰아문화관의 어떠함과 전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즉 종래 알려진바 시무언의 문화관에 대하여 작은 변화나 보완된 해석을 예측해 볼수 있는 국면이 있다는 점이다.
②베뢰아 이단시비와 관련해서이다. 이단시비와 문화관이 무슨 상관이냐 할 수도 있으나 기독교신학에서 이단혐의는 모두 신학적 논의를 황폐화시키는 블랙홀이다. 그것이 보다 고상한(?) 문화의 영역이라며 더욱 그렇다. ‘이단이 무슨 체면으로 문화관식이나?’ 하면 그로 논의는 끝나 버린다. (내부적으로라야 무슨 말을 하든 언제나 열려있다!) 따라서 베뢰아문화관이 보다 온전하고 성숙하게 진행되기 위해서라도 먼저 베뢰아신학의 정상화가 시급하다.

3.시무언 김기동목사의 문화이해 - 그의 저서 ‘하나님의 의도’를 중심으로
시무언이 베뢰아운동이 주창자이나 시무언의 문화관과 베뢰아문화관이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베뢰아신학에 미치는 그의 영향이 거의 절대적이다 점과 그가 차지하는 비중에서 아직까지는 시무언의 입장을 베뢰아의 공식 입장으로 보는 것이 일반이다. 알려진바 시무언은 문화에 대하여 대단히 부정적이다. 그는 어떤 설교자보다도 문화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하였다. 이는 그가 그만큼 문화에 대한 입장이 분명하다는 증거이기도 하고 더욱 그가 어떤 설교자보다도 영적 설교자로 알려진 것과도 관련 있다. 시무언은 피조세계는 영원하지 않으며 육체는 영혼의 그릇일 뿐 영혼이 참 본질이다 는 것을 그의 모든 메시지 출발점으로 삼는다. 그러나 시무언이 육체는 영혼의 기회요 그릇이라는 것은 드러난 것 외에 중요한 반전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문화에 대하여 긍정하는 일부의 견해를 제하고는 누구도 이 세상과 문화가 영원하다거나 존재의 본질이라고 보지는 않는다. 문화는 언제나 기독교 역사에 종속적이었다. 바로 이 상관없을 수 없는 종속적 관계에서 문화의 자리를 찾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다음은 시무언의 저서 ‘하나님의 의도’에 실린 문화와 관련된 표현들이다. 참고로 그대로 옮겨왔다.
「‘노아 홍수시대 문화의 절정을 이루었다’ ‘영적존재 이전의 네피림도 윤리와 도덕을 감당할 수 있는 혼이 있어 영이 없는 존재는 문화를 추구하며 문화 속에서 만족을 누렸다’
‘마귀는 천하의 제왕들을 굴복시키고 나라들을 삼키고 모든 문화를 장악했다’ ‘문화는 종말이 있다’ ‘아담은 문화를 알았으나 하와는 문화를 몰랐다. 마귀의 유혹을 받은 후 문화를 알게 되었다. 유혹이후에 문화를 보는 눈이 달라졌다. 자기 나름의 문화를 터득하게 되었다’
‘마귀가 사람을 유혹 했을 때 사람에게 가장 먼저 깨우쳐 준 것이 문화이다’ ‘마귀는 문화를 통하여 사람을 지배하기 시작했다’ ‘‘성경은 문화와 문명이 절정에 달했을 때 하나님이 고의적으로 그것을 중단시킨 일들이 기록되어 있다’ ‘가령 노아홍수시대에 홍수가 나기까지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시집가고 장가드는데 열중했는데 이것은 당시의 사람들이 상당히 화려한 생활을 했다는 것을 시사한다. 하나님은 이러한 문화를 죄악으로 규정하시고 홍수로 쓸어버리셨다’ ‘이렇게 볼 때에 성경에 기록된 인간의 역사는 인간의 문화와 문명의 배후에서 역사하는 마귀의 일을 보여준다’ ‘마귀는 하나님에 대한 인간의 순수한 열정을 깨뜨려 버리고 문화에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 ‘신자들도 지나치게 문화생활에 관심을 기울이면 신앙생활을 그만큼 등한히 하게 된다’ ‘문화에 치우치는 만큼 신앙도 나태해진다’ ‘마귀는 좁은 안목을 이용하여 하늘의 영광을 보지 못하게 하고 문화의 노예가 되게 한다’ ‘문화는 인간을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지게 하고 인간을 타락시키고 인간을 노예로 삼는다’ ‘문화보다 월등히 큰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다’
이상과 같이 지극히 부정적인 문화에 대한 언급에도 불구하고 시무언의 문화에 대한 입장을 무엇이다 고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베뢰아는 궁극적으로 영적인 것이 인간의 본질이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외의 것들은 본질을 이해하는 비유형식의 이해라는 점에서 어떤 신학적 입장보다도 문화를 긍정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논의라는 것이 여기까지가 아니기 때문에 문화가 언제나 관제로 남아있듯이 마찬가지로 베뢰아도 문화에 대한 입장을 더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베뢰아는 지금까지의 문화에 대한 소극적이고 부정적 태도를 더 숙고하고 그리스도 이후 문화를 어떻게 그리스도께 복종시키며 되돌려 놓고 아울러 문화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를 고민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고 옳아 보인다. 다음과 같이 몇 가지 해법을 제시한다.
①기독교신앙이 문화를 어떻게 관계할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먼저 삼위일체 하나님에게서 이다. 창조의 주이신 하나님과 구원의 예수 그리스도 그리고 역사하시는 성령의 어떤 관점에서도 문화를 내팽개치거나 홀로 두지 않는다. 문화를 수용하면서도 문화에 함몰되지 않을 수 있는 적극적이고 긍정적 입장을 찾는 것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기본자세일 수 있다.
②하나님의 주권이 어디까지냐의 문제이다. 하나님의 주권은 교회와 성도들의 생활 속에만 갇혀있지 않고 구원받은 자의 전인격과 생활에서부터 부패한 문화적 구조까지도 포함한다. 구원받은 인간의 전 삶이 하나님께 헌신됨 같이 문화의 전영역도 하나님의 주권아래 복종되어야 정상적이다.
③그리스도는 문화의 구원자가 되신다. 곧 그리스도는 구원받은 자들만의, 교회안의 주 만이 아니시라 만물의 주이시다. 그런 의미 그는 구속역사 속에 갇혀 있지 아니하신다. 그리스도의 주되심은 인간 삶의 전 영역을 포함 자연세계의 전 영역까지 확장된다. 그는 창조이후 현존하는 현실세계의 모든 주가 되신다. 그는 교회바깥에서도 여전히 왕이시고 주권자로 영광받기를 원하신다.
④문화의 출발을 어디로 보느냐이다. 문화의 출발을 아담의 타락이후로 볼 것이 아니라 창세기 1장28절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아담의 타락이후 문화에도 가시와 엉겅퀴가 돋아나므로 문화는 본래의 모습을 잃었다.
⑤변화된 그리스도인의 삶이다. 그리스도인으로 생활일체가 하나님께 바쳐지고 구원이 하나님으로부터 옴같이 생활의 중심이 하나님이요 세속도시 속에서 생명 없는 종교를 실질적으로 극복하려는 삶이어야 한다. 마침내 문화는 그리스도에 의해 구원받은 성도에 의해 복음중재의 거룩한 도구로 변혁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