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19.

실버선교 기회선점 <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4.29. 11:51:19 글쓴이IP: 118.218.83.86

정부는 오는 7월1일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을 전국적으로 시행한다. 이로 지금까지 노인복지와 실버선교에 앞장서온 교회들을 중심으로 관심이 한창이다. 내용은 이렇다. 종전에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제한적으로 제공하던 공적부조사업을 7월 이후에는 일반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수요자들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면서 다양하고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보험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전통적 윤리관을 따라 가족이 담당하던 고령가족의 부양, 치매, 중풍 등의 장기간병, 장기요양 문제를 사회 연대원리에 따라 국가와 사회가 보다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분담하자는 것이다. 이로써 서비스를 받는 노인뿐 아니라 이전 일체의 부담을 직접 감당해야했던 중장년층과 자녀 등 모든 세대 모든 가족 구성원들의 짐을 덜어 주는 사회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바야흐로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피할 수 없는 사회적 비용을 차제에 정부가 부담하기로 나선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노인세대 최후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가족의 부양부담을 경감시키므로 경제적 폐해를 줄일 뿐아니라 여성 등 비공식 요양인력의 계발로 고용창출의 효과 및 지방경제의 활성화까지를 기대할 수도 있게 되었다.
먼저 이와 같은 노인복지제도의 변화는 이미 노인복지에 참여하고 있던 교회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되었다. 본격적인 노인복지시대 이전에 비인가. 비등록 상태에서 영세한 중에도 취약지대에 놓여있던 노인들을 돌보며 복음을 전하여온 시설과 교회들이 기관이 요구하는 등록요건을 충족시키기가 쉽지 않아 자칫 퇴출위기에 몰리게 된 것이다. 이를 위해 관련단체들이 협의체를 구성하여 보건복지가족부에 요건의 완화 내지 시간의 연장 등을 요구하였으나 결과가 신통치 않은 모양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금번 노인복지제도의 전반적인 개선은 새로운 시대의 선진화 되고 더 나아진 복지를 지향하는 것인 만큼 기존 취약시설들의 요구는 제도시행의 근본 취지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까지 정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였을 때에 음으로 양으로 사회의 필요를 채워온 기존시설들의 공로가 없지 않음에도 금번 시행에 예외가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교회가 노인복지에 관심을 쏟지 않을 수 없는 것은 단순하다. 교회는 영혼을 돌보는 곳이다. 주께서 충직한 이들을 감독자로 세우시고 자기 양들을 먹이라 하셨다. 바로 그 영혼들에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는 변화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근자 우리나라 남자의 평균수명은 74.2세, 여자는 81.5세로 까지 늘어났다. 2005년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비율이 9.3%로 7%이상이면 고령화사회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미 우리사회가 고령화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그 속도 또한 급격히 빠른 양상을 보여, 2026년쯤에는 전체인구 5명중 1명이 노인이 되는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라 한다. 다시 말하면 실버세대가 목회의 큰 대상이 된 것이다. 반면 이미 수십 년째 진행되어온 핵가족제도의 정착과 세계화 현상은 자녀들이 부모를 부양하는 전통적 환경의 붕괴를 초래하게 되었다. 곧 지금까지는 전통적 윤리관에 근거하여 자녀가 담당하던 것을 정부가 공적으로 담당하지 않을 수 없는 사회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이 변화의 과정에서 교회가 선교적이고 복지적이고 목회적 차원에서 그 일익을 담당할 수 있겠기 때문이다.
실제 이런 조짐은 발 빠르게 대응한 교회들에 의하여 변화된 시대에 부응하는 목회패턴으로 확인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정부의 적극적 의지에 따라서 영리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민간이나 개인이 많이 나설 것을 감안할 때 이왕에 적지 않은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 교회가 필요한 요건을 갖춰 기회를 선점하는 결단과 변화와 지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