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여기는 베뢰아 교회입니까?」<시론>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6.04. 09:51:52 글쓴이IP: 118.218.83.86

베뢰아는 이 시대 이단 사이비교회의 대명사요 못나고 어리석고 수치스러운 교인의 대명사이다. 이들은 귀신 쫓는다고 날뛰는, 시대에 뒤떨어지고 무지한 사람들이요, 예수를 믿어도 별나게 믿는 사람들이다. 욕을 얻어먹어 마땅한 사람들이고 욕을 들어도 대항할 만한 배짱도 무장도 이론도 없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아직까지 베뢰아라는 이름에 돌아오는 현실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섭섭할 것도 속상할 것도 아니다. 불과 2000년전 이 땅에 예수 그리스도 오셨을 때도 그랬다. 그는 선지자들의 예언을 따라 오신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이스라엘의 구원자이셨으나 환대는커녕 당시의 종교 지도자들인 서기관들과 제사장 그리고 바리새인들에 의해 철저히 적대를 당하고 버림을 받았으며 마침내 십자가에서 죽임을 당하시도록 핍박을 받으셨다. 그야말로 그는 예수이단의 원조이셨다. 뿐만 아니다. 최초의 이방인 교회였던 안디옥교회에 붙여진 그리스도인이란 별명도 결코 자랑스러운 이름이 아니었다. 아주 쉽게 풀이하면 ‘그 십자가에서 뒈진 예수를 믿는 죽일 놈들’정도로 천히 여김을 받았던 이름이었다. 조선반도에 처음 복음이 전해졌던 100년 더 전에도 그랬다. ‘야소쟁이’는 ‘예수 믿는 놈들’정도의 말이다. 그리스도인은 목숨을 걸고 지켜야 했던 이름이었으며 많은 대가를 지불해야 했던 이름이었다. 허허 벌판 같은 세상천지에 예수 믿는 이를 찾으려야 찾을 수도 없었던 그 시절 그들의 외롬과 아픔이 어떠했을까를 헤아려보면 가슴이 떨리고 눈물이 다 난다.
이 땅에 복음이 들어온 후 처음 그렇게 그렇게 비난받고 조롱받고 멸시, 천대, 핍박받던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이제는 그럴듯한 신분의 사람들을 지칭하는 대명사로 바뀌어졌다. 군주제에서 공화정으로의 60년 밖에 되지 않는 짧은 역사 중에 그리스도인으로 대통령이 여럿 나오고 각료의 몇 분의 일, 국회의원의 삼분의 일이라 할 정도로 전체 국민대비 기독신자의 비율에 비해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기독자의 비율은 높아간다. 이 모두 어려운 시대를 감당해 주었던 믿음의 선진들이 남겨놓은 유산이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큰 은혜로 우리에게 주신 선물이다.
「베뢰아」도 그렇다. 시제(時題)를 좀 더 정확히 하면 「베뢰아」도 그럴 것이다.
불과 얼마 전만해도 점잖은(?) 기독자들 사이에 베뢰아는 ‘귀신이 어쩌고저쩌고 하는 놈들’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요즘은 ‘귀신 쫓는 사람들’정도로 약화된 분위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성경에 ‘너희는 가서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고’하신 주의 말씀이 엄연하고 실제 예수님과 제자들이 귀신을 쫓고, 병든 것과 약한 것을 고치는 등 숱하게 귀신에 관한 언급이 있으니 더 뭐라고 시비를 걸 형편이 아니다. 대부분의 오해자들은 베뢰아를 귀신과 관련하여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정말 베뢰아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다. 베뢰아는 20세기 말 한국에서 출발한 '성경닯기 운동‘이다 성경회복운동이다 우리는 이를 환언(環言)운동이라 한다.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더 쉽고 바르게 설명하면 ’오늘의 왜곡된 복음을 바로 해석하여 예수 바르게 믿고 열심히 믿고 살자는 교회개혁운동‘이다. 이는 고집도 독선도 아니다. 이제 알 만한 사람은 이 핍박받는 소수자들이 애매히 욕을 얻어먹고 있는 사정을 안다.
혹 베뢰아사람, 베뢰아운동 우리에게도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미숙하고 채워져 가야 하는 것이 있음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2000년 기독교 역사에서 이만큼 기독교복음에 대하여 논리가 정연하고 앞뒤가 분명하고 힘이 있고 그래서 선교와 목회현장에서 현실적이고 설득력 있는 신앙운동은 여태 없었다. 이 잘못된 시간이 지나고 나면 어느 날은 ‘베뢰아교회가 어딥니까?’ ‘여기는 베뢰아교회 맞습니까?’하고 베뢰아교회를 찾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반드시 오고야 말 것이다. 이는 베뢰아사람의 확신이다. 그러기에 이는 또 베뢰아사람의 사명이다. 그때가 속히 오기를 바라는 충정에서 그 때가 속히 오기를 사모하는 마음에서 오늘의 베뢰아사람들은 조금 더 참고 기다려야 하는 사명이 있고, 이 귀한 복음을 더 멀리 알리고 가르치고 증거 해야 할 사명이 있다. 처음부터 신앙의 길은 좁은 길이였으며 주 예수 그리스도 증거 하는 사명자의 길은 죽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충성의 길이었다. 더 크게 역사하기 위해 더 많이 기도해야 하는 것 말고도 시무언의 해석과 가르침을 더 정교하게 다듬고 정리하는 일은 그를 따르는 자들의 또 다른 몫이다. 훌륭한 성경학자들이 나와서 베뢰아와 관련하여 성경원어를 더 밝혀 주어야 하고 세계 석학들과 대면하여도 능히 이론을 펼칠 수 있는 학자들이 나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깊고 더 넓게 더 높이 신학의 세계를 빈틈없이 섭렵해야 한다. 속히 다가 올 베뢰아시대를 위해 시대적 십자가를 지고 가는 일에 기꺼이 자신을 헌신하는 동역자들에게 새삼 존경의 뜻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