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5.

대한민국 이렇게 한가한 때가 아니다 <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7.10. 09:34:41 글쓴이IP: 118.218.83.86

인류역사상 세계가 이렇게 하나같이 정신없이 질주하며 잘 살기를 몸부림쳤던 때가 없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이다. 언젠가 모 대통령후보가 그 나이 되도록 미국 한번 가보지 못한 것을 마치 애국 애족 반미의 상징적 행위인 것 같이 늘어놓아 그가 중요한 후보였기 때문에 그 말의 의미를 아는 식자들의 가슴을 철렁하게 하고 그의 세계사 이해가 어떠할까를 염려했던 적이 있다. 당시 그것은 다분히 미국이랑 유럽을 여행하는 사람은 시간과 돈이 남아도는 한가한 사람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떠올리게 하는 발언이었다. 그는 당선이 된 후에도 세계사의 흐름을 바르게 이해할 수 있는 원초적 능력의 한계로 임기내내 고생을 했었다. 세계가 그렇게 한가하지 않다. 세계 각국이, 우리보다 앞선 여러 나라들은 말 할 것도 없고 우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거나 심지어 우리만 못한 수많은 나라들이 죽기 살기로 피 말리는 경쟁을 하는 중에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후진국 몇 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대한민국만이 뒷북을 치고 있다.
지금 도대체 뭘 하고 있는가. 국제 유가는 상승을 그칠 줄 모르고 올라가 급기야 정부가 홀짝제를 실시하고 유가가 170을 넘어서면 일반에 까지 적용할 계획도 150으로 당겨야할 만큼 긴박하다. 또 석유와 관련되지 않은 것이 없는 산업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제조업 중심의 우리는 큰 타격을 면할 길이 없다. 이런 형편에 노동계는 하투니 뭐니 하며 또 발목을 잡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새정부는 벌써 두 달째 제대로 시동도 걸기 전에 촛불에 사그라져 버릴 지경이다. 주가가 1500마저 위협을 받도록 경제위기요 정치적 위기이며 민주주의의 위기이다. 이로 지난 몇 년간 최악의 경제수치를 보이고 있는 현실이다.
먼저 정부가 제자리를 잡아야 한다. 민주주의는 왕이 절대권력을 가지고 임의로 통치하던 것을 국민의 힘으로 폐하고 국민의 주권행사를 통해 대통령을 선택하고 그 대통령에게 제왕의 권한을 준 정치제도이다. 그리고 그 국민이 역시 같은 주권을 행사하여 국회의원을 선출하여 대통령의 권한을 견제하게 하였다. 다시 말하면 민주주의의 힘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준 주체가 바로 국민이다. 그런데 그 국민이 일을 시작도 하기 전에 딴지를 걸고 심지어 대통령 아웃OUT)을 내건다면 대통령은 아무 일도 할 수가 없다. 이는 500만표 차라는 민심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국가의 총체적 위기이다. 문제는 이렇게 하면 할수록 남 먼저 시련에 던져지고 궁핍에 내몰리는 계층이 준비되지 못한 이웃들이다 는 것이다. 나라 사정이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이들부터 어려움에 던져지고 힘이 들고 고통을 느껴도 이들이 먼저 더 심하게 느낀다.
정신을 차리고 세계를 돌아보자. 다시 말 하지만 어느 나라도 이렇게 하고 있지 않다. 이제는 촛불의 광기를 그쳐야 한다. 며칠이라도 더 끌다가는 나라를 말아먹게 된다. 그렇게 되면 회복하는데 엄청난 비용이 들어야 한다. 일부 충동세력을 발본색원 하여 나라를 바르게 운영해야 한다. 국민의 뜻을 물어 선택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국회는 국민을 대신하기 위해 당장에라도 국회로 들어가야 한다. 몇날 며칠 밤이 새도록 갑론을박하며 국민의 총의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그 뜻을 따라 대통령을 견제해야 하는 본래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 촛불을 들었던 이들도 더 이상 건강주권 빙자하지 말고는 제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이 모두는 초기 국민과의 소통이 부족하고 국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혼란한 현실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정부의 미숙함을 일방적으로 두둔함이 아니다. 일차적으로 정부가 크게 국민의 마음을 상하게 했다. 국민의 뜻을 바르게 읽지 못했다. 그러나 문제는 이렇게 정부가 일을 못하도록 해서는 나라가 표류를 면치 못한다는 사실이다. 국민 각자가 얼른 속히 제자리로 돌아가 자기 역할을 하는 것으로 국가의 경쟁력을 찾아야 한다. 교회도 더욱 경성하여 국가를 위해 기도하며 교회의 역할에 최선을 다 해야 한다. 대한민국은 절대 여유있지 않다. 정신 차리고 다시 달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