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7.

혼란의 6월-교회의 그리스도 삼중직 <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6.10. 23:20:50 글쓴이IP: 58.239.117.169

미 쇠고기 수입반대로 불거진 광우병 파동이 반미(反美) 감정과 어울려 촛불시위로 이어지더니 이미 생활이 되어버린 인터넷 공간이 촛불에 기름이 되어 촛불은 이미 온 나라를 집어삼키는 들불이 되었다. 뒤늦게야 상황이 예사롭지 않음을 판단한 청와대 비서관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오늘 내일 쯤에는 총리를 포함한 내각도 일괄사표를 내는 쪽으로 분위기가 잡혀가는 듯하다. 미국 쇠고기 문제가 대한민국을 뒤집어 놓도록 그리 대단한 문제였던가? 누구도 그렇게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라가 이렇게 혼란하고 갖 출범한 정부가 할일을 못하고 혼란에 빠져있어도 -간간히 양심 바른 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라지만 이는 곧 큰 함성에 묻혀 버리고- 어느 누구 한 사람 말 같은 소리를 하는 이를 찾기 어렵다. 일차적으로 관련된 정치인들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관이다. 당장에 벌어지고 있는 사회 분위기에 편승해서 자파의 정치적 이득만 셈하고 있을 뿐 진정으로 나라를 이롭게 할 의도는 아예 없다. 여 야가 마찬가지이다. 이들에게서 이런 기대를 갖는 것조차가 하나의 코미디이다.
그러나 교회는 이럴 때 일수록 정신을 차려 다시 성경으로 돌아온다.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시게 된 역사적이고 실제적인 이유는 저가 메시아로 몰렸기 때문이다. 메시아는 히브리어로 왕이다. 예수 그리스도도 그렇다. 그리스도는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이다. 구약성경 시대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라는 세 직분이 기름부음을 받았다. 이들이 지도자였다.예수께서 십자가에 내몰리신 것은 당시의 군중들이 영혼의 구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오해한 것이었지만 그래도 심상치 않다. 왕과 제사장과 선지자의 세직분이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었고 또한 예수 안에 있는 우리들에게도 왕 같은 제사장이요 거룩한 백성들이라 했다.
먼저는 왕이다. 빌라도가 예수께 ‘네가 유대인의 왕이냐’라고 물었다. 예수님의 십자가에는 ‘유대인이 왕’이라는 죄목이 걸렸다. 예수께서는 유대인의 왕으로 죽으셨다. 예수 안에서 신분이 회복된 그리스도인들에게는 왕 같은 직분이 있다. 시대를 이끌 책임과 권리 그리고 의무이다. 이 세상 왕(대통령)이 위기에 몰리고 제 역할을 잘못할수록 더욱 그렇다. 그리고는 제사장이다. 제사장은 백성의 죄를 속죄하기 위하여 대신 제사를 드리는 자리이다. 대제사장은 1년 1차 백성들의 죄를 위해 대속죄의 업무를 담당한다. 하나님과 원수된 백성들로 하나님과 화목케 하는 일이다.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제사장 직분이 있다.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고 하나님의 긍휼과 도움을 구하는 일이다. 그리스도인이 결코 시대의 방관자가 아니다. 하늘 이야기만하고 다닌다고 더 경건한 것은 더 거룩한 것도 아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이라면 시대의 고민과 한계를 제사장 같은 심정을 가지고 고민하며 백성을 위해 하나님께 나아가야 한다. 마지막은 선지자적 직분이다. 선지자는 왕과 지도자들 더 넓게는 그 시대 백성들의 허물과 죄, 이탈을 충고하므로 시대의 몰락을 예방하려 했다. 권력자들의 위협을 극복할 수 있는 확신과 담력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구약의 선지자적 전통은 오늘도 여전하다. 이는 오늘 교회들에게서 가장 부족한 부분이기도 하다. 더욱 진보적 교회들에 비해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교회들이 더 그렇다. 6월! 혼란한 국가의 현실을 직시하여 무엇이 어떻게 잘못되었는지 대통령과 정부가 왜 이렇게 질타를 받고 있는지 시위국민들은 또 무엇 때문인지 이들의 행태는 정당한지 시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직언할 수 있는 교회의 역할이 아쉬운 때다. 결코 오늘 이 시대의 혼란과 무질서 방황에 대하여 교회가 무관할 수 없다. 그리스도 삼중직을 통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의 역할이 어떠해야 할까를 찾아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