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5.

이동훈 목사의 베뢰아 묵상-격조와 품격이 있는 이단논쟁-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8.03.20. 00:57:19 글쓴이IP: 58.239.117.169

어렵고 힘들수록 흔들리지 말고 정도(正道)를 가야하는 것은 만고의 상식이요 진리이다. 베뢰아운동과 서울성락교회가 그리고 이에 찬동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이 이단시비에 내몰리는 것은 정말 억울한 일이다. 이단이라 욕을 얻어먹으면 ‘이단’ 비슷하기라도 해야 하는데 도대체 우리 안에 어떤 모습이 이단시비의 빌미를 제공했을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근거가 없고 터무니없는 공세이다. 구체적으로 이단시비에 직접 관련이 된 T씨나 C씨 등 몇 몇 인물은 조금 다른 측면이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우리의 신앙과 신학 중 축사(逐邪)-귀신추방이 시비의 작은 빌미가 되지 않았나 짐작이 된다. 이렇게 말하면 다시 우리 쪽에서 발끈한다. 성경에 근거하고 구원의 주님이 친히 귀신을 쫓으시고 너희는 가서 내 이름으로 더러운 귀신을 쫓아라 하셨는데 무슨 소리냐고 할 것이다. 백번 천번 지당한 지적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입장이고 무지하고 덜된(?) 바깥에서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 안에 있는 선한 모습 지성적 자세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는 뒷전으로 밀려가고 ‘귀신파’ 어쩌고저쩌고 하는 말이 나오고 이상한 눈으로 볼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성경을 읽고 성경대로 살기로 작정한 사람들이, 입만 벌리면 ‘말씀’ ‘말씀’하는 사람들이 멀쩡하게 성경에 있는 것을 두고 시비를 거는 행위에 대하여는 정말 한심하고 대꾸도 하고 싶지 않은 일이지만 사정이 그렇지 아니한가 하는 나름의 진단이다. 이게 문제다. 싸움을 해도 성경대로 해야 하는데 성경에 있는 것을 두고 사람을 이상하게 보는 것에 대하여 어떻게 상대할까가 어려운 일이다.
그 외는 일반적으로 베뢰아에 대한 무관심과 우리에 대한 무지와 공부하지 않음이 베뢰아를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는 결정적인 관건이라고 필자는 판단한다. 물론 이도 진단이 그렇다는 것이지 그 때문에 모든 책임이 저들에게 있다는 것은 아니다. 저들이 공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시비하는 것이 또한 무리이다. 좋고 귀한 것이 있으면 돈이 들어도 널리 전파하고 열심히 알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여 여전히 오해를 당하고 있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이런 복잡한 사정 모두를 포함하여 베뢰아는 이단시비를 해결함에 있어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칫 의욕이 앞서면 엉뚱하게 무리수가 될 수 있다.
이단이라고 정죄를 당한 집단들에는 각기 특징이 있다. 대개가 정통교회와 신학적 교리적 차이가 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외에도 집단의 행태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흔하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하고를 가리기는 어려우나 통일교를 비롯하여 상종할 수 없도록 이단으로 명백히 구분이 되는 집단은 교리도 교리이거니와 행태상 상당히 문제가 있다. 곧 비사회적이고 사교(邪敎)적이며 병리적 형태를 띠는 경우가 많다. 그런 의미 베뢰아 이단시비는 이런 유와 명백히 차별이 되어야 한다. 베뢰아는 사도행전 17:11에 연원한다. 따라서 베뢰아는 생래적으로 신사적일 것을 지향한다. 이는 베뢰아운동의 창시자 시무언의 스타일과 행적에도 그대로 보인다. 시무언의 인격과 목회의 특징은 그가 여태까지 이뤄놓은 저서들과 함께 교회생활 최고 수준의 고상함을 유지한다. 시무언을 미처 잘 모르고 ‘귀신 쫓는 목사’ 정도로 치부하던 이들도 사정을 좀 더 자세히 알고는 거의 이구동성으로 이 같은 그의 특징들을 언급한다. 그의 삶 그의 목회 그의 인격 그의 취향 속에는 상당한 격조와 품격이 함께 하고 있다. 같은 차원에서 공격을 하든 방어를 하든 상당한 수준을 갖추지 않으면 그를 설명하고 그의 신학과 신앙을 바르게 소개하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다. 상당한 내용은 그만한 형식을 요한다. 정교하게 일정한 수준을 갖추지 못한 채 섣불리 시무언과 베뢰아를 건드렸다가는 이단시비의 상처를 덧나게 하기 딱 좋다.
때로는 내용과 상관없이 담아내는 용기의 모양에 따라 형체가 달리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자칫 문제의 본질을 뒤로 하고 유치하게 접근하면 베뢰아는 유치를 면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리게 된다. 그만큼 입지가 더 좁아진다. 여태 까지 필자가 잘못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라면 필자는 이렇게 확신한다. 만일 이 같이 고상한 작업이 쉽지 않다면 더욱 지혜와 방법을 찾아야할 것이고 더 힘써 수고해야 할 것이고 그래도 안 되면 더 많은 세월을 참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차라리 그 사이 베뢰아운동에 걸맞은 목회와 정신을 더 배양하고 그런 자세로 말없이 교회를 성장시키는 것이 지름길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