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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런 자세로 나오면 나를 알고 이해하는 사람들조차도 ‘너무 하는 것이 아닌가?’ ‘너무 앞서 간다’ 내지는 ‘심하다’는 말없는 우려와 걱정의 눈빛을 보내는 것을 나도 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을 팽개치고 진리를 찾아 나선 사람들 답게 잘 따져 볼 일이다. 누구도 알아 주지 않는 억지 주장으로 자기 안에 안주한들 무슨 유익이 있으며 그렇게 주장 한다고 누가 호락호락 알아 줄 것도 아니고 누구를 마음 같이 설득시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직 성경을 알고 성경 속의 예수를 따라 오기를 여태까지 하였으니 진리를 위해 진리를 추구하는 마음으로 과연 무엇이 어떠한가를 조목조목 가려보려 할 뿐이다.
본 지면은 본격적인 논쟁의 자리도 아니고 지면의 분량이 제한되어 있어 시시콜콜 다 말할 수는 없다. 대충 해서 넘어갈 것은 건너뛰어야 한다. 그래서 종교개혁 이전은 불가불 몇 마디로 정리한다.
세계문화사, 인류문명사는 말할 것도 없고 종교개혁의 봉화가 일어나기 전 중세는 암흑시대였다. 쉽게 그 시대를 지배했던 문화와 사상을 기독교라고 하나 이에 대하여는 전회(前回)에서 약술한 바다. 4C초 로마의 국교가 된 기독교는 적어도 외견상 국교로서 로마의 패권과 함께 동서 유럽전역으로 흩어졌으나 그것은 충분치 못한 성경지식과 지역마다 다른 민간의 무속신앙 그리고 속권(俗權) 등으로 이중삼중 뒤섞여져서 성경의 기독교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기독교였다. 그 반성의 깨달음이 16C 초 독일에서 루터에 의해 종교개혁으로 나타났다. 그리하여 흔히 기독교역사는 16C초를 암흑기와 개화기의 분기점으로 삼는다. 그러나 이는 외견상 내지는 편의상 일 뿐이다. 루터의 종교개혁보다 훨씬 앞선 종교개혁적 발상은 영국에서 일어났다. 시기적으로 루터보다 거의 100년 이상 앞선 일이다. 교회개혁의 선구자요 성경번역가였던 존 위클리프가 그랬고 보헤미아 개혁운동의 지도자 존 후스가 그랬다. 이들은 종교개혁 이전의 개혁가들이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영국에는 이미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한 동경으로 들끓는 개혁세력이 있었다. 이들 개혁 갈망 세력들은 영국왕실과 로마교회와의 갈등, 그로인한 영국교회의 독립과는 상관없이 성경적 삶을 살고픈 다른 동기로 이미 로마교회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기 시작한 개혁자들이었다. 이들의 전통을 이어받은 이들이 바로 퓨리탄(청교도)들이다. 1620년 1630년대에 이뤄진 신대륙(뉴잉글랜드)에로의 항해는 영국적으로도 전례가 없던 일이었다. 이들은 식민지 투기사업가도 모험가도 진짜 가난하였기 때문에 부를 찾아나선 이들도 아닌 근본적으로 다른 성격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궁핍하지 않았고 모험을 열망하지도 않는 보통 사람들로 가정을 중시 여기는 일반의 시민들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중산층의 어렵지 않은 사람들이었고 상당수는 대학교육을 받아 얼마든지 영국에서도 안정을 누릴 수 있었던 사람들이었다. 바로 이점은 후대의 기독교 사학자들이 그들은 왜 영국을 떠났을까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시사하는 것을 너머 오늘날 이렇게 안정된 환경에서조차 불평하고 거룩한 삶에 이르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깊은 감동을 준다. 이들이 후에 후세들의 교육을 위해 오늘날의 하버드대학을 세우고 다시 예일대학을 세운다. 이들에게는 오직 ‘성경대로’ 살고 싶은 꿈이 전부였다. 안정된 땅을 떠나 추위와 척박한 자연환경에 수많은 동료들을 잃어가는 아픔 속에서도 성경적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세우려는 의지가 있었다. 이들이 생활의 기반을 잡자말자 미지의 세계인 아시아로 복음을 전하러 떠났고 그 일단이 중국을 거쳐 조선 땅에 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그런 의미 한반도는 기독교 역사상, 초대교회를 제외하고 아니 초대교회에서 거의 1800년을 뛰어 넘어가는 순혈의 복음을 가진 사람들이 세운 교회였다. 그렇게 세워진 한국교회는 신학에 오염되지 않은, 전통에 오염되지 않은, 교회의 관습에 오염되지 않은 순혈의 복음을 가질 여건이 형성되어 있었다. 어떤 의미 한국교회는 복음을 전해준 그들보다도 더 순혈의 교회였다.
이는 사도행전 16장에 실린 바울의 경험에서 보다 더 설득력을 얻는다. 왜 하나님의 성령이 바울이 아시아로 가고자 하는 계획을 다 세워놓았음에도 환상을 통해 정반대 방향인 유럽을 향하게 하였을까? 당시는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후세가는 이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아시아는 유럽보다도 월등히 앞선 문명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의 종교적 체계는 견고했다. 지금도 그 영향이 그대로 남아있지만 2000년 전 당시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해진다. 만일 최초의 기독교복음이 아시아경유라는 과정을 선택했더라면 아랍문화권과 인도문화권 그리고 중국의 유교문화권을 지나면서 과연 그 본래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물어 보지 않을 수 없다. 성경을 기록하고 교회를 세우신 성령께서 성경을 보존하고 교회를 어떻게 보존하고 교회를 통하여 어떻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려 하셨는가를 생각하게 한다. 대한민국 충청도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을까 고 아직도 미명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죄송하지만 이건 진짜 이단 사이비 집단에서 하는 말 같다?- 하나님께서는 순백의 영혼에 2000년 기독교 역사의 전통에 더하여 하나님의 의도를 더욱 분명히 밝히시려 계획하셨던 것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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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혈(純血)의 복음 [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