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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23일(수) 전국에서 일제히 60만이나 되는 학생들이 대학수업능력고사를 쳤다. 아침 8시부터 시작된 시험은 점심식사를 준비해오지 않으면 나갈 수도 없는 채 오후 6시까지 계속되는 힘마다 되풀이 하여 벌어지는 국가적 진풍경이다. 이제 그 결과를 60만 학생들은 물론 그들의 부모들,할머니,할아버지,삼촌,이모,고모까지 모두 숨죽이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렇게 12년 어쩜 더 오랜 세월 형설의 공을 쌓고서 결과를 기다리는 주역들에게 꼭 일러주고 싶은 말이 있다.
먼저 격려를 마지않는다. 수고를 참 많이 했다. 더러 교육학계에서도 자연주의를 주창하여 세기적 주목을 끈 사람들이 있지만 지금 이 시대에 순수한 자연주의를 고집할 사람은 누구도 없다. 인생으로 태어났으면 치러야 할 사회적 합의가 있고 수고가 있다. 거쳐야 하는 과정, 지불해야하는 대가가 있다. 누구도 이를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철들기도 전부터 익히고 배워야하는 수많은 과정들에 시달려야(?)했던 것이 사실이다. 흔히 우리나라 교육을 두고 교육열이 대단하다고 지적하나 실은 그렇지 않다 한다. 최소한 사교육비가 많이 지출된다는 뜻으로 ‘대한민국 교육은 극성이다’하면 모르나 거의 대부분의 문명국에서 자녀가 잘되기를 바라는 교육열은 마찬가지이다. 당장 이웃의 일본, 대만, 심지어 중국까지도 부모들이 자식들의 장래를 위해 공부를 더 시키기 위하여 극성이 대단하다. 곧 여러분들만의 고생이 아니다 는 말이다. 그러기에 여러분들의 수고에 심심한 위로를 보내면서도 위로와 함께 실은 지금부터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수험생 1년의 압박에 지쳐서 꽤 긴장이 풀어지고 또 정작 대학에 들어가서는 학구열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실상이다. 어떤 목적을 향해 여태 그렇게 열심히 하였던 것 이 진정한 결과를 얻기까지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담금질을 계속해야 한다.
둘째, 지금 이시간은 여러분들의 일생에 두 번 더 있기 어렵도록 진지하게 자신의 진로에 대하여 고민해 보아야 하는 시점이다. 어쩜 수능의 점수결과 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남은 일생에 무엇을 전공으로 삼고 살아야 할지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익숙한 인터넷을 통해 필요한 정보를 검색해 볼 수도 있고 주위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들의 자문을 구할 수도 있다. 특별히 바로 곁에 계시는 부모님과 가르치셨던 선생님은 가장 좋은 조언자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는 아무리 깊이 고민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라 할 것이니 이참 후회없는 결정에 이를 수 있어야 한다.
셋째, 할 수만 있으면 다른 무엇보다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해야 한다. 물로 어떤 이는 하고 싶은 것이 있으나 성적이 따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때는 현실을 감안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아직 여러분들의 나이에는 얼마든지 그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할 수 있는 길은 있다. 하고 싶지 않은 일은 일의 성취동기가 약해 열심히 하지 않고 결과 또한 만족하기가 어려워 인생이 재미가 없어진다. 이는 돌이킬 수 없는 큰 손실이다.
넷째, 현실적 방안을 찾아 일생 매진해야 한다. 많은 이들에게 장래에 비전은 있으나 이를 성사시키기 위한 강한 추진력이 부족한 것을 본다. 실천하지 않는 계획은 사상누각이다. 그것은 비전이 아니라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 헛된 꿈이다.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은 비전과 함께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구체적 행위가 있는 사람이다.
끝으로 그리스도인으로 삶의 궁극적 목표는 하나님의 영광이라는 것을 분명히 해야 한다. 이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시작과 끝이다. 앞으로 무엇을 할까를 고려할 때 그 중심에 하나님의 영광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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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결과를 기다리는 학생들에게[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