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개정 사학법 반대이유[주일신문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5.12.27. 22:12:01 글쓴이IP: 203.240.185.236

개정 사학법의 문제 조항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로 사립학교법 제14조 3항에서 이사의 1/4이상은 학교운영위원회 또는 대학평위원회(신설법인의 경우 관할청)가 2배수 추천하는 자 중에서 전임하여야한다 하여 사학 설립과 무관한 이사를 강제로 두게 한 것과 둘째, 제23조에서 이사장은 당해 학교법인이 설치 경영하는 사립학교의 장을 겸임할 수 없다 하여 학교 설립자와 그 가족들이 해당학교의 장을 겸임할 수 없다는 것이 그것이다. 애당초 열린우리당과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등이 동조하여 추진해온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보다 이상적이고 바른 교육을 지향하는 듯 보인다. 일부 사학의 재량과 투자범위를 넘어선 납득하기 어려운 부패와 무능 가족중심의 방만한 경영과 비리 그리고 교육의 공공성 강화, 민주적 운영을 통한 투명성 확보 등은 교육을 위한 기본 조건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늘 그렇듯 이렇게 드러난 이유와 상관없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 지극히 열악한 조건에서도 조국의 근대화와 발전을 위해 죽을 고생을 하며 교육입국에 참여해온 기독교계로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면이 있다는 점이다. 걱정의 배후는 이미 교육노조로서의 정당성을 잃어버린 전교조이다. 문제의 본질을 바로 보아야 한다. 정부 여당은 전교조가 실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대 사학들과 종교계를 설득하고 있으나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다. 이미 그 설득의 변중에 중요한 귀책사유가 들어있다. 곧 정부 여당도 왜 사학들이 금번 법개정을 극력 반대하는지 파악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전교조는 단순한 교사들의 결합체가 아니다. 전교조는 드러난 바대로 그 사상과 철학이 염려스럽도록 좌편향적으로 세뇌되고 조정된 정치적이고 이념적 집단이다. 그 얼마 되지 않는 집단이 사회의 근간을 흔들고 교육계를 흔들어 온 것은 알려진 그대로다. 그래서 위 개정안대로라면 엄청난 사재를 들여 학교를 설립한 설립자의 뜻대로 학교를 운영할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이다. 기독교회로서도 선교와 사회봉사 신앙을 통한 인재의 양성 등 교회의 신앙고백에 상당한 건학이념이 있는데 이를 심대하게 손상받을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설립자와 상관없는 사람이 학교 경영에 참여하므로 사실상의 사유재산 침해라는 점이다. 이에 대하여 집권당 대표라는 사람이 각 종파 지도자들을 만나 상당한 공공의 자금이 들어가느니 만큼 사유재산만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얘기를 했다. 그야말로 주제파악이 안 되는 사람이다. 사립학교는 일관되게 경영의 자유와 자립을 요구해왔다. 재정지원은 오히려 국가에서 학교를 간섭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해온 측면이 많다. 그래서 더 대노하게 했다. 언제 돈을 달라고 했느냐 자립을 요구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그리하면 경쟁원리에 따라 학비를 조정할 수 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더 나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으면 도퇴되어 버릴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나라는 재정지원을 구실로 건학이념과 함께 소유와 경영권 자체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개정의 중요한 이유로 꼽는 사학비리만 해도 그렇다. 많은 개인 사학설립자들과 함께 기독교회는 이점 더욱 분통을 터뜨린다. 마치 학교경영을 비리의 온상같이 매도함으로 설립자의 자긍심과 학교경영의 권위를 근본적으로 실추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사학의 비리는 그 수치상 지극히 일부 사학의 문제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안에 따라 관련 형사법으로 충분히 척결해 갈 수 있는 일이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다 내팽겨치고 집권 여당이 국회를 파탄내고 종교계를 발끈하게 하면서까지 본회의 직권상정한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이 이렇게 국론을 분열시켜도 괜찮도록 시급한 개혁과제였는가? 그래서 더욱 그 저의를 의심받고 있다. 이는 사안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일반 대중의 눈과 귀를 흐리는 대표적 악법이다. 대통령은 개정 법률안의 승인을 거부하고 국회는 반드시 이를 폐기 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