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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참 분명히 알아보자. 흔히 ‘싸가지가 있네’ ‘싸가지가 없니’같이 ‘싸가지’라는 말을 곧 잘 쓴다. 싸가지는 싹+아지=싹아지가 싸가지로 변천된 것이다. 그럼 싹아지는 싹은 ①씨나 줄기에서 처음 나오는 어린잎이나 줄기 혹은② 어떤 현상이 생기기 시작하는 시초나 처음을 빗대어 이르는 말 ③앞으로 일 잘트일 낌새나 징조, 싹수(국어사전, 성안당)의 뜻이 있고 ‘아지’는 ①식물의 어린 가지나 가는 가지, 접미어로 강아지, 송아지, 망아지등처럼 동물의 새끼를 나타내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싸가지는 결국 싹이나 아지가 합성되어 강조의 뜻을 나타내는 비속어로 발전된 것이 아닌가 싶다. 이를 전라도에서는 앞으로 잘 트일만한 낌새나 징조의 뜻을 가진 말로 싹수머리(싹수의 준말)나 싹수, 대가리(‘싹수’의 낮은말)로 쓰기도 한다.
난 70년대 초 대학에 입학을 하여 그야말로 대학과 사회의 격한 갈등이라는 갈등은 다 겪어본 세대이다. 수령이 발효된 그때는 봄에 학년을 시작하면 3월 한 달 공부를 하는 둥 마는 둥 4월 중순 중간고사를 겨우 치고 나면 거의 학기가 끝났다. 학생들 데모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없었고 교수님들 입장에서는 데모하느라 모여주질 않았다. 2학기는 더 심했다. 시작하기가 무섭게 학내 분위기는 대충대충 그렇게 넘어갔다. 물론 내가 다녔던 신학교는 거의 이런 사회전반의 분위기와는 달리 무풍지대에 속하는 사회였음에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대한민국 알아주는 최고의 보수교단 신학대학 신학과에서 3학년 어느날 문을 걸어 잠그고 사회참여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느냐 격론을 벌였다. 그리고 그 이후 광주사태를 지나면서 대학의 사회참여는 반미자주를 주장하는 민주해방(NL)와 민중민주(PP)를 주장하는 로 나뉘어 이념논쟁을 지나면서 조금 다른 분위기로 발전해갔다. 여기서 내가 지리를 두고 추측성 표현으로 바뀌는 것은 당시 난 꼭 대학을 들어가서 10년이 지나도록 온 몸 전체로 신앙과 신학 그리고 자유와 민주, 억압,민족등의 단어들과 싸우다 6.29선언을 쟁취하고 난후 운동의 방향이 바뀔 것이다. 이쯤해서 난 내 자리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소위 386세대가 오늘의 50대 연령들을 우리 뒤를 이어 투쟁을 이어갔고 마침내 그들이 청와대에 입성을 하고는 ‘타는 목마름으로’하면서 눈물을 흘렸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런데 70년대와 그 이전 광주사태이후 80년대와 그 이후 학생운동은 확연히 구분되는 그 무엇이 있다. 이는 사회과학적 분석과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당시 그 현장에 있었고 그래서 최류가스에 울고 유치장에 끌려가고 학교에서 처벌을 받았던 그리고 이후 가정을 지키고 사회의 일익을 감당하며 살아와야 했던 현장의 한사람이 몸으로 느낀 것이다.
적어도 복을 의식하기 전에는 근본적으로 휴머니즘이 있었고 민족주의 박애주의, 자유, 민주라는 보편정신이 있었다. 그래서 대학생들의 투쟁을 길거리 아저씨, 아주머니들의 후원과 박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는 너무 계급 투쟁적이고 적대적이고 조소적이고 좀 더 압축하면 전에는 운동권에 품격이 있었다. 그러나 후에는 적대와 핏발만이다.
긴 역사이다 보니 생략된 부분이 많음에도 길어졌다.
다 좋다. 꼭 아구찜 집은 대구 뽈찜과 같이 판다. 그런데 찜은 같은 찜인데 어떤 이는 아구찜을 좋아하고 어떤 이는 대구 뽈찜을 좋아하는 것은 어느 것이 더 맛있다고 싸우는 것은 자유에의 폭정이다. 어떤 이는 풋고추를 안 먹는데 왜냐니까 밥 잘먹다 그것하나 잘못 씹어 먹으면 매워서 기분 잡쳐버리니까. 그런데 그 얘기를 듣던 옆의 사람왈 난 아닌데. 난 아예 안 매우면 기분 잡칠까봐 안 먹는데. 당연히 좌중은 폭소대잔치다. 이렇게 누구는 레드 핑크를 좋아하고 누구는 그레이 블랙 좋아한다. 이는 자유다. 어찌 사람이 다 같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그러나 오늘의 대한민국은 정말 떠나고 싶은 나라가 되었다.
다 좋다. 그러나 사회전체가 싸가지가 없는 것은 정말 참고 살기 어렵다.
최근 정부가 개각을 하면서 심지어 여당 내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반대에 부닺 혔던 그 양반도 그렇다. 일전 자신이 장관 자질이 없는 사람이다 고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제대로 자리가 굴러오자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를 두고 자기당내 사람들이 일언하여 ‘똑똑한 싸가지’라고 했단다.
나라가 이렇게 되어서는 희망이 없다. 싸가지 없는 사람들이 설쳐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니 사회는 창의력을 잃고 활력을 잃어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다른 것을 나무라는 것이 아니다. 싸가지가 없는 분위기를 부채질하는 사회가 역겨운 것이다. 아, 그럼 내가 속한 교회는, 할 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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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가지 [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