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5.

실천연대는 뭔가 [주일신문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6.01.18. 23:30:48 글쓴이IP: 61.248.67.41

여의도 순복음 교회의 조용기목사는 명실상부한 기독교회의 큰 인물이다. 그는 과연 한국교회가 다시 이같이 큰 인물을 얻을 수 있을까 싶도록 하나님이 크게 사용하신 그릇이다.
그가 70세가 되어 교회가 결의하여 확정한 법에 따라 정년은퇴를 눈앞에 두게 되었다. 적어도 드러난 바로는 ‘나는 은퇴를 고수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이제 좀 쉬고 싶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가 속한 교단과 교회가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지난 12월 13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수도권 20개 교회에서 20살 이상의 침례교인 15만 5617명이 참석한 가운데 시무연장안을 표결에 부쳐 99.8%의 찬성을 얻었다. 유례를 찾기 어려운 절대다수의 회중들이 그의 시무연장을 원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결의안 이후에도 조목사는 수용을 확정하지 않고 있다 결국 3년 더 임기를 연장하고 이후에는 꼭 후임을 세우겠다는 뜻을 밝히므로 사태가 일단락되었다.
여기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목사 시무와 관련하여 ‘교회개혁실천연대’라는 기독교시민단체(집행위원장 방인성목사)가 조목사의 은퇴를 압박하기 위해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재정문제를 두고 사정당국에 고발을 하기에 이르렀다. 위 단체는 시무연장안이 확정되고 난 이후에도 간섭을 계속하다 최근 조목사와의 공식 대면 후 5년이 아닌 3년만 하고 교회재정도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조목사의 언질을 받은 후 ‘지켜보겠다’는 뜻을 밝히고서 한 발 물러섰다. 그러면 이와 같이 남의 교회에 대하여 무소부위의 어거지를 부리는 실천연대라는 기관은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가?
조목사는 아름다운 은퇴를 해야 했었다. 어쨌든 공식적으로 현행규정을 따라 은퇴를 하였으면 충심으로 시무연장을 만장일치로 결의한 장로들마저도 역시 ‘우리 목사님’이라는 역사적 평가를 받을 뻔했다. 수십만 교인들이 눈물을 흘리며 옷자락을 붙잡고 만류할지라도 이후의 모든 것은 교회의 주인이신 주님과 그 후 세대들에게 맡기고 은퇴를 감행했더라면 멋진 작품이 될 뻔했다. 교회의 형편이 그가 도저히 은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얼마든지 교회운영에 대한 본인의 경험과 철학을 반영할 수 있는 기회도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시무연장을 결의하고 끝내 조목사가 이를 수용하므로 아름다운 은퇴의 결정적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모처럼 교회가 세상의 뜨거운 박수를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교회가 그렇게 세상의 박수나 의식해서 될 일이 아니라고 해도 마찬가지 이다. 결국 언젠가 은퇴는 이루어져야 하고 교회가 주님의 교회라면 아무 것도 더 염려하지 말고 다음 세대에 넘겨야 했다. 한국교회사에 두고두고 아쉬운 일이 되고 말았다.
그러나 이 모두 마저도 각자의 생각이다. 누구는 찬성하고 누구는 반대한다. 다수결로 해도 그렇다. 반대하는 무리가 있으면 찬성하는 무리가 있다. 문제는 그것이 어떠하든 교회가 교회의 정책을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심지어 교회의 이런 행위가 반역사적이고 비성경적인 경우에도 여전히 교회의 결정권은 교회에 있다. 교회가 결정하고 교회가 책임을 져야한다. 만일 이러한 교회의 자유가 보장되지 않으면 교회는 더 이상 교회이기 어렵다. 교회의 자율권은 무엇보다도 우선하는 교회의 권리이다. 그런데 ‘실천연대’라는 시민단체가 나서 세상여론몰이로 남의 교회를 압박한다면 이는 용납할 수 없는 월권이자 범법이고 위법이다. 교회의 권리와 책임은 오직 개교회에 있다. 교회를 구성하는 교인들의 몫을 세상의 소리를 이용하여 압박하는 것은 교권이 익숙한 사람들의 주님의 교회에 대한 몰이해에 기인한다. 실천연대가 기독교회 유관단체 중 하나로 자신들의 뜻을 밝히는 것까지야 그것도 월권이지만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교회가 감당해야 하는 교회의 중요한 정책에 대하여 자신들의 입맛대로 요구하는 것은 교회를 위협하는 중요한 도전이다. 교회 위에는 어떤 상회도 없다. 오직 주님만이 교회의 머리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