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베뢰아운동의 역동성 [주일신문시론]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6.02.22. 13:17:50 글쓴이IP: 61.35.186.25

이제는 이전같이 기독교계의 큰 화제꺼리도 아니지만 베뢰아가 한국교회는 물론 세계교회의 골칫거리인 것은 여전하다. 그럼 그 베뢰아가 무엇인가? 왜 베뢰아가 화제가 되고 여전히 한국교회의 주류 가운데 편입되지 못한 채 따로 떨어져 있는가? 지방의 모 기독교계열 사립대학에서 대학입시 전형 가운데 「목회자 자녀들을 위한 특별전형」이 있었다. 거기에도 베뢰아를 비롯하여 문제가 되는 교단들은 결코 그 같은 혜택을 누릴 수 없도록 걸림장치가 자리하고 있었다. 물론 사이비 이단들을 배제하려는 좋은 뜻이었을 것이다. 어쨌든 베뢰아운동이 지향하는 세계가 무엇이며 어떻게 다르기에 아직도 질시하고 있는가?
세상은 윤리적이고 도덕적으로 젊잖고 그럴듯하게 꾸며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베뢰아는 마치 화장을 지워버린 처녀아이의 맨얼굴처럼 인간의 영적실상을 그대로 드러낸다. 그래서 세상은 꼭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알려고 하기도 전 베뢰아를 민망해 한다. 그것은 왠지 시대가 요구하는 문화니 문명이니 하는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그래서 하나님이 영이시고, 하나님의 형상의 모양으로 지음받은 사람도 영적 존재이고, 하나님과 사람사이를 왕래하며 수종드는 모든 천사들도 영적 존재이나 그래서 신앙의 모든 것이 실은 영적 배경을 가지나 어느 교회에서도 영적, 영적 별로 그렇게 하지 않는다. 인간의 삶을 유린하고 죽기까지 파괴하는 존재가 악한 영적존재이건만 이 역시 별로 언급하지 않는다. 그저 좋은 게 좋고 대충 묻어두고 있는 게 편하다는 것인지 아님 아예 성경지천에 깔려있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지 그 속사정을 자세히 모르겠다. 필자가 짐작컨데는 후자가 아닌가 싶다. 그래서 죽기 아니면 살기로 처절해야 할 영적 삶은 농담거리 내지는 만담이 되어 버렸다. 기가 찬 일이다. 기독교 채널에 자주 등장하는 한 유명강사의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교회 전체가 그 정도 수준으로 전락해 버렸다. 그렇게 해야 교회장사(?)가 된다. 성경 말고 진리 말고 적당히 세상 돌아가는 농담 따먹기식 이야기나 하든지 아니면 바울이 배설물로 여겼던 세상지식으로 잔뜩 겉포장이 되어야 매출이 오른다. 물론 근엄하고 경건한 양하는 다른 종교채널을 부러워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교회의 모양새가 부끄럽게 되어버렸다는 말이다.
그러나 성경에는 그런 세상이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시다 는 고백 외에도 성령에 충만하여 방언을 말하고 -심지어 그들은 백주에 술취했다 는 오해를 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들은 결코 술 취하지 않았다. 사람이 볼 때 좀 이상하게(?) 보일 정도로 정상과는 거리가 있었다-귀신을 쫒고 병든자를 고치며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적을 행사했다. 그러나 성경은 이들의 이상한(?) 모습이 이상했다고 하지 않는다. 그리고 보면 베뢰아의 축사도 열심도 복음에 대한 강한 집착과 열심도 모두 세상의 시각으로 보면 이상하고 요란하기 짝이 없는 것들이다. 그것은 결코 신사적이고 젊잖게 보이지 않는다! 물론 이런 성경에 대하여 해석학상의 차이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20세기 중엽 신약신학계를 석권했던 불트만은 이를 신화화 한다. 신화화된 신앙고백속의 실존적 정황을 읽어야 한다며 역사성을 부인도 시인도 않은 채 성경의 역사성을 비껴 가려한다. 그의 말대로라면 성경의 영적 현실은 과학시대에 어울릴 수 없는 신화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이는 우리의 믿음은 아니다.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하며 특히 예수 그리스도와 그의 말씀을 그의 영원한 실존과 함께 변치 않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고백하며 그 성경닮기 운동을 신앙의 절대과제로 설정한 베뢰아운동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베뢰아운동은 세상이 환영하지 않아도 주님이 인정하신다고 확신하는 좁은 길의 신앙이다. 무신(�m)한 세상에서 영적으로 살자는 운동이 베뢰아운동 아니었던가? 세상을 기웃거리지 않고 영적 삶이야말로 진정으로 풍요한 삶이라고 고백하지 아니했던가?
이는 나 자신을 돌아보아도 그렇다. 세상이 환영하는 길을 의식하고 그럴듯하게 보이려 했다면 굳이 이 길을 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럴 리가 만무하다. 그러나 애초 모진 핍박 중에도 예수 믿어야 했던 것만큼이나 아니 어쩜 그보다 더 심한 오해와 모멸에도 이 길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이 길이 성경의 길이요 진리의 길이요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그 감동과 결정에는 주위의 평가를 고려할 겨를이 없었다. 세상의 평가를 무시했고 성공과 안녕도 무시했다.
베뢰아운동의 힘이 무엇인가? 그것은 역동성이다. 심령을 뒤집어 놓은 파괴력 같은 역동성이다. 이는 어떤 신앙운동도 흉내 낼 수 없는 베뢰아만의 힘이다. 이는 한국교회에서 충분히 확인된 사실이다. 모양이 중요하지 않다. 모양이나 갖출 것 같으면 이미 이 길과는 멀다. 경건의 겉모양을 지나 삶을 바꾸고 환경을 바꾸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진정한 힘의 역사 그 운동이 베뢰아운동이다. 영적실상이 벗겨지는 것에 대하여 두려워 할 것도 주저 할 것도 없다. 그로 개인의 심령이 변화되고 교회가 변화되고 주변을 변화 시키는 힘이 솟아나는 것이 베뢰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