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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의 돔형 큰집을 향해 돌이라도 던져보고, 푸른 기와의 대궐을 향해 욕이라도 실컷해주고 싶도록 지난 한해 국민들은 골병이 들었다. 도대체 무슨 놈의 나라가 이런 나라가 있나 싶도록 차라리 국민들이 좌불안석이었던 한 해였다. 순박한 국민들은 정치지도자들의 처사를 걱정하고 저들은 국민의 세금을 가지고 제 마음대로 행세했다. 대체로 근심의 진앙지는 도리어 정치권이요, 대통령을 비롯한 지도자들이었다. 얼마든지 국제적 경쟁력을 가지고 잘 할 수 있는 국민들이 이래저래 못난 지도자를 선택한 죗값을 톡톡히 치렀다. 혹자는 말하기를 어느 때는 조용한 적이 있었나 하기도 하지만 지난 1년은 마치 그 마지막을 장엄하게 장식하기라도 하려는 듯, 인도네시아에서 일어난 진도 9.0의 대지진과 그로 인한 엄청난 재앙의 해일로 한 해를 마감한다. 심란하기 그지없는 세밑이다.
그리고 밀려서 또 다시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 조물주께서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어도 별반 다를 것 같지 않은 인간세상임에도 날과 시와 연한을 두셔서 묵은 것을 털고 새로운 것을 취할 수 있게 하셨다.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의 오묘한 지혜요 피조물을 사랑하시고 배려하시는 하나님의 탁월한 선택이라 아니할 수 없다. 권태와 타성에 젖어 더 이상 새로움을 취하지도 애쓰지도 않을 인생들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갖가지 장치를 마련해 놓으신 것이다. 영생에 대한 소망도 없이 단지 금생의 만족과 위로만을 추구하는 세상 사람들도 해가 저물어 가는 시간에는 애써 숙연하게 과거를 정리 청산하고 새로운 한해를 앞에 두고 심지일전 결의를 다지거늘 하물며 날마다 은혜 중 새로운 삶을 살아가야하는 그리스도인들이겠는가. 좀 아팠고 속사하고 실망했을지라도 다 털어버리고 2005년을 준비해야 할 시점이다.
믿음은 궁극적으로 꿈이 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하는 말씀같이 믿음은 아직 도래하지 않은 시간에 대하여 심지어 지극히 불확실한 미래에 대하여 조차도 바라는 것들이 있다.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끊임없이 희망하고 다시 희망하고 도전한다. 이는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기 사람들에게 주신 특권이요 영광이다. 진정한 그리스도인만이 누릴 수 있는 하늘에 속한 권세이다. 차라리 소망할 만한 것을 소망한다면 이를 두고 애써 그리스도를 들먹이고 믿음을 들먹일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흔히 IMF 때보다도 더 지독한 불경기와 침체와 생활의 곤경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믿음은 꿈을 잃지 않고 꿈은 긍정을 포기하지 않는다. 성경은 우리에게 생명을 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 독생하신 하나님의 아들은 생명이시다.
아무리 세상에서 성공하고 돈이 있고 권력이 있다 할지라도 하나님의 아들이 없는 자에게는 생명이 없다. 그러나 하나님의 아들이 있는 자에게는 불굴의 생명이 있다. 영원에의 생명은 말할 것도 없고 이는 능히 세상을 이기는 생명이다. 아무리 살기가 어렵고 힘들어 죽겠다고 온 세상이 아우성을 치더라도 참 그리스도인은 꿈을 잃지 않는다. 여전히 꿈이 있다. 영혼을 구원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이를 후원하고 지탱한다. 아무리 경제가 어렵고 정치가 갈지자를 그리고 사회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도 그리스도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람들은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좌절과 포기는 그리스도인의 정상적인 모습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이 참담한 때에 자신에게는 물론 좌절하는 이웃에게까지 이 꿈의 전령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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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꿈을 갖자.(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