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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靈性)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두고 기독교영성이라고 하나? 짧은 지면을 통해 기독교영성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해 보자는 것은 아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영성이 무엇이다 는 것이 정확히 규정되지 않은 상태에도 영성(?)에 대하여 관심이 있는 많은 이들이 나름의 영성을 설파하고 영성운동에 진력해 온 바다. 어느 날 성경을 묵상하다 도대체 오늘 우리는 어떻게, 무슨 근거로, 어떤 방향을 향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하여 간단하게라도 작금 한국교회는 어떤 영성으로 신앙생활을 하는가 하고 분석할 기회를 가져보았다. 거기에는 그야말로 ‘도대체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어떻게 살란 말인가’하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도록 혼란하기 그지없는 영성의 현실이 있었다. 그들은 모두 제각각의 신학적 입장에서 너무도 확고한 자기 소리를 내었다. 누구도 망설임이 없었다.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이고 그것만이 지고의 선으로 비춰지는 입장을 유감없이 펼쳤다. 실로 무모하기 짝이 없는 한국교회 특유의 별천지 같은 현실의 영성이었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영성이란 성령의 선물 혹은 은혜로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하나님과의 관계 교제 신령한 체험 정화와 고난에 대한 깊은 묵상과 사랑의 실천 등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성과도 관련하여 정리하고 통상은 기도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는 것으로 이해한다. 이 역시 일반적으로 그렇다는 것이다.
간략하게 그 단면들을 살펴본다. 순서는 별다른 의미가 없다.
첫째, 진보적 교단들에 의해 그것들은 거의 국가와 사회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의무나 역할 같은 것으로 현실정치의 참여와 간섭등 주로 현실참여나 시국선언문 같은 것으로 나타난다.
둘째는 보다 정치적인 색채가 덜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첫째와 유사하게 작년 말 서남아시아에 있었던 쓰나미 피해지역에 대한 구호, 구제사업 참여 등 같이 교회 단위나 혹 교단적 차원에서 예수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영성실현인 것처럼 이해하는 계층이 있다. 일종의 박애정신, 사랑실천운동을 기독교 영성으로 보는 것이다.
셋째는 성경을 특별히 많이 언급하며 성경에 대한 나름의 지식에 기초하여 현실교회에 대하여 고뇌하며 비판하는 자세이다. 마치 엄청 하나님과 주님이 세우신 교회를 사랑하고 번민하는 것처럼 보이고 그 자세가 절박하고 진지하기는 하나 성경에 대한 지식의 짧음으로 인하여 또 다른 시각 즉 미처 자신이 보지 못한 시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미숙함을 드러내는 접근이 있다. 주일성수, 십일조문제 등 교회생활의 현안에 대하여 문제 제기는 하나 성경에 대한 얇은 이해로 결국 성경이 요구하는 영성과는 무관한 결론에서 길을 잃은 경우라 하겠다. 자세는 좋으나 지식이 단편적인 것이 문제이다. 기독교 시민단체나 교계언론의 입장이 곧잘 이와 비슷하게 보인다. 지적한 바대로 동기에 비하여 전문성이 결여되어 있다.
넷째는 ‘영성운동을 통한 교회성장’이라 하여 영성을 교회성장과 관련하여 접근하는 태도이다. 영성과 교회성장은 분명 어떤 관계가 있다. 특별히 사도행전에는 최초교회가 성립되어 가는 과정에서 성도들의 믿음현장에 일어난 사건들과 즉 당시의 영성과 수(數)의 확장에 대하여 매번 빠뜨리지 않고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역시 성경에 대한 정통한 이해의 결여로 사도행전이나 복음서에 드러난 영성과는 거의 무관한 채 헌신, 봉사 등 교회생활에 대한 훈련이 주종이다. 중요한 무엇이 빠졌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다섯째, 수십 년 동안 한국교회에 가장 보편적으로 펼쳐있는 영성이해로 민족복음화나 부흥회 등 뜨겁게 기도하고 방언하고 전도하고 교회봉사 많이 하고 기도원 쫒아 다니고 하는 식이다. 매사에 ‘하나님의 뜻’을 들먹이나 정작 하나님은 어떤 하나님이신지 분명하지 않다. 경건한 것 같으나 정확히 경건의 실체를 잡지 못한 경우라 하겠다. 오랜 세월 한국교회에 일방적으로 영향을 끼쳤으나 이에 대하여는 한국교회의 외적 성장에 대한 기여 외에는 그 잘못된 접근에 대한 폐해는 한국교회에 그대로 남아있어 오늘 많은 논의 과정에 있다. 역시 결정적으로 취약한 어떤 면이 있었던 것이다.
끝으로 가장 창피하고 경계해야할 경우이면서도 도리어 기독교회의 일부 계층에서 상당히 매력을 느끼고 유혹마저 받는 형태가 있다. 외설과 엽기로 가득찬 광대 같은 몸짓과 치졸하기 짝이 없는 성경해석, 기복적 분위기의 연출로 경건하게 하나님의뜻대로 살기를 사모하는 이들을 오도하여 마침내 잘못된 그리스도인으로 이끄는 경우이다. 마치 금송아지를 만들어 놓고 이는 우리를 인도한 신이라 하며 춤추고 노래한 아론과 그 무리들같이 모여서 찬송하고 기도하며 흥분하고 즐겁기는 하나 성경적 영성과 무관하게 육체의 감각만을 자극하는 대단히 우려되는 경우이다.
외에도 대단히 진보적 신학의 입장에서 영성과 여성을 접목하여 왜 남성적 영성만이냐는 소리 등 얼마든지 더 언급할 수 있고 더러는 기독교신앙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것들도 있다.
문제의 핵심은 있는 그대로의 성경을 닮은 성경적 영성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부분 너무도 단편적이고 부분적이어서 한쪽으로 치우쳐 있다. 부분적으로는 성경을 닮았으나 지나친 확신과 편견으로 인하여 조화와 균형을 잃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기본적으로 기독교 영성은 세상과 구별되어 영적이어야 하고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통전성이 있어야 한다. 분명히 그 영성은 하나님과 거듭난 단독자로서의 한 그리스도인과의 관계이지만 개인의 내적관계로만 머물지 않고 다양한 모습의 교회생활을 포함하고 그 다양한 모습의 교회생활은 더 나아가 이 세상에서의 도덕적 평가와 사랑의 실천 등 사회적 의무를 제외하지 않는다. 교회 내에서도 그렇고 교회 밖에도 그렇다. 힘이 달려 못하는 것과 아예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것은 구분되어야 한다. 보다 분명한 것은 기독교영성이란 성령의 역사를 빙자한 광대 같은 짓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것은 강력한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까지를 포함하여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사모함과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하여 그 영성에는 하나님의 나라가 임한 것 같은 기독교 특유의 고유함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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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영성이란 무엇인가?(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