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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가 크게 요동하고 있다. 세상에서야 어느 때는 바람 잘 일 있었나 하지만 새로운 정권출범 2년이 다 되어도 사회의 어느 한 구석 성한 곳이 없다. 마치 신도시를 건설하기 위해 아니면 지하철 공사를 위해 온 사방을 뒤집어놓아 어디에도 발딪을 만한 곳을 찾지 못해 안절부절, 엉거주춤하는 모습과 같은 안정되지 못한 사회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정권초기에는 의례히 정치권의 공방이거니 하던 기우가 기우가 아니라 정치권의 불안정은 가장 먼저 경제에 직격탄을 달려 기업이 투자를 꺼려하고 돈 깨나 가진이들도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질지 감이 오질 않아 돈 줄을 꽉 잡고 있어 내수부진의 계속으로 경제가 동맥경화에 걸려가는 지경이다. 이는 비단 사회의 근간인 정치, 경제의 문제만이 결코 아니다. 사회 전방위 어느 하나 조용히 제 역할을 하며 돌아가는 것이 없다. 최근 연일 사회를 들쑤셔놓고 있는 ‘수능부정시험’사건은 우리사회가 얼마나 곪아가고 있는 지를 보여주는 단면에 지나지 않는다. 이 모든 불안정의 진앙지는 역시 집권여당과 정부이다. 어렵게 거머쥔 정치권력은 10년, 20년 공고한 권력의 새로운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아예 국민의식을 바꾸어 놓으려 한다. 국민의 시각과 의식과 관습과 제도 어느 하나 예외 없이 그들이 바깥세상에 나오면서 자신들의 그늘진 세상에서 가지고 있었던 가치를 있는 그대로 새로운 현실로 요구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사회는 끊임없이 찬반, 좌우로 갈등하고 싸움은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사회현상에 직면하면서 침묵하던 교회가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동안 교회내에서 성실히 자기 자리를 다듦어 온 교회의 개혁세력들이 전면에 나서 우리사회의 파행적 모습을 좌시할 수 없음을 천명하고 나선 것이다. 교회는 교회로서의, 교회만이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고유한 기능이 있다. 그것은 다분히 세상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이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천국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이는 어느 때고 포기할 수 없는 교회의 역할이요, 사명이다. 금번 침묵을 깨고 나선 면면의 인사들이 평소 이러한 교회의 역할에 대하여 대단히 충실하였던 교회의 지도자들 이다 는 점에서 교계의 주목을 끈다. 자칫 교회와 국가, 신앙과 정치라는 지켜야할 원칙이 깨어질 수도 있는 위기를 교회가 느끼고 있다는 메시지의 성격을 강하게 풍기는 것이다. 교회는 음부의 권세가 미치지 못하는 곳이나 음부의 권세가 있는 이 세상에 속하여 있다. 자칫 세상이 잘못 되어지면 교회도 함께 그 잘못된 흐름을 면할 수 없다. 구 소련과 동구권이 그 경우이다. 기독교회는 도리어 온전한 복음의 전파를 위하여 이 세상의 국가가 정상적으로 자기 일을 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가 염려가 되고 염려가 근심으로 확장되어 갈 때, 교회는 교회의 생존을 위하여서라도 자기 소리를 내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금번 ‘기독교 사회책임’의 태동 배후에는 다분히 이 같은 분위기가 배어있다. 일부에서 지난 총선에서와 같이 정치세력으로의 발전을 위한 예비동작이지 않느냐하는 우려가 있기도 하나 별로 그럴 것 같지 않다. 한국교회 전체가 건전한 사회를 위한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하여 주의깊게 지켜볼 것이다.
꼭 교회를 제대로 대변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 시절 지나친 좌경으로 교회일반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던 진보세력처럼 지나친 보수의 목소리라면 오히려 교회를 양분시키는 역사적 오류를 되풀이 하고 말 것이다. 좌, 우에 치우치지 않는 건전한 중도 개혁의 소리여야 한다. 또한 그것은 꼭 기독교회적 가치를 닮고, 성경을 닮아야 한다. 기독교적 이상을 대변하고 구현하는 기독교회의 소리여야 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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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사회 책임’을 주시한다.(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