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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년에도 어김없이 대학입시 열풍을 겪으며 대학진학을 향한 학생들의 행렬은 대학수학능력시험 고사장으로 이어졌다. 최근 어느 외국인이 한국사회의 입시 분위기를 보고 ‘한국은 전 국민이 대학시험을 치는 것 같다’는 말을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며칠 전부터 시험 당일 날씨가 어떨 것이라니 계속해서 예측보도를 하고 공무원 등 공공기관은 학생들의 편의를 위하여 출퇴근 시간을 조정할 정도이니 그런 말도 무리가 아니다. 어느 나라나 비슷한 분위기이기도 하지만 특별히 유교적 배경으로 사대부가 대접을 받았던 수백 년의 관료사회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로서는 더욱 그러하다. 어떻게든 ‘하늘 천 따지 검을현 누르 황’ 해서 천자를 떼고 대학과 논어를 떼야 한다. 그것도 할 수만 있으면 남보다 더 빨리 떼어서 그 영특함을 소문내야 한다. 그것이 A, B, C.......와 최첨단 기술이나 정보에 대한 지식으로 바뀐 것만이 다를 뿐이다.
사실 이러한 세상의 풍조를 나무랄 수 없다. 이렇게 하여 인류는 더 편리하고 살기좋은 세상으로 다듦어져온 면이 없지 않다. 보편타당하고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이성적이고 말 잘 듣고 성실하여 제도에 익숙한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그런 사회이다. 그런 사회를 위해 그런 사회가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만들어 내는 것을 어떻게 나무라겠는가? 그러나 꼭 인간의 역사가 그렇고 사람의 일생이 그런 것만은 아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이지만 현재 우리정부와 집권세력들이 추구하고 추진하는 정책과 방향의 일단을 보면 이 같은 주류문화에 대한 반성의 측면이 있음이 보인다. 사람을 등용시키는 것도 될 수 있으면 여태는 조금 밀렸던 사람, 재조에 끼어들지 못한 사람, 주류 세력의 큰소리에 묻혀 한켠에서 작은 소리 독특한 소리 엉뚱한 소리를 내었던 사람들에 대한 기울어짐이 확연하고 따라서 현정권 이후 그런 의미에서 사회전체를 균형잡아 보려는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추축을 가능케 한다. 방법에 대한 논의는 차치하고라도 한번 해볼 수 있는 시도이고 어떤 의미 그렇게 한번 방향전환을 해봄직도 하지 않느냐하는 측면이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대학입학과 관련해서도 그렇다. 인류의 보편적이고 일반적이고 합리적인 사회의 유지를 위해서는 공부 잘하는 사람, 머리 좋고 규격에 성실한 사람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인간은 꼭 그렇지 않다는 말이다. 역사란 꼭 그렇게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때로는 엉뚱하고 괴팍하고 일반의 눈에는 보다 바람직 해보이지 않는 이들도 독특한 자기 삶의 스타일로 인류역사의 발전에 참여해 왔던 바다. 이러한 경향성은 세계가 보다 개방화되고 지구화되고 정보, 통신의 눈부신 발전에 의하여 가까워진 오늘과 그리고 내일의 세대에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전같이 그런 획일적이고 체계화된 사고의 사람, 규격화된 인물로서는 세계를 다 감당할 수 없으리라는 것이다. 이러한 경향은 우리사회 거의 전 영역에서 감지되고 있다. 연극, 영화 등 앞서가는 대중 예술 분야뿐 아니라 일부이기는 하지만 교육계에도 전통적인 학사일정에 만족하지 못하여 세워진 대안학교가 학령인정을 받게 되는 일이 곧 있게 될 전망이다.
다시 말하면 공부가 전부가 아니다. 학교공부가 잘못인 것은 더욱 아니다. 성공하고 출세하는 일에도 전부가 아니고 보다 바람직한 삶을 살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서는 더더욱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영원한 하나님의 나라를 지향하며 하나님의 나라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더욱 그리하다. 학교공부 외에도 갖추어야 할 것이 많고 오히려 그런 것들이 더 중요하고 의미있고 보람된 삶으로 인도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물론 이 모두는 주류세계의 보존과 발전을 위한 주류문화의 가치를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 역시 학교공부는 참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에 인생 전체를 걸기에 인생은 너무 다양하고 예측을 불허하는 변수가 너무 많고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공부에 뜻을 둔 기독학생들에게 공부 열심히 하되 공부 외에도 관심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음을 꼭 일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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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전부는 아니다.(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