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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세계 178개국 가운데 하위권인 102위로 재차 확인되었다. 영국 레스터(Leicester)대학의 심리학자 에이드리언 화이트 교수는 자신이 작성한 ‘세계행복지도’에서 그같이 밝혔다. 이 지도는 178개국에 대한 자료와 유엔 및 세계 보건기구(WHO)등의 100건의 연구자료를 바탕으로 평균수명과 1인당 국내 총생산(GDP), 교육 등을 근거로 작성된 것이다. 화이트 교수는 행복지도 작성에 있어 인구를 유지하고 에너지, 공해를 감당할 수 있는 토지 면적을 의미하는 ‘생태학적 발자국’(ecological footprint)이라는 개념을 중요하게 취급하였다. 이 지도에 따르면 북유럽의 대표적인 복지국가 덴마크가 1위로 랭크되었으며 그 다음으로도 역시 평소 알려진 대로 스위스, 오스트리아, 아이슬랜드, 바하마, 핀란드, 스웨덴, 부탄, 부르과이, 캐나다가 뒤를 이었다. 미국은 23위, 영국이 41위, 독일은 35위였다. 아시아권에서는 중국이 82위, 일본이 90위였고, 우리나라가 앞서 언급한 바 102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지난 12일 영국의 싱크탱크인 신경제학(新經濟學)재단(NEF)이 삶의 만족도와 평균수명, 생존에 필요한 면적과 에너지 소비량 등의 환경적 여건 등을 종합한 178개국 행복지수 순위 조사에서도 102위를 기록한바 있다. 그러니 화이트 교수의 발표를 개인의 연구결과라고 치부할 수도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보다 더 낮은 나라로는 인도가 125위로 랭크되었고 콩고민주공화국, 짐바브웨, 부룬디 등이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여기서 먼저 우리는 솔직히 102위라는 순위에 상당히 마음이 편치 않다. 왜 세계경제 규모10위권의 국가가 이렇게 낮은 평가를 받아야 하는지 얼른 납득이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처참한 민족의 고난을 헤치고 살아온 우리가 행복지수 102위권에 머물러 있어야 되겠느냐는 자기반성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둘째는 화이트교수의 지적과 같이 1인당 GDP가 3만1천500달러에 달하는 일본의 행복지수 순위가 90위인 반면 1천400달러의 부탄이 8위인 점에도 주목하게 된다. 인구 대국 인도가 125위, 러시아가 167위, 중국이 82위인 것 같이 인구대국의 행복지수가 한결같이 낮다는 것도 주목을 끄는 대목이다.
그러나 실은 이 같은 결과들은 우리가 국제기구나 전문자들이 객관적 근거와 자료를 통해 연구한 것을 수치로 확인하게 되었다는 것만 새삼스러울 뿐 이미 많은 국민들이 그렇게 느끼고 있는 것들이다. 우리사회에 제대로 행복을 느낄만한 구석이 어디 있는가. 수 년 사이 사회 각계각층에서 죽겠다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 정부에서는 입만 벌리면 부동산대책 하였지만 도대체 얼마나 서민들이 제집을 구하기가 쉬워졌으며 -이미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어 올라버렸다! -대학을 졸업한 젊은 구직자들이 얼마나 마음에 흡족한 직장을 구하여 안정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으며, 자녀들의 교육은 또 어떠하며, 웰빙한 삶과 직결된 자연환경은 제대로 되어있는 것이 뭐 있는가. 국가권력을 제 주머니속의 동전같이 쥐락펴락하는 정치권의 작태와 언동은 더운 날 불쾌지수를 증폭시키는 원흉의 원흉인지 오래다. 장마철 당장의 현실만 들여다보아도 그렇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홍수, 태풍의 피해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기쁜 마음으로 수재민들을 돕고자하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도대체 하는 짓이 못마땅하기 때문이다. 나라가 있으니 행정부가 있고 책임을 지고 있는 관리를 세웠을 텐데 그만한 경제규모도 되고, 머리 좋은 사람도 많은데 이렇게 납득하기 어려운 피해를 되풀이 하여 겪고서야 어떻게 행복하다고 느끼겠는가 말이다. 분통이 터지지 않는 것만 해도 다행이다.
사회질서는 또 어떠한가? 면적이 그리 크지도 않은 나라에서 치안경찰은 어디 가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부녀자들이 밤길이 무서워 다닐 수가 없고, 밤낮 치고 받고 하는 노동현장은 행복은 커녕 짜증만 불러일으킨다. 행복지수 8위 부탄이 보여주는 것처럼 또 여러 인구대국들의 예에서처럼 경제규모가 크고 나라의 덩치가 크다고 꼭 행복한 것은 아니다.
정말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는 정신적, 문화적 가치와 국민의 역량을 극대화 할 수 있는 교육, 경제정책 그리고 국민모두가 공감하고 인정할 수 있는 사회제도와 양식들이 너무도 아쉬운 나라의 형편이다. 양식(良識)과 상식(常識)이 통하는 나라를 세우기 전에는 행복하다고 느끼기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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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행복지수 세계 102위 [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