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6.

박주영선수 [주일신문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6.06.08. 00:25:43 글쓴이IP: 61.248.67.41

온 나라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2006년 독일 월드컵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어딜 가나 붉은 색으로 도배가 된 상점과 붉은 색 상의의 붉은악마 응원복이 진열되어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지난 4일 밤 가나와의 평가전만 해도 마치 월드컵 본선이 시작된 것 같은 열기로 가득 찼다. 기네스북에 오를 길거리 응원의 기록을 가진 서울광장에선 수만 명의 시민들이 모여 길거리 응원을 펼쳤고 상암월드컵 경기장을 비롯하여 지방 경기장에서도 많은 무리들이 밤하늘 아래에서 응원으로 밤을 밝혔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얼른 믿기지 않도록 세계는 월드컵에 열광한다. 어렵사리 5회 연속 월드컵 본선에 오른 우리나라는 더하다. 직전 월드컵 개최국이자 최초의 16강 진출에 이어 극적인 역전극을 펼치며 4강까지 진출했던 당시의 열기가 아직 그대로 살아있는 분위기이다. 물론 이모두가 바람직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월드컵이 뭐 길래 당장 나라 안팎의 문제들은 관심 밖으로 밀려나고 월드컵이라는 블랙홀에 빠져 들어간 듯하다. 나라의 100년 장래가 걸려 있다는 한, 미 F.T.A에 대한 국민적 합의가 충분하지 않고,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북핵문제, 당장에 5.31 지방자치 선거로 흐트러질 데로 흐트러진 민심의 수습 등이 진정으로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머리를 맞대어야 할 현안임에도 모두 월드컵 앞에서 흐지부지다. 특별히 상업화된 방송과 월드컵 특수를 누리는 기업체들의 부추김은 이러다가 16강 문턱에도 못 가보고 돌아오면 그 낙심의 후유증을 어떻게 감당하려나 하는 걱정마저 든다. 그러나 어쨌든 판은 벌어졌고 국민적 호응이 호응이니 만큼 좋은 성적으로 다시 한 번 우리가 개최국이었던 2002년의 그 힘과 기상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
흔히 이러한 월드컵의 열기를 전형적인 자본주의 스포츠답게 관련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다 얼마다 하며 돈으로 계산하는 많은 말들을 듣게 된다. 그리고 출전하는 유명선수들 역시 그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 있기도 하고 그들 역시 자신의 몸값으로 유명세를 자랑하기도 한다. 이쯤 하여 솔직히 교회는 교회와 월드컵의 관계를 돌아보지 않을 수 없는 부담이 있다. 스포츠는 인본주의가 자랑하는 꽃이다.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인간은 인간의 강함과 아름다움, 능함을 자랑한다. 그런 의미 기독교도로서 남 장에 간다고 영문도 모르고 따라 나설 일만이 아니다. 직접 거액을 들인 현장관전은커녕 중계에만 몰두해도 축구에 빠져드는 것이 신앙생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너무도 크다. 이런 반성의 연장에서 교회는 그리스도인 축구천재 박주영 선수를 주목한다. 그는 나이에 걸맞지 않게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는 명실상부한 스타이다. 최근 ‘2006년 월드컵에서 기대해야 할 신인 명단’에도 올랐을 정도로 이미 박주영은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적 선수로 발돋움할 태세를 갖추었다. 우리는 그에게 특별한 애정을 갖는다. 그것은 그가 그리스도인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특별히 그의 전유물이 된 기도하는 그의 골 세러머니때문이다. 앞서 언급한 바같은 자본주의적 발상으로라면 그의 골 세러머니는 선교학적으로 얼마 정도라 할 수 있을까? 정히 얘기 하라면 천문학적 숫자라 해도 과언이 아닐 듯싶다. 그만큼 귀하다. 그가 골을 넣고 두 손을 번쩍 들고 돌아서 달려와 미끄러지듯 무릎을 꿇고 하나님께 감사하는 모습은 진정 그리스도인으로 가슴 뿌듯한 장면이지 않을 수 없다. 청소년 대표선수로 아시아를 제패했던 그가 이제는 세계의 주목을 받을 차비를 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다름 아닌 박주영선수를 위하여 기도하므로 월드컵을 맞이할 것을 제의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그리스도인들이 약간의 영적 손해를 보고서라도 월드컵을 구경하는 자세이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