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7.

1.08의 위기 [주일신문사설]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6.05.24. 14:15:13 글쓴이IP: 61.248.67.115

1.08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 해 우리나라 여성들의 출산율이다. 최소한 2.01은 되어야 현재의 인구를 유지할 수 있는데 이 수치는 전쟁 등 극심한 사회적 혼란기가 아니고는 그 유례를 찾기 어려운 세계적으로도 최하위에 속하는 수치이다. 20세기 이후 출산율이 떨어지는 것은 꼭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니다. 이웃 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동아시아 국가들도 저출산에 고민이 심각하고 유럽에서는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등 남유럽국가들과 독일이 출산율 1.2~1.3 정도의 저출산 국가에 속한다. 독일의 인접국 프랑스도 대표적인 저출산 국가였으나 프랑스의 경우 거의 1세기에 걸친 출산지원정책으로 최근에는 1.9에 이르도록 독일에 비하여 상당히 호전되었다. 프랑스는 현재도 파격적인 인구장려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극심한 저출산은 단순히 인구가 줄어들어 걱정이다 는 정도가 아니다. 그것은 먼저 저출산의 비율과 속도만큼 사회가 급속히 노령화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곧장 노동력의 감소로 이어진다. 생산할 수 있는 노동력은 채워지질 않고 65세 이상의 고령자가 많아지는 것만큼 사회적 비용이 늘어나고 생산능력도 감소된다는 뜻이다. 이로 인한 사회 제반 영역에 어떤 파장이 올 것인가를 가늠해 보는 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과거 인구과잉으로 인한 산아제한 정책을 통해 둘만 낳아 잘 기르자 고도 하고 심지어는 하나라도! 하고 장려하던 사회적 위기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라는 것이 사회학자들의 일반적 관측이다. 인구감소는 인구과잉보다도 더 무서운 사회적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그리하여 정부에서도 지난 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저출산대책 위원회가 출범되어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왜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났는가는 비교적 그 이유가 분명하다. 우리 사회를 지탱해오던 전통적인 가족제도의 급격한 퇴조와 양성평등사회 등의 사회적 추세가 먼저 길을 텄다. 이어 해방 후 여성들에게 교육의 기회가 열려지면서 고등학교 교육이상 대학 졸업을 한 높은 학력의 여성들이 사회로 진출함으로 자연히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곁들여 맞벌이 부부가 겪어야 하는 육아의 어려움과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육아비용 등이 먹고 즐기는 사회적 분위기와 결합되어 저출산은 가속화 되었다. 더욱 최근의 장기불황은 청년 실업층의 증가를 가져왔고이로 점점 결혼연령이 늦어지거나 아예 결혼을 포기하는 것으로 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같은 추세가 서둘러 수습되지 않으면 이것이 향후 30년 내지 50년 후 우리사회가 감당하기 어려운 재앙이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교회는 역시 순진해서인지 아니면 믿음이 좋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다 맡겨 버려서인지 이 사실이 얼마나 위기인지를 잘 모르는 듯하다. 그러나 이는 수십 년 전부터 나타난 농촌지역의 이농현상을 통해 잘 나타난 바다. 농촌인구들의 도시유입에 따른 청년층의 감소와 탈농촌현상은 농어촌교회를 근원적으로 황폐시켰다.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교회가 제대로 되겠는가. 이와 똑같이 한국사회 전체인구가 이렇게 줄어들어서는 교회대란이 일어날 것은 불을 본 듯 뻔한 일이다.
교회의 사명은 영혼을 주께로 인도하고 양육하는 일이다. 사람의 수가 줄어들면 교회의 일이 줄어든다. 이것은 자동적으로 교회의 쇠퇴내지는 소멸로 이어진다. 그러나 이렇게 심각한 일을 두고도 아직까지 교회가 공식적으로 염려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 같지 않다. 이런 출산율과 인구추세라면 한국교회는 세계선교, 사회복지 참여 등 현재하고 있는 사업들을 계속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교회자체의 존속을 염려해야 할 사탱에 이르게 된다. 시간 문제이다. 이왕의 그 많은 교회와 신학교를 어떻게 채울 것인가? 상상만 해도 끔찍한 미래가 순식간에 몰려올 수 있다. 교회가 앞장서서 인구감소, 저출산의 문제에 적극 참여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