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경은 방대한 책이다. 단순히 외적으로만 보아도 그렇다. 거의 1600여년에 걸친 40여명 다양한 직업군의 필자들이 성경집필에 참여하였다. 그러나 이런 외적 웅장한 외에도 1600여년을 뛰어넘어 영원전부터 시작하여 영원까지 펼쳐지는 그 방대한 스토리하며, 저자 각각이 처해 있었던 상황들이 하나의 성경으로 ‘헤쳐모여’하는 것을 들여다보며 웬만큼 성경에 용감한 사람도 성경을 성경되게 하시는 하나님의 그 장엄한 경륜과 오묘한 섭리에 손을 들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 -물론 필자의 우매함이 먼저 문제 인 것이 틀림없다. -제법 열심히 묻고 따지고 공부해가며 오랜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성경은 여전히 어렵고 잘 아는 것 같질 않았다. 배우고 익혀서 어떤 내용이 담겨있다는 것이야 모를리 없지만 그 장엄한 스토리가 엮어내는 시작과 과정과 결말이 환히 가슴 속을 파고 들어오는 것 같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야말로 소경 코끼리 만지기 그대로다. 본적이 없는 그러나 엄청 큰 것을 만져지는 대로 지껄이는 것이다. 그때도 열심은 특심했으나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격의 젊은 날들이었으니 그렇게 엉터리로 배웠던 사람들에게 어떻게 용서를 빌어야 할까 이런 자리를 빌어서나마 고백한다. 그러나 그러던 어느 날 그렇게 성경에 목말라하고 신령한 세계에 갈급하였던 내게 큰 사건이 있었다. 우연찮게 시무언 김기동목사님이 인도하는 -제2차 목회자 성장대회- 집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것은 듣는 순간 생명수였다. 시건방진 소리 같아서 민망하기 짝이 없으나 가르쳐주는 이가 없으니 캄캄한 세계를 방황하고 있었으나 아마 도 성경을 들을 수 있는 기본, 분별할 수 있는 훈련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진짜가 왔을 때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 아니었던가 싶다. 그래서 그때 그 은혜와 감동의 처음 날들에는 당장에라도 출신학교 채플에 세워주면 그렇게 말씀대로 살려는 학생, 교수, 절반이상은 데려 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었다. 그리고 성경은 더 이상 오리무중의 어려운 책으로 남아있지 않았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얼마나 작은 것일까는 지금도 여전하다.
성경은 이렇게 성경 한 귀퉁이만 알아도 마치 성경전체를 아는 것 같은 확신이나 자신감이 있는 것은 그것은 마치 귤이나 오렌지같이 각각 떨어져 있으나 전체로 하나인 것 같아 그리하여 물론 전체를 다 먹어 그 맛을 알고 느끼고 즐길 수도 있지만 한 조각만 먹어도 전체가 제공할 수 있는 똑같은 맛을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것 같다.
그리고 보면 한국교회는 그리고 세계교회 역시 별수 없이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많다. 한국교회 120년 기독교회 2000년 역사를 두고 아직도 자기들의 하나님, 그 경외하고 섬기며 의지하고 기도하며 도움받기를 원하는 그 하나님의 이름조차도 모르고 딴소리하는 것을 보면 신기하다고 할런지 까무러쳐야 할지를 모르겠다. 아마도 구약도 성경이고 신약도 성경이니 똑같은 등급의 성경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쩜 구약은 ‘하지말라’ ‘하라’ 정녕 죽으리라 하나 좀더 엄격하고 권위가 있고 큰댁이라 할아버지 같고 신약은 ‘하나님이 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하고 인자로 오신 예수께서 욕을 얻어먹고 모욕도 받으시고 마침내 십자가에서 처절히 누구의 지지도 보호도 받지 못하고 죽으시니 불쌍히 여김을 받을 만하고 유년스러운 것으로 생학하는가보다.
실제 모이면 불러대는 찬송으로만 돌아가 보아도 하나님을 부르는 ‘여호와’라는 이름이 지천에 깔렸다. 교계 신문에 실린 저명한 신학자들, 목사님들의 설교와 강의에도 ‘여호와 하나님’이란 타이틀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시23편의 경우를 예를 들어 볼수 있다. 예컨대 여느 교회에서 시편 23편을 교독이든 합독이든 예배 사용할 수 있다. 난 그때 꼭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를 우리에게 계시되고 우리고 불러야 하는 하나님의 진짜이름으로 불러야 한다고 강변하지는 않는다. 그렇게 하면 더 좋겠지만 그것은 또 나름대로 약점 혹 문제가 있다. 성경을 대하고 예배하기가 너무 번잡해진다. 그것은 구약시대 사람들은 그렇게 하나님을 부르고 그 하나님을 그렇게 고백했다는 의미로 이해하고 사용할 수도 있다. 그것이 시편인 경우는 더욱 그렇다. 시편은 시어로 저들은 저들의 때에 저들의 하나님을 그렇게 노래하였고 우리는 우리시대에 그들의 신앙을 기억하고 그것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호와를 의지하라’ ‘나와 내집은 여호와만 섬기겠노라’ 이정도가 되면 그것은 좀 곤란해진다.
아주 왕초보에 속한 것이다. ‘여호와’는 이스라엘이라는 특정민족, 구약시대라는 특정시대에 제한된 저들 하나님의 이름이었다. 그것은 말하자면 시효가 끝났다. 마치 신용카드에 유효기간이 있어 카드가 멀쩡해도 유효기간이 경과하면 그것은 무용지물인 것과 같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은 예수다. 사도행전에도 엄연히 읽어보기나 한 것인지 신학을 하면 무엇을 한 것인지 아마도 ‘예수 이름으로 내가 침례를 주노라’하거나 ‘내가 침례를 주노라’ 결국 침례는 예수란 그 이름의 권세로 주는 행위이니 이를 생략해도 그것은 그 권위가 생략된 행위일 뿐이지 않겠는가.
세상에 어떤 권세자가,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이 그 직위와 권세를 전제로 하는 것이지 각 행위마다 자기 직분을 들먹이는가. 예를 들어 내가 회장으로서 ‘개회를 선언합니다’ ‘폐회를 선언합니다’하지 않지 않는가 말이다.
정말 기가찬 일이다. 모르면 한번 더 깊이 생각해보고 왜 그렇게 남들 안하는 말을 자신있게 하는지 숙고해 볼이지 ‘무식하면 용감하다’ 아무렇게나 소리만 지르면 능사이겠는가? 정말이지 자기 하나님의 이름도 모르고 우겨대는 이들과 언제까지 옥신각신하려고 할지 때로 지친다.
같은 하나님을 믿는다하여 동역할 사람들이지 회의가 들때가 있다. |
|
자기 하나님의 이름도 모르는 교회 [주일신문시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