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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기독교 윤리학과 ‘사회’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의 모양을 따라 사람을 지으시므로 사람에게는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고유한 특징이 있어 하나님을 섬기며 살 수 있었으나 인간은 동산에서부터 범죄 타락하므로 하나님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타락한 인생들에게도 동일하게 은총을 베푸셔서 이 땅위에서의 그들의 삶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도록 하였다. 그들에게 베푸신 은총의 하나가 소위 ‘사회’이다. 그로인해 인간들은 처음부터 ‘사회’라는 일반은총아래 살아가게 되었다. 그에 비해 예수 그리스도로 중생의 특별한 은총을 입은 사람들은 하늘에 속한 자가되어 원칙적으로는 ‘사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중생한 사람 역시 이 땅위에서는 아직 완전한 인간의 모습으로 살지 못할 뿐 아니라 동시에 이 세상은 기독인과 비기독인이 공존하는 곳이다. 그로인해 중생함을 받은 하나님의 자녀된 이들도 ‘사회’를 이루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야 한다. 결국 ‘사회’는 그리스도인들 중생한 하나님의 자녀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일 수밖에 없다. 동시에 그 관심은 결국 소극적이거나 부정적 내지는 억지 관심일 수만도 없다. 왜냐면 ‘사회’는 비록 다분히 인간의 타락이후 오염된 것이기는 하지만 그 사회 속에서도 기독자들은 불신자들을 만나서 그들의 구원의 길로 인도해야 할 사명을 하나님으로부터 적극적으로 부여 받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회에 대한 관심은 ‘기독교사회윤리’란 이름으로 기독윤리의 중요한 한 부분을 차지한다.
2)소위 ‘사회’에 대한 관심의 본질
이 시대의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개인적 잘못과 실수, 허물을 직시하려 하지 않고 그것을 소위 ‘사회’라고 하는 것의 구조적인 문제로 돌려버리는 경향이 있다. 오늘날 상당수 학자들도 인간개인이 궁극적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는 거의 없다는 식의 결론을 도출하는 방향으로 그들의 학문적 논리를 전개한다. 과연 그러한가? 그로 인해 자기 자신을 포함한 개인적 인간들을 죄책이나 그에 따른 ‘부당한 혐의’ 등으로부터 해방시켜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주고자 한다. 이것은 인도주의적인 분위기로 인하여 상당히 매력적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모든 사람의 가난, 불행 등도 그 어떤 사람이 게을렀거나 부주의했었거나 하여 생겨진 것이 아니고 철저히 ‘사회’의 잘못됨과 불의함 때문이라고 밀어붙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어느 정도는 수긍이 가는 일이다. 그런데 우리를 당혹하게 하는 것은 그와 같이 철저하게 인간자신의 잘못 같은 것을 ‘사회’라고 하는데 그 책임을 돌리고 있는 바로 그들의 입에서 느닷없이 오늘날 역사의 그 어느 시대보다 더 많이 더 철저히 ‘사회’를 위해 희생, 봉사하면서 책임을 행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무슨 말인가? 이것은 대단한 모순이다. 도대체 사회의 책임이 무엇이기에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기는커녕, 자신들의 잘못도 그 사회에 들리는 사람들이 그렇게 쉽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인가? 이는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사회를 위한다고 하면서 때로 사회에서 폭력을 휘두르면서 혼란을 일으키기 까지 한다. 그러면서 그것을 더 크고 근본적인 것이며 구조적인 폭력을 응징하고자 함이기 때문에 아무런 폭력도 아니라고 강변한다. 그것이 참으로 사실일까? 또한 많은 사람들은 그와 같이 폭력을 동원하면서까지 행하여지는 소위 ‘사회로 향한 책임’의 행동들이 가장 진정한 기독교적인 사회를 향한 봉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역시 정말 그러할까? 이와 같은 등등의 문제들은 오늘날의 사회를 사는 사람들 특별히 하나님에 대한 신앙을 견지하려는 기독자들에게 여간 혼란한 일이 아니다. 도대체 기독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또한 어떠한 생각과 행동의 기본 입장을 가지면서 사회 속에서 우리 하나님이 원하시는 대로 살아가야 할 것인가?
3)‘사회윤리’로의 변천과정
‘사회윤리학’이란 무엇인가? ‘사회윤리학’이라는 용어에 대한 대구(對句)표현은 ‘개인윤리학’이란 말인데 이들 사회윤리학이나 개인윤리학과 같은 표현들은 그렇게 오래된 용어들이 아니다. 사실 본래 ‘윤리’란 하나의 ‘윤리’ 뿐이었다. ‘윤리학’이란 표현을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쿠스 윤리학에서 그 시작을 따진다하더라도 그것은 매우 오래된 말이다. 이 ‘윤리학’이란 본래 인간의 행복이 무엇이며 어떻게 그 행복을 달성하고 지킬 수 있느냐의 문제였고 또는 인간이 어떻게 참다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여기서의 인간은 다분히 거의 보편적으로 ‘개인’이었음은 물론이다. 그 개인이 문자 그대로 ‘개인적’으로 행동할 수 도 있고 ‘사회적’으로 행동할 수 도 있으나 그 역시 개인 알 수밖에 없는 개인이었다. 바로 이 ‘개인’에 대한 윤리가 예부터 계속 내려온 ‘윤리학’의 원뜻이었다. 즉, 예부터 내려오던 윤리 또는 윤리학이라는 말은 사실 오늘의 ‘개인윤리’라는 말의 뜻과 거의 동일하다한 것이다.
4)현대 ‘사회윤리학’
현대에는 윤리하는 용어를 ‘개인윤리’ 또는 ‘사회윤리’라는 용어들을 가지고 좀 더 구체적으로 보충적인 설명의 필요성을 느끼는 경향이 사실이다. 개념에 있어서는 분명히 ‘개인윤리’가 전통적으로 오래된 것이지만 용어에 있어서는 ‘사회윤리’라는 용어가 생기면서 ‘개인윤리’란 표현이 파생되어 나온 것이다. 사회윤리의 개념은 대체로 19C초엽, J. M. Wichern 같은 사람들이 기독교인의 사회참여 문제를 적극적으로 다루면서 나타나게 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약간 이후에 Adölph Stoker 같은 이가 독일에서 1878년에 처음으로 결성한 ‘기독교사회노동당’에 의해 ‘사회윤리’란 용어가 쓰이게 되었다.
5)사회윤리의 대상
그러면 사회윤리와 개인윤리는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인가? 화란의 윤리학자 W. Banning은 개인윤리란 개인으로서의 인간이 하나님과 타인에게 어떻게 행해야 하느냐를 다루는 학문이요 사회윤리란 사회의 일원으로서의 인간이 하나님과 타인에게 어떻게 행해야 할 바를 다루는 학문이라고 정의했다. (W. Banning. Sociale ethick (Wassenaar) p.8)
그러나 이와 같은 식으로 이상의 두 개의 윤리가 완전히 교통정리가 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개인으로서의 윤리는 그가 속해있는 사회와 무관하게 다루어질 수 있는가? 모든 윤리는 그것이 참 윤리라면 인간 존재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다루어야 하는데 모든 개인윤리는 지금 여기에서의 개인, 즉 ‘사회 속에서의 개인을 다룰 수밖에 없는 모든 사회윤리의 정의는 그 개념이 개인윤리와 구별될 수 없는 모호한 것일 수밖에 없다.
한편 사회윤리학을 깁슨 윈터(Gipson Winter) 같은 사람은 사회가 어떻게 변화해가야 하느냐를 다루는 것이라 한다. (깁슨윈터, 사회윤리의 기초. 현영학, 손승희역, (대한기독교출판사, 1976 p.232) 이와 같은 식으로 사회윤리학을 정의한다면 그에 따른 개념은 거의 사회학의 아류라 할 수 있다. 물론 윈터가 사회학과 사회윤리학을 구분하여 사회구조 형성의 기원, 과정 또한 그것에 대한 인간학적인 기초 등을 연구하는 것을 사회학이라고 한다면 그런 사회구조가 어떤 본질적인 인간소외를 그 속에 지니며 그것의 해소를 위해서는 어떤 규범으로 어떻게 사회가 조성되어야 함을 연구하는 것이 사회윤리학이라 했다. 즉 사회구조가 어떤 의미에서 도대체 윤리적이냐 아니냐를 규명하는 것이 사회윤리학과 얼마나 구분되는가? 예를 들어 하비마스(J. Habermas)의 사회학이 사회가 갖는 윤리적인 성격을 제외시키고 있는가? 사실 윈터가 말하는 사회 윤리학은 오늘날 사회학이 그 속에 사회구조에 대한 윤리적인 비판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사회학과 그 본질에 있어서 구별되기 어렵다 할 수 있다. 그런데 관심은 또 다시 사회윤리학이 진정으로 독립된 과목으로 성립이 가능한가를 묻게 된다. 즉‘개인윤리학’과 구별이 되며 ‘사회학’의 일부도 아닌 ‘사회윤리학’은 뭘까 이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사회윤리학도 윤리학이기 때문에 사회구조의 윤리성에 관한 학문이 아닌 개인적 주제인 인간에 관한 윤리학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회윤리학은 사회학일수는 없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사회윤리학은 개인의 사회성 정도의 문제를 개인윤리학과도 구분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사회윤리학은 학문의 영역에서 무엇을 연구의 대상으로 삼아야 할까?
인간이 타락후에 개인으로서는 분명히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면서도 ‘사회’라고 하는 것 속에 살 때에는 본래 가질 수 없었던 윤리적인 성향을 나타내는듯한데 바로 그 같은 ‘윤리학 성향’이 연구의 대상일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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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윤리와 사회윤리II [베뢰아신문_신학산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