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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1일은 16C 종교개혁자 루터가 자신이 몸담고 있던 비텐베르크 대학의 정문에 95개조항의 질의문을 붙이므로 종교개혁의 성화에 불을 붙인 날이다. 개신교회는 개혁교회로서 이날을 종교개혁 기념일로 정하여 루터의 개혁정신을 되새기고 이어갈 것을 다짐한다. 올해는 489년째 되는 해이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행사이기는 하지만 한국교회는 올해도 어김없이 종교개혁 기념일을 전후하여 여러 가지 행사를 주관하므로 그날의 의미를 확인하려 한다. 종교개혁의 후예로 자처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시도들이라 아니할 수 없다. 참고로 금년도 교계일각에서 주관하는 행사들을 타이틀을 중심하여 살펴보자. 먼저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종교개혁 기념학술 강좌로 ‘칼뱅의 국가관’ ‘존 녹스의 국가관’ ‘개혁전통에서의 국가관’ 등으로 개혁자들의 국가관을 조명해본다. 아마도 북핵을 비롯 국가지도자들에게서 나타나는 지도력의 위기에서 국가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입장을 개혁자들의 국가관에서 찾아보려는 것 같다. 예장 고신의 학생신앙운동(S.F.C.)은 ‘종교개혁 누가 일으킨 것이며 무엇을 위한 개혁이었는가’로 정했다. 호남대학교는 종교개혁제 행사의 일환으로 총장을 비롯한 교직원과 학생들이 학교 인근에서 이웃사랑 실천운동을 벌인다. 그런가 하며는 토라사관학교(교장 송재근)는 종교개혁 기념축제를 열어 루터교 신학원의 엄진섭 교수로부터 ‘루터의 부활’을 주제로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긴다. 조금 특이한 행사도 보인다. 꽃동산교회(김종준목사)는 종교개혁 사진전을 열어 루터를 비롯하여 30여점의 종교 개혁관련 인물과 사실들을 보여준다. 조금 더 살펴보자. 고신대학교 개혁주의 학술원은 ‘칼뱅과 교회’란 주제로 종교개혁 기념학술세미나를 준비하여 이수영목사(새문안교회)가 ‘종교개혁과 한국교회 개혁의 과제’, 이상규교수(고신대)의 ‘칼뱅의 교회연합운동’, 안인섭교수(총신대)의 ‘칼뱅의 교회와 국가’, 유해무교수(고신대)의 ‘칼뱅의 교회본질과 사명’이란 주제를 발표한다. 루터대학교는 30일 31일 이틀간 종교개혁제를 연다.
진리를 회복하기 위하여 목숨을 걸었던 루터와 칼뱅 그리고 그 시대 개혁자들은 위 열거한 오늘 한국교회의 종교개혁 기념행사들을 보고 뭐라고 할까? 지하에 묻힌 자기들을 잊지 않고 기억하여 기념하는 쟁쟁한 후예들을 보고 외로워하지 않고 주책없이 ‘그럼 그래야지!’하고 흐뭇해할까? 아마도 주가 예비하신 낙원에 머물러 있을 그들이 의식이 있어 이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야, 이놈들아, 정신 차려. 우리가 했던 개혁은 그게 아니었어, 우리는 제대로 잘 하지를 못했어. 우리를 기념한다고 야단 떨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들을 위하여 새로운 개혁을 해야 해’하지 않을까싶다.
물론 개혁자들을 기억하고 개혁의 의미를 찾으려 하는 것은 종교개혁의 전통아래 있는 교회들로서는 당연하다 하겠다. 그러나 진짜 개혁자의 후예로 자처한다면 16C 개혁의 본질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니 그것은 성경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종교개혁의 슬로건 중 하나인 Sola Scriptura(오직성경)는 실은 개혁의 근본이요 전부이다. 그러나 그들은 시대상황의 한계에 부딪혀 제대로 하지 못했다. 겨우 로마카토릭교회의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이교적이고 배교적 사이비 기독교로부터 탈출을 하였으나 지금도 제대로 정교분리의 전통이 이어지질 않고 신앙의 본질을 회복하지 못하고 여전히 침례가 아닌 세례로 머물러 있다. 500년 가깝게 시간이 경과하면서 교계의 총체적 분위기는 당시의 탈성경, 초월성경의 분위기를 능가하고 있다. 종교화되고, 화석화, 의식화되고 세속화되었다. 세상을 이해해야 한다는 미명하에 세속화의 극치를 이루고 의식과 형식은 세상을 뺨치고 경건의 진정한 능력과 초자연적 삶의 가능성은 어디에도 없다. 무성한 말만 허공을 맴돈다. 그것은 미완의 개혁이었다.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진정으로 개혁의 영웅들을 기억한다면 통절한 심정으로 온전히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 어떤 대가와 수고와 희생을 지불하고서라도 주님이 세우려 하셨던 주님의 교회를 회복해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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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완의 종교개혁은 계속되어야. [주일신문사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