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04. 24.

-‘시무언의 길’에 이어-(시론)

글쓴이: 이동훈 날짜: 2003.06.10. 17:13:13 글쓴이IP: 211.190.151.101

2003. 3. 25(화)

우리는 시무언이 아니다. 신에 대한 불경한 도전으로 인간복제라도 하여 시무언 같은 복제인간을 만들어 이름을 달리 붙여 놓으면 모를까 그럴 가능성이 없기에 우리 각자는 시무언이 아니다. 앞으로도 시무언이 될 가능성이 없다. 시무언은 시무언이고 우리 각 사람은 또 별개의 각사람이다. 이는 죽도록 그를 추종하고 그의 뜻에 동의하며 그와 보조를 같이할 때도 마찬가지이다. 그때 우리는 그의 추종자며 그의 동역자며 그의 제자이지 역시 시무언 그 자체는 아니다.
그와 성장과정이 다르고 그가 처해있는 사정과 형편이 다르고 그가 이루고자하는 일과 우리의 일이 다르다. 베뢰아운동의 장래와 관련하여 생각이 분분하고 심지어 곧잘 이견과 섭섭함이 드러나는 것은 아무래도 사고의 미숙함에 있는 듯하다.
시무언은 시무언의 길이 있다. 이는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그만의 길이다. 그 길은 설립자의 길이요, 선각자의 길이며, 광야의 요한 같은 선구자의 길이다. 그는 욕을 얻어먹어도 그 길을 가야한다. 그것만이 자기 존재의 정당성이요 주님과 역사에 대한 당신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누구도 이를 대신할 수 없는 것은 그 만큼 알거나 그만큼 역사할 수 없기도 하지만 본질상 어느 누구도 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속으로 난 후계자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후계자는 후계자로서의 길을 갈 것이지 설립자요, 창시자요, 최초의 주창자의 길을 갈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것은 월권이며 잘못된 방향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 그와 행보를 함께하는 우리에게는 우리의 길이 있다.
첫째 ‘행보를 같이하는’ 이라는 단서가 중요하다. 이것은 우리 각자의 길의 대전제이다. 대전제의 중요성, 그것의 의미에 대하여 여기서 재론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예수의 말씀에 따라 그의 종이 되어 그를 섬기며 그를 따르는 사람으로 가장 당혹케 하는 말씀은 ‘나와 함께 하지 아니하는 자는 나를 반대하는 자요, 나와 함께 모으지 아니하는 자는 헤치는 자니라’ 는 말씀이다. 다시 말하면 주의 종은 함께 하는 것과 반대하는 것, 모으는 것과 헤치는 것을 아는 자요, 그것의 기쁨과 진통의 애환을 아는 자이다. 이는 목회현장에서 잠시도 그치지 않는 목회자의 고민 그것이다. 적어도 무엇이 함께 하는 것과 반대하는 것, 모으는 것과 헤치는 것의 기준임을 아는 자로서는 함께 하지 아니하는 것과 모으지 아니하는 것에 동참할 수 없다. 그 반대는 무슨 명분으로도 더 이상 동지는 아니다. 그런 의미 우리의 선택 그 첫째는 끝까지 함께 하고 끝까지 같이 모여야 하는 것이다.
둘째, 그러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그렇다 하드래도 우리 각자가 시무언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주께서 주신 재능이 다르고 소질이 다르고 능력이 다르다. 뿐만 아니라 관심도 취향도 주어진 환경도 제 각각이다. 우리 각자는 각자의 길을 가야한다. 우리의 길을 찾아야 하고 계발해야 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내가 흥미롭게 생각하고 잘 할 수 있고 뜻이 있는 길을 찾아 보아야한다. 그래야만이 베뢰아운동은 다양한 모습을 띨 수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함이다. 단조로움은 배타적이어서 그만큼 적을 많이 만들어 내기도 하고 세상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하기도 어렵다. 시무언이 자기만의 목소리를 내듯 우리는 각자의 목소리로 베뢰아운동을 칼러플하게 꾸며야 한다. 일치단결된 것은 획일성에서가 아니라 도리어 다양한 것의 조화- 이를 통일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에서 나온다.
베뢰아운동은 나라와 인종이 다르고 언어가 다르고 환경이 달라도 영혼의 관심이 동일한 마큼이나 동일함 같이 영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어야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복음의 적용에는 다양한 관심과 방법들이 아쉽다. 이는 이미 시무언이 베뢰아아카데미 복음중재에서 그 길을 열어놓은 바이다. 베뢰아운동에 찬동하는 출중한 믿음의 사람들에 의해 복음중재의 지혜와 능력이 베뢰아운동의 숨통을 더 튀어놓을 것을 기대한다. 이는 베뢰아운동의 다음 세대를 위하여 가장 필요한 작업의 하나이다.